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부터 벤츠·BMW까지 일제히 ‘전동화’ 구호
수입차 무덤 오명에도 차별화 콘텐츠 미비 아쉬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일본 도쿄/장대한 기자]
일본 내연기관 시장에서 좀처럼 어깨를 펴지 못했던 수입차 브랜드들이 전기차 전환기을 맞아선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번 일본 모빌리티쇼(2023 재팬 모빌리티쇼) 분위기도 이를 방증한다. 돌풍의 중심엔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섰다. 벤츠와 BMW도 전동화 모델들을 줄지어 선보이며 일본 자동차 시장의 변혁기를 이끌어나갈 채비다.
우선 비야디는 일본 내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모빌리티쇼에 입성, 브랜드 띄우기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 1월 전기 SUV '아토3'에 이어 9월 전기 해치백 돌핀을 출시하며 세를 넓혀가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전기 세단 모델인 씰을 공개하며 라인업 확장 파상공세에 돌입했다.
지난 25일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선 토후쿠지 아츠키 비야디오토재팬 CEO가 직접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지속해 나가겠단 각오를 전했다. 토후쿠지 CEO는 "일본 전동화 흐름에 맞춰 라인업 및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내년 초 전기 세단 씰을 본격 출시해 판매량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디는 행사장 부스도 웬만한 일본 자국산 브랜드들 규모와 비슷하게 꾸려, 일본 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기존 판매 모델 외에도 씰, 대형 전기 SUV U8, 미니밴 D9 등을 전시했고, 전용 플랫폼과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 등을 알리기도 했다.
BMW와 벤츠는 수입차 브랜드 대부분이 일본 모빌리티쇼에 불참한 상황에서 부스를 차린 몇 안되는 브랜드 중 하나였던지라, 참가 자체부터가 큰 의미를 지녔다. BMW는 이 자리에서 전기차 iX2를 비롯해 △iX1 △i4 △i5 △iX △i7 등 촘촘한 전기차 라인업을 전시했다. 벤츠는 AMG C 63 S E 퍼포먼스를 비롯해 전기차 EQG 콘셉트카를 일본 최초로 공개하고, 이외 전기차 EQS와 EQE SUV 등의 모델을 소개했다.
다만 숙제도 남는다. 이들 브랜드가 선보인 대부분의 차종이 앞선 서울 모빌리티쇼를 통해 선보였던 모델들로, 그다지 새로울게 없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전기차 흐름에 따라 구색을 맞추는 데 급급하게만 보였다.
또한 수입차 무덤이라 불리는 일본 시장의 특수성이 반영된 탓인지, 부스 규모도 작았다. 한국에선 이들 브랜드 모두 완성차만큼이나 큰 규모의 부스를 차려 다양한 차종을 전시하는 것과는 딴판이었다. 수입차 브랜드들이 대거 불참함에 따라 돋보이는 브랜드가 됐음에도, 그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모습이다.
부품사 중에선 현대모비스의 폐쇄적인 행보도 다소 아쉬움을 산다.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빗 부스 운영을 고수해 일반 관람을 제한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사전에 조율을 마친 만큼, 부스 안에선 스케줄에 맞춰 미팅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부품관 내 일반인 입장을 제한하는 부스는 현대모비스를 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본 현지인들의 눈에 다소 불쾌하게 비춰질 지도 모를 일이다. B2B 수주 영업에 집중하고, 고객사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한다는 게 모비스의 입장이지만, 일반 관람객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지 못한 점은 개선점으로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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