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비교③-연금] 정치적 득실 따지다 실종…안철수 ‘일원화’ 제시, 유일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선후보 공약비교③-연금] 정치적 득실 따지다 실종…안철수 ‘일원화’ 제시, 유일
  • 곽수연 기자
  • 승인 2022.01.08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묵 후 입 뗀 心·李 VS. 조용한 尹 VS. 먼저 개혁 외친 安
이재명,"월 소득 254만원 이상 노인연금 감액 제도 폐지"
안철수,"공적 연금 통합으로 청년들의 미래 책임지겠다"
윤석열 "집권 시 연금개혁위 출범, 대타협을 필요한 문제"
심상정 "공무원·군인연금 단계적 통합,국민연금 개혁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곽수연 기자]

연금개혁이 국가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력 대선 후보들은 표에 도움 안 된다는 판단하에 구체적인 공약 발표를 미루고 있다.ⓒ시사오늘 김유종
연금개혁이 국가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력 대선 후보들은 표에 도움 안 된다는 판단하에 구체적인 공약 발표를 미루고 있다.ⓒ시사오늘 김유종

역대 최악의 대선이다. 온갖 네거티브 설전이 난무하지만, 정치 철학이나 정책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을 그릴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에 <시사오늘>은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다섯 명의 대선 후보들의 각 분야 공약을 모아 비교했다.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그들의 생각이 중요해서다. ③편은 ‘연금’이다. <편집자 주>

 

1990년 이후 태어난 청년, 평생 납입해도 노후연금 못 받아…대선후보들, 구체적 공약 발표 연기


2039년, 고령화에 따른 수급자의 폭발적 증가로 국민연금이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완전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지금 국민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1990년 이후 태어난 청년은 평생 연금을 납입해도, 노후에 되돌려 받을 돈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공무원 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은 오래전부터 재정이 바닥나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가고 있다. 군인연금 같은 경우 이미 1977년부터, 공무원 연금은 2001년부터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난 10년간 공무원 연금에 대한 국가보전금은 29조 원이 넘었고, 지난 48년간 군인연금에 대한 국가보전금은 28조 원에 도달했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은 세금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지만, 일반 국민은 세금으로 공무원 연금을 내주면서 정작 자신은 고단한 노후를 맞아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연금개혁이 국가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유력 대선 후보들은 표에 도움 안 된다는 판단하에 구체적인 공약 발표를 미루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12월 27일에 열린 '대선후보 연금 공약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연금 공약을 제출한 대선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단 한 명뿐이다.

 

이재명…월 소득 254만원 이상 노인 국민연금 감액 제도 폐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5일 매달 254만 원(지난해 기준)이상 소득이 있는 노인의 국민연금(노령연금)을 감액하는 현 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고소득 연금 수급자에 대한 과다 보장을 제한하고, 소득재분재 효과를 거두자는 취지로 도입된 '노령연금 감액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노령연금을 받는 분들의 월평균 금액은 54만 원"이라며 "노인 단독가구 월 평균 생활비 130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부족한 생활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일정 금액 이상의 추가적인 소득이 있으면 그에 비례해 최대 5년간 연금의 절반까지 삭감한다"며 "작년에도 약 10만 명의 수급자가 일정소득을 이유로 노령연금이 깎였다"고 부연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할수록 당연히 받아야 할 연금이 깎이는 불합리를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5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사업을 하거나 임대업 등을 하는 초고소득 노인에게 혜택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 회장도 "근로소득이 있다고 연금소득을 감액하는 것은 한국 현실상 적절하지 않은 접근이다. 이 부분은 이 후보와 동일한 입장"이라면서도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먼저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이런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노령연금 감액 제도를 점진적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공개하기 전까지 연금개혁 관련해 내놓은 별다른 공약은 없었다. 한국연금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선후보 연금 공약 토론회'를 위해 이 후보가 제출한 연금 공약은 없다. 

