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빼고 다 바꿀 각오로 쇄신해야”
“김기현 당대표 사퇴하고 비대위로 가야”
“우파 똘똘 뭉치고 정책으로 중도 당겨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민의힘 소속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 15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내년 총선에서의 서울 서초을 출마를 선언했다.
또, 강서구청 보궐선거에 국민의힘이 패배한 요인을 지적하며 “대통령 빼고 다 바꿀 각오로 전면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패인은?
“강서구 패인은 민심을 읽지 못한 데 있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이란 게 있다. 정치인들은 자기가 늘 옳다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진다. 지난번 이겼으면 또 나를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민심은 바람처럼 변한다.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고 했다. 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정치인은 바로 설 수 없다는 말이다.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을 택한 이유를 돌이켜봐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패거리 정치,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오만한 정치가 지긋지긋해서 윤 대통령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 정치 또한 다름이 없다고 본 것이다. 외교 등은 열심히 했지만 인사 논란으로 야금야금 점수를 잃었다. 어느 틈에 물이 빠져나갔는지 모르게 민심이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김태우 후보가 아무리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 때문에 열린 선거에 다시 공천하는 것은 패착이었다. 다른 거 다 차치하고, 대법원 판결나자마자 3개월 만에 사면해서 다시 그 자리에 공천했으면 안 됐다. 무리수였다. 억울한 점을 풀어주기 위해 사면한 것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니 그렇다 쳐도 당에서 공천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다. 국민한테 선택을 받겠다는 것인데 사면과 공천을 구별 못했다.
그 다음 패착은 지방선거답게 치르지 못한데서 있다. 지방선거답게 가야하는데 안철수‧나경원‧김기현까지 총출동하면서 대선처럼 만들어버렸다. 오히려 정권심판론을 불러왔다. 차라리 강서구청 선거답게 했으면 이길 수도 있었다고 본다. 졌다 하더라도 그렇게는 안 졌을 것이다.
좌우지간 국민은 오만한 정권을 싫어한다. 가장 싫어하는 것이 오만한 정권이다. 문재인 정권도 조국 밀어붙여 국민이 떠나기 시작했다. 추미애‧박범계로 가면서까지 오만함을 보였다. 결국 심판받았고 말았다.
한 번 오만해진 정권은 계속 오만한 길로 가게 된다.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윤 정권도 조심해야 한다. 이미 국민들이 오만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강서구청장 패배로 예방주사를 맞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지금이라도 국정 방향을 전환시켜야 한다.”
- 당 쇄신 방안 제언을 한다면?
“이게 중요하다. 대통령 빼고 전부 바꿔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실이나 당이나 간신들만 가득하다. 총선에서 이기기 어렵다.
김기현 당대표부터 물러나야 한다. 누가 잘하고 잘못했다의 문제가 아니다. 김 대표가 정말 열심히 했고 이번 선거에서도 나름대로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본다. 하지만 선거는 기본적으로 책임지는 거다. 막스 베버는 정치의 3요소로 헌신과 책임, 균형감각을 들었다. 국민의힘은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가 책임지느냐. 홍준표 대구시장도 얘기한 바 있지만, 수장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 임명직만 물러났는데 전체를 이끌고 지도한 사람들은 선출직들이다. 임명직은 물러나고 선출직은 그대로 있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다.
거듭하지만, 김 대표는 지금이라도 물러나길 바란다. 만약에 안 물러난다고 치자. 미봉책으로 임명직들을 새로 바꾸는데 그쳤다고 보자. 쇄신이 가능하겠나? 나는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봤자 1개월 못 갈 것이다. 더 혼란만 오고 모양만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물러나는 것이 맞다.”
- 비상대책위 체제로 간다면 인물은?
“어떤 사람으로 해야 하느냐.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영국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겠다. 네빌 체임벌린 수상이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에 겁이 나서는 유화책으로 뮌헨 회담이라는 것을 했다. 윈스턴 처칠은 히틀러에 속았다, 유럽을 침공할 것이다, 싸워야 한다고 비판했고, 실제로 얼마 안 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일을 경고한 처칠은 수상이 됐고 이후 엄청난 업적을 이뤘다.
