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도덕성, 86세대 ‘도매금’ 만들다 [박동규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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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의 도덕성, 86세대 ‘도매금’ 만들다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3.12.25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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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최종병기’도덕성 상실 
통렬한 집단지성 발휘 없다면 
‘뒷방 정치인’ 신세 전락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86세대의 몰락’,‘86 정치인 후안무치의 상징’, ‘도덕 불감증 86 정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구속 이후 보수 진보 언론을 막론하고 86세대 정치인을 향해 쏟아내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나 보수 여당과 보수언론들은 마치 송 전 대표의 구속을 기다렸다는 듯(?) 대다수가 ‘86세대 종말론’을 외치고 있다.

보수 여당이나 보수 언론의 86세대 전체를 싸잡아 퍼붓는 과도한 비판을 탓하기 전에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더구나 송 전 대표가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를 돌린 혐의 관련 수사 과정에서 국민과 검찰을 향해 보여준 언행을 돌이켜 보면 도무지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큰소리쳐왔나 싶기도 하다.

전당대회가 ‘정당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만큼 정당 내 최대 축제인 자율성과 민주적 절차성을 보장하기 위해 당내 선거비용에 대해선 관대하게 여겨온 게 사실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당대회시 당 대표는 수십 억, 최고위원은 수억 원의 돈이 든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다.

그래서 민주당 송 전 대표 관련 ‘돈 봉투 사건’ 수사 초기만 해도 민주당과 송 전 대표의 ‘정치 탄압’ 주장에 일정부분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측근인 윤관석 의원을 비롯한 당내 의원들과 강래구 전 감사 등이 구속되고 송 전 대표를 향해 검찰의 칼끝이 겨눠져 가고 있을 때도 송 전 대표는 배수의 진을 치듯이 큰소리를 쳐왔다.

검찰을 향해 “나부터 잡아가라. 주위를 괴롭히지 마라”면서 ‘셀프 검찰 출석’으로 여론을 돌려보려고도 했다. 한동훈 장관을 향해선 거친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기세가 등등하게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선 “구속영장을 기각시킬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까지 쳤다. 그런 송 전 대표가 막상 검찰에 소환되자 묵비권을 행사하고, 정작 구속되면서는 그 흔한 유감이나 송구하다는 한마디조차 없었다.

더구나 송 전 대표가 평생을 몸담고 함께해온 민주당의 태도는 더욱더 기가 막힐 정도로 한심하다는 평이다. 송 전 대표 구속에 대해 민주당은 “송 전 대표가 이미 탈당해 개인의 몸이라 당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적어도 직전 당 대표였고 민주당 내 문제이기에 국민에게 사과부터 내놔야 할 일이다.

송 전 대표의 ‘정치보복’ 주장이나 ‘구속영장을 기각시킬 자신 있다’ 는 근거없는 자신감은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사유에서 모두 무너졌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돈 봉투 20개를 포함해 총 6650만 원을 당내 의원과 지역 본부장들에게 살포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7억 6300만 원까지 받은 혐의도 있다.

80년대 이 땅에 민주화운동의 최첨병 그리고 특유의 결속력과 정치적 감각, 돌파력으로 늘 정치권의 인재 영입 대상이었던 86세대, 그들에겐 무엇보다 돈과는 거리가 먼 도덕성이라는 ‘갑옷’이 가장 잘 포장된 정치세력이었다.

가장 큰 경쟁력이자 보수정치가 범접할 수 없었던 ‘최종병기’였다. 더구나 정치권 ‘86세대의 맏형’이라 지칭되던 송 전 대표의 구속으로 86세대 정치인의 ‘최종병기 도덕성’은 더 이상 효용성을 상실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송 전 대표와 일부 86세대의 부정부패로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도 안 되고, 86세대를 싸잡아 ‘일반화’하고 ‘도매금’으로 넘기는 일도 삼갈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치권 86세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부심이자 무기인 결속력으로 이젠 86 정치인들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로운 길’을 집단지성을 통해 모색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연기력도 감동도 비전도 없이 명성만 가지고 연명하는 배우처럼 ‘뒷방 낡은 정치인’이 돼선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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