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보수 마음 열고 30대 변심에 4·7 재보선 승리 가능”
“유능한 보수 등 국민의힘이 내디뎌야 할 7가지 길 제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4·7 재보궐 선거를 되돌아 본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57.65%,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62.67%
”이겼다!“
개표 방송을 지켜본 국민의힘 후보들과 당원들 사이로 환호의 물결이 넘쳐났다.
4·7 재보선은 투표율도 높았다. 전국 기준 53.2%로 역대 평균을 상회했다.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를 이뤄 치른 서울은 전국 평균을 넘어선 54.4%를 기록했다.
“역시 정치는 생물이라고..., 서울만 해도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밀고 당기기를 거쳐 역동의 드라마를 펼쳤습니다. 25개 자치구 전승이라고 하는 상상초월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된 겁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기쁨을 감출 수 없는지, 지난 28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포럼 강연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이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왜 이겼나?”
자문한 듯 이 점을 환기한 김 전 최고위원은 “이른바 변심!”이라는 도발적 단어를 끄집어내며 관심을 촉발했다.
“민주당 찍어온 사람들의 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 호남 보수와 30대
그는 민주당 지지층 중 변심한 두 세력을 꼽았다.
“한 세력은 호남 보수로, 그 분들이 마음을 열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이 당 정강정책에 5·18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을 포함하고, 정운천 국민통합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호남 동행 의원 13명을 구성한 데 이어 직접 전남 광주로 내려가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한 일 등이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그분들이 마음을 열지 않았다면 서울에서 그렇게 많은 표를 거둬들이기 어려웠을 겁니다.”
또 다른 세력으로는 MZ세대(1981~1996) 중 1980년대 초반생으로 불리는 이들입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지닌 이들은 민주당에 압도적 표를 몰아줬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 조국 사태로 영향을 받았던 20대와 달리 30대는 큰 동요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바뀐 것은 결국 부동산 문제였습니다.”
김 전 위원은 30대가 변심한 결정타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를 들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폭등하면서 여론이 좋지 않자 당국은 4·7 재보선을 두 달여 앞두고 새로 2·4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당시 반응이 어땠는지 <시사오늘> 기사를 참고해 본다.
“AI·빅데이터 전문업체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를 통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상(뉴스 제외)에서 '부동산대책'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감성어'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중략) … (지난 8~10일)에는 '폭등', '우려', '도움되지 않다', '큰 문제', '논란' 등 부정적 감성 연관어가 46%까지 그 비중이 확대됐고, '도움되다', '도움 등 긍정적 감성 연관어는 12%로 줄었다.”
- 2021년 2월 12일 <시사오늘> ‘빅데이터 살펴보니…2·4 부동산대책 우려 확산’기사 중-
비단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적 영향 때문일까마는, 암튼 30대 경우 민주당에서 국민의힘 지지로 옮겨온 이 같은 현상으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는 것이 김 최고위원의 분석이다.
2. 보수당이 가야할 길
사실상 이때(4·7 재보선)를 기점으로 여야는 희비가 교차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에게는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든 결정적 변곡적임이 되는 계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주요 선거마다 져왔던 상황에서 4·7 재보선을 기점으로 20대 대선부터 8회 지방선거까지 3연승을 거둬왔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3연패 내리막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듯 김 최고위원은 4·7 재보선 이후 보수당이 경험한 아슬아슬했던 상황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20대 대선 당시 0.7%포인트 간발의 차로 이기며 가슴을 쓸어내린 일부터 8회 지방선거에서 신승을 거뒀지만 아쉬웠던 점 등에 대한 소회가 더해졌다.
운동화 끈을 바짝 매는 심정으로 이 말도 덧붙였다.
“여소야대라는 기울어진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어렵게 돛을 올렸는 데..., 다행히 국민의힘은 3·8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새롭게 도약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이준석 전 대표와 손발이 맞지 않아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집권당과 호흡이 맞는 일하는 지도부를 당원들이 뽑아준 덕분에 효능감이 배가됐다고 생각합니다. 번번이 민주당에 가로막혀 개혁적 과제들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내년 총선에서 꼭 승리해 변혁의 기회를 잡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 김 최고위원은 보수정치가 새로 내디뎌야 할 7가지 길에 대해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어떤 것들일까. '혐오와 거리두기', '보수의 조건이 돼야 할 유능함', '다양한 어젠다에 반응할 줄 아는 공감능력', '수도권의 국민통합', '내일을 미리 준비하는 핵심의제 설정',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 '젊은 층에 대한 투자' 등이 열거됐다.
지난 정부 당시 민주당에서는 이해찬 전 의원이 20년 집권플랜을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실패했고 5년 만에 정권은 교체됐다. 집권당이 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의 완성으로 정권재창출을 강조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화두로 던진 7가지 의제가 방도가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전국단위 선거를 통해서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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