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나서…일부 보험사 절판영업하기도
높은 환급률 앞세운 유사상품 계속 출시될 가능성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지난달 말까지 환급률 130% 이상인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마케팅이 성행하면서 금융당국이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 상품으로 포장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규제가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유지 시점 환급률을 이달부터 120%대로 인하했다. 한화생명과 신한라이프는 122%, 교보생명은 121%, 삼성생명은 120% 등이다. KDB생명보험은 환급률 126%인 상품 ‘무심사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을 출시했다가 이날부터 판매를 중단한다. KDB생명보험측은 더 나은 상품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출시 1주일도 안돼 돌연 판매를 중단하면서 반짝 판매를 위한 절판마케팅이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5년 또는 7년을 납입하고 이후 10년간 보험계약을 유지하면 납입한 보험금보다 30% 이상 해지환급금을 더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앞서 생보사들은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환급률을 서로 올리며 경쟁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영업까지 이뤄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향후 보험사들의 건전성 악화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우려해 현장점검을 벌였다.
실제로 보험설계사들이 가장 많은 성과를 낸 상품이 단기납 종신보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높은 환급률을 내세워 저축성 상품인 것처럼 판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보험설계사들이 작성한 단기납 종신보험 홍보 글을 보면 소비자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마치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할 만한 홍보 문구가 많았다. 금융당국이 현장점검을 나선 이후에도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며 막판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보험사들은 이달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당장은 환급률을 120%대로 낮췄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제재는 피하게 됐지만 높은 환급률을 내세운 상품 및 특약은 앞으로도 계속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의 경우 종신보험이 가장 주력할 만한 상품인데 높은 환급률이나 다양한 보장 등 기존 상품과 비교해 차별성이 있어야 고객들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높은 환급률과 보장금을 자랑했던 생보사들의 경쟁 과열이 다른 형태로 재현될 수도 있다. 특히 단기납 구조를 앞세운 변형 상품들은 이미 출시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험사들이 환급률과 납입기간을 일부 수정한 유사한 상품들로 영업할 가능성이 있다”며 “종신보험의 본연의 목적인 사망보장 대신 높은 환급률만 앞세워 소비자들이 저축성 보험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조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