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생 장기표, 강제노역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1945년생 장기표, 강제노역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23.10.16 13: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장기표 특권폐지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1945년생이다. 팔순을 눈앞에 둔 그가 열정을 쏟고 있는 국회의원 특권폐지 운동에 대해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부는 아니지만 국회를 완전히 개혁하는 게 첫걸음이다. 장기표가 하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주장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국회의원처럼 돈을 받고 사람을 많이 쓰는 의원이 드물다. 지금 국회가 국민의 내년 한 해 살림을 결정하고 있는데, 국정 질의를 하는 것을 보면 많아야 본회의장에 50명, 적으면 25명만 앉아 있다고 한다. 양심이 있는 국회의원이라면 부끄러웠을 것이다. 이참에 국회의원을 ‘대단한 자리’로 만들지 말고, 당선되면 월급 대신 출석 수당을 주고, 보좌진 9명 대신 연구 보조 한둘 붙여드리면 된다. 여당은 대통령 눈도장만 찍으려고 하고 야당도 운동권 논리에 매여 있는 지금 상태로 가다 보면 똑같아진다.”

장기표 특권폐지운동본부 상임대표 ⓒ시사오늘
장기표 특권폐지운동본부 상임대표 ⓒ시사오늘

장기표 대표는 며칠 전 벌금형 11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아들이 화천대유 자회사 천하동인에 들어갔다고 말한 것 등과 관련해서다. 장 대표의 평소 인물됨을 봐선 일부러 거짓말을 했을 리 없다. 그는 있지도 않은 얘기를 절대 만들지 않는다. 또, 사적 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박정희 정권 시절 엄청난 탄압을 받았지만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감정을 드러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물을 바라보는 그였기에, 이재명 대표 아들에 대한 얘기는 아마도 착오였던 것 같다.

이런 장 대표가 저항의 의미로 벌금형을 거부, 110일 동안 구치소에서 강제 노역으로 때우겠다고 밝혔다. 아침에 들어갔다가 저녁에 집으로 오는 방식이 아니다. 110일 동안 구치소에 계속 갇혀, 하루하루 강제 노역을 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장동 사건,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서다. 그러면서 수사와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개탄, 검찰과 법원의 '직무유기'를 지적했다. 그런 그였기에 유독 자신에 대한 수사와 재판이 신속하게 이뤄진 것과 달리, 이재명 대표 등 권력가와 관련된 수사와 재판이 질질 늘어지는 것을 대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장 대표는 주위의 우려에 “감옥살이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간첩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민주화운동가 중에 가장 오랜 감옥생활과 수배생활을 했던 그다. 이렇게 경험이 많지만 지금 나이로 감옥생활을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장 대표의 젊은 시절 감옥살이도 그다지 녹록하지 않았다. 하루가 한 달 같았다. 탈장으로 심하게 앓았다.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도 했다. 어쨌든 장 대표는 스스로 구치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뚜벅뚜벅. 이런 장 대표에게 형 집행기관이 집행을 미루겠다고 통지했다. 다행히 당분간 장 대표는 특권폐지운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장 대표의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장 대표는 평소 사랑의 정치를 주장했다. 정치에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기주의가 아닌 타인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그럴 때 강력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전지전능하신 이유가 하나님은 사랑이기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신의 영역이 아닌 현세의 어머니들을 봐도 알 수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어머니들은 참으로 위대한 힘을 발휘하지 않는가.

장 대표가 말하는 특권폐지운동에는 국회의원들이 더 이상 이기주의에 빠져 나라를 망치지 말고, 진정으로 타인(국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와야 한다는 뜻이 녹아있다. 지금처럼 과도한 월급이나 혜택을 받지 않고도 오로지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랑이 있어야 올바른 정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는 지금, 아스팔트에서 깡마른 맨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장기표 대표의 외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담당업무 : 大記者
좌우명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나라 2023-12-04 09:02:26
국회의원 물갈이. 특권 남용하고 탐욕에 눈먼 국회의원은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