지금은 비상상황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전쟁 상황이다. 유럽이 침략당할 때 처칠이 나타났던 것처럼 우파에서도 새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내년 총선 위험하다. 이대로 가면 참패다.”
- 본인은 총선 계획 어떻게?
“서울 서초을(현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 지역구)에 출마한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거론된다는 설도 있지만 체급 높은 대선주자가 출마할 곳으로는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나는 김건희 여사가 대선 당시 야당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모함을 받으며 탄압받고 있었을 시기 여사가 무너지면 후보이던 윤 대통령도 어렵다는 판단 하에 건희사랑이라는 팬카페를 만들어 야당의 공격을 적극 방어해 왔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됐을 정도로 위기인 상황이었고, 내가 주도해 나섬으로써 분위기가 반전되고 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사를 도와줬다는 이유로 지난 3‧9 전당대회 때 불공정한 방법으로 컷오프 되는 등 선출직 기회마저 박탈당하며 역차별을 받고 말았다. 더는 당할 수 없다. 선출직을 가로막는 것이 아닌, 당은 반드시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나를 안 챙기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왜 그런가. 충성한 사람은 안 챙기는구나. 인식을 줄 수가 있다. 배신감을 느끼면 사람들이 떠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게 된다. 전 정권은 자기 사람만 챙겨서 문제였다. 그러나 그 반대로 꼭 챙겨야 할 사람조차 안 챙긴다면 누가 충성을 하겠나?
나는 개혁가다. 혁신가다. 고안해 낸 중력이론을 통해 우파는 기권하지 않고 투표장에 나와 똘똘 뭉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 정책으로 중도를 끌어당길 것이다. 사법개혁하면 중도가 좋아하고, 사형집행하면 중도가 좋아하고, 부패를 개혁하면 중도가 좋아한다. 원내 입성해 책임 정치를 구현하겠다. 민생 정치에 앞장서겠다. 뛰어난 전략전술로 당의 승리에 일조하겠다. 대통령 성공을 돕고 정권재창출에 기여하겠다.”
- 이준석 전 대표 무고죄 고발건 상황은?
“요즘 안철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간 설전이 오가고 있는데 안 의원조차 이준석의 성접대 의혹을 언급했더라. 내가 쓴 <거부해야 할 미래>(강신업‧김성진‧챗GPT)를 읽은 것 같다(웃음).
무고죄 관련해 앞서 이준석의 행보부터 유추해볼 필요가 있다. 마이너스 3선을 기록한 노원 병에는 당연히 안 나올 테고 대구 출마설도 돌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쪽으로 붙었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윤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면, 오 시장 경우는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실용주의로 가는 모습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4‧7 재보선 때부터 가까운 관계인 오 시장을 도와 오세훈 대권, 이준석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음이 가늠된다.
그의 노림수대로 될 것인가, 사법리스크가 걸려 있어 어렵다는 판단이다. 나는 작년 8월 5일 강남경찰서에 이 전 대표를 무고죄로 고발했다. 그가 성접대 의혹을 비판한 이들을 상대로 허위사실 명예훼손을 범했다며 고소했는데 성접대 받아놓은 것이 사실임에도 아닌 양 호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가 역으로 무고죄 혐의를 적용해 고발한 것이다.
성범죄 사실이 거의 확인됐음에도 증거 혐의 부족과 공소시효 지남으로 인해 기소에 난항이 있긴 했으나 내가 유일하게 제기한 무고죄 고발건 만큼은 피해갈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있었다면 무고죄로 고발한 나를 왜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고소하지 않았겠나? 검찰로 올라간 뒤 1년 넘게 계류 중에 있지만 기소가 된다면 재판을 받게 되고, 출마는 불가하다.”
(이 전 대표는 성접대 의혹 관련 “의문을 가질 일은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나는 서초을에 출마한다. 우파는 기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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