“원가경쟁력 확보해 가격리더십 주도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마트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냈다. 자회사 부진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본업 역시 실적이 좋지 않았다.
15일 이마트에 따르면, 회사는 2023년 연결 기준 4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순매출은 29조47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7조3561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손실은 855억 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의 주요 요인으로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실적 부진을 꼽았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전년도 대비 1757억 원이 늘어난 18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공사 원가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실적 부진, 예상되는 미래 손실 선반영 등이 실적 악화 원인으로 분석된다.
물론 신세계건설의 이 같은 ‘어닝쇼크’는 모기업인 이마트에 큰 악재일 수밖에 없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이마트의 본업도 험로를 걷는 중이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지난해 4분기와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4분기 총매출액은 4조625억 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9% 줄었으며, 연간 기준 매출액은 16조5500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그중 할인점(대형마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2023년 4분기 기준 매출액은 2조99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으며,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2조871억 원으로 2.6% 줄었다. 영업이익은 4분기 기준 173억 원으로 72.8% 하락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는 929억 원을 기록하면서 48% 가량 줄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전년보다 소폭 낮아진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간 기준 트레이더스 매출은 3조3727억 원으로 0.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581억 원으로 약 63억 원 감소했다.
다만 회사 측은 할인점 사업의 경우 2022년 실적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대대적인 리뉴얼 투자에 따른 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또한 트레이더스의 경우 기존점 신장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트레이더스의 기존점 신장률은 △지난해 1분기 -6.1% △2분기 -2.7% △3분기 0.3% △4분기 0.6%로 차츰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올해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고물가 저성장 국면 장기화에 상품 혁신과 신규점 출점으로 실적 반등을 보일 것으로 보고, 지난해 대비 7.3% 늘어난 3조6600억 원의 총매출 계획을 세웠다.
증권가에서는 할인점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자회사 부진까지 겹친 가운데, 본업이 회복돼야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의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본업과 자회사(SSG.COM, 이마트24, 신세계건설) 모두 전반적으로 아쉬웠다”며 “본업이 회복되고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진다면 기업가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마트도 ‘독보적 가격리더십’과 ‘고객경험 극대화’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오프라인 본업경쟁력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3사 기능 통합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 및 물류 효율화로 주요 상품들을 상시최저가(Every Day Low Price) 수준으로 운영함으로써 가격리더십을 주도하고, 온오프 집객 선순환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 3사 기능 통합 시너지가 본격화되고, 온라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연말 사상 첫 연매출 30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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