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빈 “조롱과 비하 일삼는 이준석식 정치, 거품 꺼진 지 오래” [인터뷰]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강사빈 “조롱과 비하 일삼는 이준석식 정치, 거품 꺼진 지 오래” [인터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11.05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2030 지지율 하락, 이준석과 무관…여소야대로 공약 이행 못한 게 원인”
“공실 많은 대구 중·남구…사교육타운과 창업스트리트로 되살릴 수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11월 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이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11월 1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이 시사오늘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청년’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선거용으로 ‘소비’되던 청년의 목소리를 정치의 중심으로 끌고 올라간 인물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준석이 곧 청년’이라는 상징성은 역설적으로 국민들이 ‘이준석의 정치’를 ‘청년 정치’와 동일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이준석 전 대표 이후 청년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극대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가볍고 예측 불가능하며 조롱과 비하로 일관하는 이준석식 정치를 청년 정치의 한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준석 전 대표가 또 다른 청년 정치인의 탄생을 극히 어렵게 한 겁니다.”

국민의힘 강사빈 상근부대변인은 이 전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오히려 청년 정치인의 앞길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식 정치’가 낳은 피로감이 청년 정치인들에 대한 부정적 시선으로 이어졌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강 부대변인이 생각하는 ‘올바른 정치’란 무엇일까. 스물두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든 그는 어떤 정치를 꿈꾸고 있을까. <시사오늘>은 11월 1일 국회에서 강 부대변인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쉽게 정치하려는 청년들이 피로감 유발”


강 부대변인은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청년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부대변인은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 청년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유발했다고 지적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근 강 부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이 전 대표가 보여준 행태들은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청년들에게 큰 상실감과 청년 정치에 대한 피로감만 안겼다”고 직격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마자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운 까닭부터 물었다.

-최근 이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이 전 대표가 지금까지 보인 행태가 청년 정치인들의 탄생을 어렵게 만든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제가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 전 대표 이후 청년 정치인에 대한 피로감이 극대화된 측면이 있다. 가볍고 예측 불가능하며 조롱과 비하로 일관하는 이준석식 정치 방식이 국민들에게 굉장히 피로감을 줬고, 그 피로감이 청년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이어진 것이다. 모든 걸 정치 이슈화하고 쟁점화하면서 피로감을 유발한 게 청년 정치인의 설 자리를 좁게 만들었다.”

-기성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면서 쇄신의 동력을 만든 측면도 있지 않나.

“지적과 비판만 하는 건 정치가 아니다. 정치인이라면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공론화를 통해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챙길 뿐 넥스트 스텝(Next Step)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에 반박하는 상대를 비하하고 조롱하면서 바보로 만들었다. 이 전 대표가 토론하는 방식만 봐도 그렇다. 토론의 목적은 승리가 아니다. 상대와 논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하는 게 토론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 전 대표는 공격만 하다가 끝난다. 연속성이 없다. 이런 스타일이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 전 대표 징계 이후 2030세대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강 부대변인은 청년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역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부대변인은 청년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지역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고 본다. 오히려 여소야대라는 정치 상황을 지적하고 싶다. 대선 과정에서 20대 남성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았던 공약이 여성가족부 폐지였다. 그런데 이건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극한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석수가 부족한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소야대로 정부여당이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제한적이었고, 이로 인해 청년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공약이 이행되지 못했던 게 문제지 이 전 대표 징계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준석 버블’은 이미 한참 전에 꺼진 것 아닌가.”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도 제기했는데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계속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대구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닌가 싶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 대구에 출마하려면 ‘대구라는 도시를 어떻게 바꾸고 싶다’는 비전을 말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이다. 이준석이라는 사람이 대구에 출마함으로써 가져올 수 있는 이점에 대한 언급은 없고,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을 ‘비만 고양이’니 뭐니 하면서 비하하기만 한다. 이런 식의 접근은 대구라는 도시를 볼모로 삼아서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비판만 하는 정치’는 청년 정치인들이 공통적으로 비판받는 지점이기도 한데 이유가 뭘까.