여기에 지난 3일 KBS 뉴스에 출연한 이 후보는 "최근에 연금 개혁을 해야한다고 말했는데 '해야한다'에서 '하겠다'로 표현할 수 없는가"라는 앵커 질문에 "표의 영향을 주는 것을 현실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말한다고 이게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사회적 결단이 필요하고, 장시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 속 대안도 만들고 보완책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철수…"공적 연금 통합으로 청년들의 미래 책임지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가장 먼저 국민연금 관련 공약을 청년 정책 4호로 내놨다.  안 후보는 "현재의 공적 연금 구조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라며 5가지 공적 연금 개혁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동일연금제다. 현재 국민연금과 3개 특수 직역 연금은 납부 보험료율, 급여 수준(소득대체율)에 있어 서로 다른 비율과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동일 연금제는 보험료 납부율, 국가와 사용주의 부담 비율, 소득 대체율, 연금개시 연령 등 지급 요건이 서로 다른 재정설계 구조를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일원화해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겠다는 게 뜻이다. 퇴직연금의 경우에도 공무원들과 민간 영역 일반 노동자의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공약은 '지속가능한 통합 국민연금법(가칭)이다. 통합 국민연금법 제정으로 연금통합의 법적 기틀을 만들고 공적 연금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개혁과정에서 제도 개편 이전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개혁 이후에는 모든 공적 연금 가입자는 가입 시점과 관계없이 동일한 제도를 적용함으로써 세대 간 형평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네 번째 공약은 여야 정치권과 중립적인 시민사회, 연금재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범국민 공적 연금 개혁추진 회의에서 통합 운영의 구체적 기준설계를 논의하는 것이다. 공정하고 투명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전 국민이 지켜보고 참여하는 가운데 공적연금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섯 번째 공약으로 안 후보는 여야 대선후보에게 공적 연금 개혁에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공적연금 개혁은 여야 정치권의 합의와 공동체 구성원의 동의 등 사회적 대타협 정신이 없으면 강력한 추진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안 후보는 "공적연금 개혁에 대한 여야 대선 후보들의 선제적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재진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안 후보 공약에 대해 "형평성 확보에 치중한 개혁 방향"이라면서 "선거 전 여야 정치권의 연금개혁 합의 시도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집권 시 연금개혁위 출범해 국민 의견 더 들어보고 대타협을 전제로 이뤄줘야 하는 문제"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는 지난해 12월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국민연금이 20년 후 적자로 돌아선다는 질문에 “반드시 임기 중에 연금재정의 부실화를 막으면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며 집권 시 연금개혁위 출범을 약속했다. 

다만 그는 “(연금개혁 문제는) 결국 세대 간 이해 상충이 굉장히 심하고 어떤 연금에 자기가 소속돼 있느냐에 따라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국민 의견을 더 들어보고 대타협을 전제로 해서 이뤄져야 하는 문제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앞선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그는 “연금개혁을 선거공약으로 들고나오면 무조건 선거에서 지게 돼 있어 구체적인 연금 개혁을 안 내놓는 것이지만,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며 “초당적으로 해야 하는 문제기에 공적 연금 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임기 내에 반드시 큰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심상정 "공무원·군인연금 단계적 통합…국민연금도 개혁 필요"


윤석열·이재명 후보와 같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대선후보 연금 공약 토론회'에 연금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지난 6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국민연금 개혁 관련해 "국민에게 국민연금의 재정 구조를 말씀드리고, 현세대가 일정하게 부담할 수 있는 '적정 부담'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노후를 책임질 수 있는 연금이 기초연금이 있고, 국민연금이 있고, 또 퇴직연금이 있다. 이 세 가지를 종합적으로 개혁해 노후는 공적 연금이 책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단계적으로 공무원 연금, 군인 연금과의 통합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20대 대통령 대선후보 연금공약 관련 한국연금학회 회장의 견해


지난해 12월 연금토론회에서 윤석명 한국연금학회 회장은 "유력 후보들은 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하에 아예 공약 자체를 내놓지 않는 것도 검토 중에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회장은 "2020년 한 해에만 국가부채를 100조 원 이상 늘린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매일 4000억 이상의 잠재 부채가 쌓여가는 국민연금에 대해 모른척하며, 표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초연금 인상 카드만 만지작거린다"고 꼬집었다. 이어"저를 포함한 유권자들은 우리 앞날이 걸려있는 연금 문제에 대해 유력 대선 후보들의 입장을 반드시 듣고나서 투표장에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윤 회장은 7일 <시사오늘>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연금공약이 나오지 않는 배경 관련해 "기초연금이 이미 30만 원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65세에 진입하는 새로운 인구가 많다. 막대한 재정 소요 때문에 지자체가 부담스러워한다"면서 "눈치 보느라 현재 기초연금 40만 원을 부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거 몇 일 남겨두고 표 때문에 기초연금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대선후보 연금 공약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2057년 이후 누적 적자가 1조7000경에 도달한다는 추계 결과가 나오는데 이는 1.25,1.35라는 낙관적인 출산율이란 가정 아래 나온 추계다"라고 밝혔다. 그는 "점점 더 떨어지는 출산율 때문에 더 악화된(국민연금 재정)상황을 직면할 수 있다"라며 "연금개혁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약으로도 명시하지 않는데 어떻게 당선 후 연금개혁을 실행할지 의문스럽다"라며 "진정으로 나라와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후보는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안철수 후보의 국민연금 통합·일원화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선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정직하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