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SK지오센트릭 기술 확보 집중
“화학적 재활용 필수적…확장하는 단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열분해를 통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의 '선순환' 구조 요구에 응하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회를 통해 오는 2024년까지 '열분해유 플라스틱(C-rPET)' 설비 투자에 77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에 열, 압력 등을 가해 추출한 재활용 원료다. 폐플라스틱을 분쇄해 얻는 기존 재활용 플라스틱이 투입한 플라스틱의 재질, 색깔 등에 따라 품질 차이가 커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면, 열분해유 플라스틱은 품질이 일정하다는 강점이 있다.
나아가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울산공장 내 플라스틱(PET) 생산공정 전부를 화학적 재활용 페트 제조 설비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만의 시도는 아니다. 지난해 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5개년 ESG 투자계획을 밝힌 금호석유화학은 재활용스티렌(RSM)에 눈을 돌리고 있다.
재활용스티렌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티렌을 열분해 해 추출한 것으로 합성수지 등의 원료가 된다. 금호석유화학은 테크닙 에너지스와 손잡고 오는 2026년 제품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SK지오센트릭도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래,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약 21만5000㎡ 규모의 울산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조성에 나서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은 재활용 종합단지 조성과 관련해 영국 플라스틱에너지, 미국 퓨어사이클, 캐나다 루프 등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는 프랑스 기업 수에즈와 손잡고 프랑스 생타볼 지역에 연 약 7만 톤 규모의 재생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재활용 공장 설립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플라스틱 재활용, '열분해'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으론 성장 잠재력과 시장 선도 의지가 꼽힌다. 해당 산업 육성 필요성이 인정된 데 반해, 시장 규모는 출발점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간한 '순환경제로의 전환과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1년 451억 달러에서 2026년 6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7.5%씩 성장하는 셈이다.
삼일 PwC경영연구원 측은 "폐플라스틱에 대한 물리적 재활용 방식의 고도화뿐 아니라 화학적 기술의 상용화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 목표 수행을 위해 열분해유 산업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순환경제 이행계획을 통해 폐플라스틱의 열분해 처리비중을 2020년 0.1%에서 2030년 1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이전까지 주로 연료로 활용 돼 온 열분해유를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완료하고, 열분해시설의 분류를 소각시설에서 재활용시설로 변경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도가 개선됐다고 해서 당장 관련 시설이 새로 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관련 시설을 지으려고 투자에 적극 나서는 중"이라며 "해당 산업과 시장이 확장해나가는 단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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