“지역 활동을 하지 않는 게 근본적 문제라고 본다. 지역에 대한 고민은 대안도 바로바로 나온다. ‘우리 지역에 이게 부족하니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야겠다’를 생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앙에 많이 ‘팔릴’ 만한 어젠다에만 매달리면 대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실 청년 정치인들이 중앙 이슈를 어떻게 해결하겠나. 대안을 못 내놓는다는 걸 알면서 그냥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거다. 그러니까 비판만 할 수밖에 없고, 국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청년 정치인들이 너무 쉽게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신혼부부들이 살고 싶은 중·남구 만들 것”


강 부대변인은 대구 중남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부대변인은 대구 중남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부대변인은 청년 정치인들이 지역에서 발로 뛰기보다 ‘편하게’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이 청년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강 부대변인은 2022년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부터 대구 중·남구에 자리를 잡고 지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편한’ 길보다 직접 뛰면서 부딪치는 정치를 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대구 중·남구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한다고 들었는데 계기가 무엇인가.

“지난해 3월 9일 대선과 같이 치러졌던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준비하면서 대구 중·남구로 갔다. 당시 곽상도 의원 50억 클럽 사건이 있을 때였는데, 그 사건이 청년들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안겨준 만큼 청년인 내가 직접 수습을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라졌다. 단순히 ‘청년이 수습하겠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해보겠다’가 아니라 제가 앞으로 살아갈 지역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년에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데, 가족들과 함께 살아갈 대구 중·남구를 더 좋은 지역으로 만들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중·남구는 청년들이 가장 많이 왕래하는 지역이다. 백화점과 카페 골목, 소극장 거리, 공연 골목, 인쇄 골목처럼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청년 인구는 별로 없다. 지역 발전도 잘 안 된다. 청년 당사자로서의 접근이 필요한데 그 동안은 접근 방식이 사려 깊지 못했던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구체적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사교육타운이다. 사교육타운이라고 하면 굉장히 자극적으로 들리지만, 젊은 부부들을 끌어들여 상권을 되살리고 공실(空室)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저는 이제 사교육을 인정하고 가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교육의 존재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이걸 어떻게 활용해서 지역을 발전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는 좋은 학교가 있으면 그 주변으로 학군이 만들어졌지만, 요즘은 좋은 학원 주변에 학군이 형성되고 학교가 생긴다. 이미 주객전도(主客顚倒)가 돼버린 상황이다.

강 부대변인은 사교육타운과 청년스트리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강 부대변인은 사교육타운과 청년스트리트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다만 사교육을 인정할 때의 문제는 높은 사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이 있다는 점이다. 저 역시 유복한 사람이 아니고, 당장 애를 낳으면 사교육비 감당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래서 저는 시 차원에서 예산 지원을 해서 보증금이나 월세 일부를 부담해주는 대신 학원비 상한선을 걸어놓고 지역 주민들이 낮은 가격에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사교육타운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러면 좋은 교육 환경을 따라 젊은 부부들이 들어오면서 공실 문제가 해결되고,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니 상권도 살아난다.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상권을 되살리면서 학군도 형성할 수 있다.

청년몰에 대한 공약도 있다. 지금 청년몰은 외곽에 건물 하나 지어놓고 청년들을 다 거기 집어넣는 형태다. 이건 청년몰이 아니라 데스밸리(Death Valley)다. 이러면 안 된다. 저는 창업 스트리트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미 있는 상가 건물의 한 층씩을 임대해서 청년들에게 전대차를 주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르면서 자연스럽게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현재 2년으로 돼 있는 지원 기간도 5년으로 늘려야 한다. 보궐선거 때 저희 캠프에서 계산을 해봤더니, 30개 팀을 5년간 먹여 살리는 데 20억 원밖에 들지 않는다. 이런 식의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어내서 활력을 불어넣어야 우리 지역이 살아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한 게 3년 정도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지역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만약 역할을 맡게 된다면 저를 한 번 불태워 보고 싶다. 저는 스물두 살이다. 제가 무슨 특권을 알겠나. 특권이 있다고 해도 몰라서 못 누릴 나이다. 그저 열정을 갖고 지역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