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경쟁력 하락에도 에스컬레이드만 믿는다…내년 전동화 모델 출시도 염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캐딜락이 SUV 주력 브랜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고객 수요가 미미한 세단 라인업 대신, SUV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수익성 중심 SUV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 모양새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캐딜락의 SUV 판매 비중은 지난해 연간 74.1% 수준에서 올해 1~9월 사이 89.9%까지 치솟았다. 올해 판매된 캐딜락 차량 10대 중 9대를 SUV가 차지한 셈으로, SUV 차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캐딜락이 SUV를 잘 파는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은 최근 2년 새 일이다. 2020년까진 세단 판매 비중이 과반 이상인 57.9%를 점할 정도로 더 높았다. 판매량으로 살펴보더라도, 연간 판매 대수 1499대 중 868대를 세단이 차지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세단 대표 모델이자 직전 2020년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731대)를 담당했던 CT6가 단종되면서, 캐딜락의 SUV 판매 전환이 본격화된 것이다. CT6의 빈자리를 메꿀 심산으로 새롭게 선보였던 세단 신차 CT4와 CT5마저 예상 외 부진을 거듭하며 이 같은 현상을 촉진시켰다.
수입차 시장 전반적으로도 SUV 선호 트렌드가 뚜렷해지면서, 세단 모델들이 큰 반향을 이끌어내기란 어려웠다. 결국 CT4와 CT5 두 모델의 2021년 합산 판매량은 240대에 그쳤다. 올해는 9월 기준 67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도 SUV 판매량 만큼은 견조한 흐름을 지속했다. 2020년 631대 수준이었던 캐딜락 SUV 판매량은 이듬해 731대로 오히려 증가했고, 올해는 9월까지 587대가 판매되는 등 확대 기조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캐딜락 기함인 '에스컬레이드'가 자리한다. 지난해 연간 385대가 팔렸던 에스컬레이드(ESV 포함)는 올해 9월까지 432대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예년 실적을 가뿐히 넘어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SUV 모델 라인업인 XT 시리즈 모델들도 연식변경을 거쳐 본격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SUV 판매 확대세에 일조할 전망이다.
업계는 캐딜락의 전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곤 있지만, 수익성 중심의 SUV 판매가 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UV 라인업 중심의 새판을 짜고, 전동화 전환을 대비한 기초 체력까지 기를 수 있는 기회로 해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릭과 셀레스틱 등 캐딜락의 새로운 전기 SUV 모델들이 내년부터 국내에 선보여지는 만큼 전동화와 SUV 중심의 판매 전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캐시카우 격이 에스컬레이드도 럭셔리와 공간활용성을 추구하는 눈높은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다. 브랜드 입장에선 세단 경쟁력을 잃어도 나쁠게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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