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자체 IP 개발 및 유명 IP 기반 게임 개발로 ‘유저 공략’ 나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란 말이 있다. 유명한 고사성어이나, 담긴 뜻과 같이 나를 알고 적을 아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것을 어렵지 않게 해내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을 노리는 이가 있다. 바로 권영식 넷마블 대표다. 그는 넷마블의 부족한 점을 파악해 이를 보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향한 발판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권영식 대표, 게임업계 ‘미다스의 손’
권 대표는 2002년 CJ인터넷(현 넷마블)과 연을 맺으며 넷마블에 발을 들였다.
당시 그는 퍼블리싱사업본부장을 맡았는데 ‘히트작’을 알아보는 눈이 남달랐던 덕에, 권 대표의 손을 거친 게임은 모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그 게임들 중에는 ‘서든어택’과 ‘그랜드체이스’, ‘마구마구’, ‘카르마’ 등 시대를 풍미했거나 현재까지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게임들도 있다. 그의 탁월한 안목에 업계에서는 권 대표를 ‘미다스의 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게임업계의 3대장이라 불리는 3N에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들어갈 수 있게 한 지대한 공적을 쌓은 인물이라는 평도 들린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또한 남달라, 2011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엿본 그는 일찌감치 ‘모바일 게임’ 투자에 뛰어들었다. 다른 게임 회사보다 한발 먼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문을 연 넷마블은 희대의 명작을 줄줄이 서비스하며 모바일 게임 업계 선두를 치고 나갔다.
2012년 캐주얼 액션 레이싱 게임 ‘다함께 차차차’가 넷마블 모바일 게임 시대를 연 첫 번째 주자다. 무려 4년을 넘게 서비스한 장수 모바일 게임으로, 전성기 시절 2000만 명이라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엔 무려 ‘국민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정도.
이를 시작으로 ‘모두의 마블 모바일판’과 ‘몬스터 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2014년 4분기에는 3N 중 매출 2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듬해 2015년 넷마블 수장직에 오른 권 대표는 넷마블에 연이은 홍복을 가져왔다.
같은 해 넷마블이 국내 게임 업계 최초 ‘연 매출 1조 원’이라는 역사적인 획을 그은 것. 2017년에는 모바일 게임의 흥행이 최고조를 이루며 3분기까지 매출 1조8090억 원을 기록, 넥슨과 나란히 연 매출 2조 원 시대를 열었다.
‘고유 IP 확보’로 약점 극복…다양한 플랫폼 게임 개발
물론 호재만 계속 이어졌던 것은 아니다. 보유하고 있는 자체 IP가 적은 탓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모델이 없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 됐다. 최근에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미다스가 아닌 마이너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비관은 이르다. 넷마블은 이미 적자 탈출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사옥 G타워에서 '제5회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를 개최, 자체 IP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당시 권 대표는 “우리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2022년부터 새롭게 개발하는 신작에서는 고유 IP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PC와 콘솔 게임 등 다양한 플랫폼 게임을 게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그러면서 2023년까지 출시 예정인 20종의 신작을 발표했다. 이 때 발표한 신작들 리스트를 살펴보면 이미 소설, 웹툰, 드라마 등의 원작으로 탄탄한 팬층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흥행을 보장하는 쟁쟁한 IP들이 눈에 띈다.
당시 공개된 게임은 △왕좌의 게임 △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 △나 혼자만 레벨업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원탁의 기사 △머지 쿵야 아일랜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스쿼드 배틀(하이프스쿼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RF 프로젝트 △넷마블 프로야구 2022 △레이븐: 아랑 △몬스터길들이기2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아스달 연대기 △그랜드크로스W △그랜드크로스S(데미스 리본) △오버프라임(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챔피언스: 어센션(Champions: Ascension) △디씨 히어로즈 앤 빌런즈(DC Heroes & Villains) 등이다.
이 중 현재 출시된 게임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머지 쿵야 아일랜드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하이프스쿼드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넷마블 프로야구 2022 △그랜드크로스W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챔피언스: 어센션 △디씨 히어로즈 앤 빌런즈 등이다.
세븐나이츠와 머지 쿵야 아일랜드, 모두의 마블 등은 국내에, 챔피언스: 어센션과 디씨 히어로스 앤 빌런즈 등은 북미 자회사를 통해 해외 서비스 중이다. 넷마블은 “외부 IP 및 자체 IP를 이용한 게임을 통해 유저들을 공략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날 내다보고 뿌린 씨앗, 튼튼한 거목으로
권 대표의 선구안으로 뿌린 ‘모바일 게임’과 ‘자체 IP’ 보유라는 씨앗은 금방 진가를 드러냈다. 2023년 3분기부터 그 효과가 눈에 선명히 보이는 ‘수익성 개선’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성과가 눈에 띄는 것은 네이버 웹툰 원작의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넷마블의 효자 모바일 게임인 ‘세븐나이츠’의 IP를 활용해 만든 ‘세븐나이츠 키우기’다.
신의 탑의 경우 올해 8월 1일 기준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4위, 애플 앱스토어 3위를 차지하며 높은 매출 순위를 보였다. 지난 27일 기준으로는 구글플레이 롤플레잉 앱 21위, 애플 앱스토어 전략 앱 22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올 9월 6일 정식 론칭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방치형 모바일 게임이다. 2014년 출시된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으로, 넷마블의 오리지널 IP라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당시 세븐나이츠를 즐겨 플레이하던 유저들이 이제 성인이 돼 추억을 회상하며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이 보인다. 같은 달 27일 기준, 애플 앱스토어 무료게임 매출 19위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순위에선 2위에 올랐다.
넷마블은 연내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아라문의 검’의 IP를 활용한 동명의 MMORPG를 출시한다. 또한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개발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권 대표는 “신작들이 국내외에서 가치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매출은 신작이 출시되는 7~9월, 이익은 출시 1~2개월 후에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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