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신제품 ‘크러시’, ‘켈리’ 잡을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의 3분기 실적 희비가 갈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류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반면, 하이트진로는 수익성이 악화됐다. 최근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남은 연말에는 하이트진로 ‘켈리’와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14일 롯데칠성음료 실적 자료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11억 원, 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3%, 110.2% 증가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소주와 RTD(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Ready to Drink)가 이끌었다.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소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2% 증가한 840억 원이다. 하이볼 인기에 힘입어 RTD 매출도 98.4% 급증했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소주 카테고리 매출이 27.9% 늘었으며, 청주 카테고리 매출 역시 10.7% 증가했다. RTD 매출도 62.9% 성장했다. 소주 매출 증가에는 무설탕 소주 ‘새로’ 안착 영향이 컸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새로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927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한 434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543억 원으로 0.4% 줄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하이트진로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4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775억 원) 대비 47%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맥주 신제품 켈리 출시로 판관비,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점도 영업이익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으나,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이라며 “최근 불경기에 따른 주류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맥주는 3분기 켈리와 ‘테라’ 듀얼 브랜드 전략으로 판매량이 상승해 매출 증가로 이어졌고, 소주는 전체 시장 침체에도 판매 추세는 긍정적이며, 비용도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는 연말을 앞두고 맥주로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신제품 ‘크러시’(KRUSH)를 이달 중 선보인다. 지난 2020년 ‘클라우드생드라프트’를 출시한 지 약 3년 만이다. 크러시는 페일 라거 타입의 라거 맥주로 알코올 도수는 4.5도, 500mL 병 제품과 20L 생맥주를 먼저 선보인다. 술집과 음식점 등에 먼저 유통한 뒤 가정용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신제품으로 하이트진로의 켈리를 잡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닐슨IQ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맥주 소매 시장 점유율은 카스가 42.7%로 1위,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12.8%, 켈리가 8.1%를 차지했다.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5% 미만이다.
롯데는 ‘클라우드’의 시장 존재감이 크지 않아 신제품을 통해 맥주 사업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올 3분기 기준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매출액은 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점유율 상승세 가속화에 나선다. 켈리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관련한 마케팅 비용을 점차 축소하면서 수익성 방어에도 효율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중요한 것은 결국 맥주 턴어라운드”라며 “맥주 사업은 올해 적자 전환할 것이나 내년부터는 다시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데, 사업의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아 판매량 증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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