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여건 좋다”는 쿠팡…정치권·노조, 사회적 합의 요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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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여건 좋다”는 쿠팡…정치권·노조, 사회적 합의 요구 ‘계속’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0.27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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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학영 의원 “직고용보다 위탁계약자 더 많아”
택배노조 “사회적 합의 미이행…실정법 위반 감독해야”
홍용준 CLS 대표 “근로여건, 사회적 합의 수준 상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홍용준 쿠팡CLS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노동계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쿠팡이 ‘사회적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다시 한번 빗발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쿠팡 위탁업체 배송기사 사망 사건이 주요 화두로 오르면서 국회를 중심으로 근로 환경을 개선하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쿠팡과 택배노조 간 대립도 극렬해지는 양상이다.

27일 국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고용 형태와 배송기사 근무 환경에 대한 질의가 계속됐다. 특히 과거와 달리 위탁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하라는 압박도 이어졌다.

사회적 합의란 택배업 종사자들의 과도한 노동을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고용노동부와 주요 택배사, 택배노동자 등이 도출한 일종의 약속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배제 △주 60시간 이내 작업시간 등이 포함됐다. 당시 쿠팡은 배송기사를 직고용하는 형태로, 일반 택배사와는 고용 관계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퀵플렉스 등 위탁계약 형태의 노동자가 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쿠팡 직고용 택배기사는 7000명, CLS 소속 기사는 1만30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은 과거 직고용 형태여서 사회적 합의기구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배송직의 직고용 수보다 위탁계약자 수가 더 많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은 이정식 고용부 장관에게 “쿠팡CLS 소속 관리자가 전문 배송업체와의 계약을 맺은 개인사업자라고 하는 이 퀵플렉서에게 카카오톡으로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고 있다”며 “쿠팡CLS에 대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종합적인 감독을 하고, 또 그 과정에서 쿠팡CLS와 퀵플렉서들 사이 근로자성을 판단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면밀하게 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원청이라고 할 수 있는 쿠팡CLS가 산안법에 따라 안전·보건 조치를 이행하는지 관리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쿠팡은 현재 배송기사들의 근로 환경이 택배업계가 마련한 사회적 합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줄곧 강변해 왔다. 쿠팡친구(쿠친)과 퀵플렉서(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모두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된다는 게 대표적이다. 쿠친은 주 5일 근무와 함께 연중 130일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쉴 수 있으며, 퀵플렉서 역시 용차 비용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국감에서도 쿠팡은 사회적 합의 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둘러싼 노조와의 평행선이 계속될 전망이다. 

홍용준 쿠팡CLS 대표는 국감장에서 사회적 합의 기구에 참여하라는 이학영 의원의 요청에 “쿠팡 배송직들의 근로여건이 이미 사회적 합의 수준을 훨씬 더 상회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CLS 배송 시스템 자체가 일반 택배 시스템과는 구조가 다르다”면서 “기존 택배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했던 취지는 존중하지만 CLS가 사회적 합의에 참여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노조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택배노조는 앞서 홍 대표의 국감 증인 참석 관련 입장문을 통해 국회가 쿠팡에 과로사를 낳는 구조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60시간 장시간 노동 △통소분(분류작업) △산재고용보험 미가입 등을 들면서 쿠팡이 과로사방지 사회적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쿠팡택배 현장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이행되고 있지도 않고, 심지어 실정법 위반까지 자행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며 “국토통부와 고용부의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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