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고민이 짙습니다. 4·5 재보선 성적표가 기대 이하입니다. 텃밭인 울산에서 패배했고 전주을은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음에도 진보당 후보에 패했습니다. 

당에 대한 총선지지도는 민주당보다 뒤처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만약 오늘 22대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일이라면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민주당 후보 48%, 국민의힘 후보 38%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오차범위 밖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들려오는 것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차출론입니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중 가장 많은 지지를 받는 한 장관을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을 치르자는 게 당 일각의 요구입니다. 

과연 출마하게 될까요? 확장력 전망도 궁금합니다. 
한 장관에 대한 정치 전망, 7일 평론가들에게 물었습니다. 

Q. 한동훈, 총선 출마할 거로 보나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이하 이현종) : “반반으로 본다.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한 장관을 차기 대권후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 총선에 나가면 집중적으로 야당의 포화를 받게 돼 상처가 날 수밖에 없다. 정부에 있다가 대선에 직행하는 시나리오로 갈 수 있다.”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이하 김행) : “글쎄. 한 장관이 대중적 인기가 있다고 해서 차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부터 고려해야 한다. 한 장관은 선거의 용병이 아니다. 그에게만 매달려서는 이길 수 없다. 국민의힘은 이제부터라도 224개 지역구에 어떤 사람을 어떻게 내보낼지에 대한 올코트 프레싱(전면압박) 계획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정세운 정치평론가(이하 정세운) : “섣불리 말하긴 어렵다. 다만 차기 총선을 생각하면 출마하지 않을까싶다.”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부의장(이하 양순석) : “출마할 거로 본다. 한 장관이 수도권에 상당한 표를 모을 거로 보고 당에서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거다. 이제껏 행보를 보면 상당히 정치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 복심으로서 공정과 상식 법치에 앞장서는 한편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왔다. 이번 기회에 정치권으로 들어오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이다.” 

Q. 조언할 기회가 있다면 나와라 vs 말라…어느 쪽으로?

이현종 : “총선에 출마하면 플러스 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야당의 집중 공격을 고려하면 본인한테 유리하지 않다. 안 나오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김행 : “라잇 포지셔닝(right positioning)에는 라잇 펄슨(right person)이 있어야 한다. 그 관점에서 한 장관을 보면 할 일이 많다. 부정부패-정치개혁 문제 등 윤석열 대통령 앞에 놓인 과제가 산적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김명수 대법원장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거치면서 사법마저 정치적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법치를 바로 잡아 공정한 질서와 정의를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 총선에 출마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끝까지 윤 대통령 옆을 보좌하며 개혁을 완수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정세운 :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사활이 걸렸다. YS(김영삼)가 1995년 15대 총선에서 측근들을 배제하면서까지 개혁공천을 통해 승리를 낚아챈 것처럼 과감한 면모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한동훈’ 같은 빅마우스가 나서줘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한몫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양순석 : “이 기회에 출마했으면 좋겠다. 수도권에서는 표심에 도움이 될 거로 본다. ‘나경원-한동훈-안철수’를 삼두마차로 해 집중적으로 공략하면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출마한다면 지역구 vs 비례, 강남 vs 험지 중? 

이현종 : “당연히 지역구로 나와야 힘이 실린다. 강남은 아니라고 본다. 만에 하나 강남을 나가면 (대권주자로서) 끝이다.”

김행 : “안정적인 곳보다는 어려운 지역에 나가는 게 좋다. 이제껏 강남에서 출마해 대선주자가 된 경우는 없다.”

정세운 : “대선주자로 보지 않기에 총선만 놓고 말하겠다. 선거법이 바뀐다면 비례가 좋겠다. 비례로 나와 선거를 지원해야 한다. 선거법이 기존대로라면 지역구로 나와야겠지만.” 

양순석 : “큰 정치인이 되려면 지역구로 출마해야 한다. 한 장관 같은 사람은 비례대표로 나오면 그 순간 끝이다. 강북 등 불모지에 출마해 강한 야당 후보를 상대로 집중한다면 승리할 거다.”

Q. 험지에 나가 패할 경우, 대선주자로서의 유효성은?

이현종 : “없다고 본다. 앞서 총선 출마 전망에 관해 반반이라고 한 이유다.”

김행 : “아직 ‘대선주자 한동훈’에 대해 얘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정세운 :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거로 보지 않는다.” 

양순석 : “당선이 안 돼도 된다. 부산이라는 험지에 나가 떨어졌어도 결국 대통령 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봐라. 결국, 됐지 않나.” 

Q. 총선이든 대선이든 확장성 있는 인물일까?

이현종 : “긍정적으로 본다. 시대가 달라졌듯 확장성에 대한 콘셉트도 바뀌는 것 같다. 고정관념에 비추면 할 이야기 다 하는 한 장관이 정치인 상이 아닐 수 있겠지만, 이미 국민은 기존 문법과 전혀 다른 윤석열 대통령을 뽑은 바 있다.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식상함이 있기에 새로운 문법의 상품을 원해 왔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능하게 대응해온 한 장관이 그에 부응할 수 있다고 본다.”

김행 : “선거는 기본적으로 구도 싸움이다. 특히 총선은 더 그렇다. 확장성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 장관이 50대 여성들한테 인기가 좋다면, 2030에 어필할 수 있는 인물도 필요하다. 수도권과 성-연령-직무별 등을 고려해 맞춤별 적임자를 내세우는 것이다. 어느 개인의 확장성으로 선거를 치른다? 이런 기대를 하는 이들이 있다면 위험한 발상이다.” 

정세운 : “단기적으로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없다고 본다. 총선은 단기, 대선은 장기를 말한다. 내년 총선은 조국 정국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트라우마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치르는 선거다. 민주당을 상대로 시원한 행보를 보여주는 한 장관 모습에 열광할 수 있다. 자신들을 대변해 준다고 봐서다. 

대선은 다르다. ‘이회창 시즌2’가 될 수 있다. 문민정부 때 대쪽 이미지를 얻은 이회장은 총리와 감사원장 등을 거치면서 보수의 새로운 리더로 떠올랐다. 하지만 결국 중도확장성이 없어 참패하고 말았다. JP(김종필)는 DJ(김대중)에, 정몽준은 노무현에 뺏겼고 이인제 독자 출마도 막아내지 못했다. 한 장관 또한 현재의 언행 등을 볼 때 중도확장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거다. 또다시 검찰 출신의 대통령이 만들어지기 어렵고 말이다. 

양순석 : “기존 장관들한테서는 볼 수 없었던 언변과 조직적 논리, 공격적 수사, 해박한 지식 등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지만, 야당 의원들과 싸우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싸움닭 이미지가 강해졌다. MZ 세대 중심에서 그의 화법을 비유한 ‘편의점 패러디’가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피로감 또한 커졌다고 본다. 이 이미지를 불식시킨다면 장단기 할 것 없이 수도권과 중도 외연확장성에 크게 도움이 될 거로 본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