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영향 줄까…"삼성, 반도체칩 공급 차질로 판매 둔화 가능성"
LG·삼성, 상반기 TV값 이례적 인상…배경엔 TV용 반도체 DDI 부족
TV 제조업계 "TV 판매가, 하반기엔 회복돼…블프는 유통업 소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차량용 반도체에서 시작된 반도체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TV 등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력 생산 분야를 덮쳤다. 최근 불거진 스마트폰 물량 부족과 양사 TV 판매가의 인상 원인도 반도체 품귀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업체의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점차 전자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TV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영향권에 들어섰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작 ‘갤럭시Z 시리즈’는 물량 부족 사태가 한 달 가량 이어지면서 사전 개통도 두 차례 연장됐다. 당초 8월 27일을 목표로 사전예약을 신청했던 글로벌 고객들은 오는 9월 30일 신제품을 받아보게 된 것.
바 형태의 갤럭시S·A 시리즈도 반도체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당초 8월 출시될 예정이었던 준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1 팬에디션(FE)’은 공개 행사와 출시가 기약 없이 지연됐다. 올해 초 유럽·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된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52s 5G’도 반도체 부족 등을 이유로 국내 시장 출시를 포기했다.
피터 오스발딕 T-모바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공급난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보다 더 큰 공급 문제를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글렌 오도넬 포레스터 부사장도 “반도체 부족이 스마트폰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삼성이나 샤오미, 화웨이 같은 업체들은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번 반도체 악재가 글로벌 시장 최대 소비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 판매량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부 반도체 칩의 공급 차질과 갤럭시 노트21 부재 등으로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 상반기 대비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를 비롯한 TV 제조업체들도 불가피하게 판매가를 인상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양사 TV 판매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9.5%, 23% 상승했다. 양사가 지난해 TV 판매가를 각각 3.9%, 8% 내렸던 것과 비교된다.
매년 TV 평균가가 하락세를 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20% 이상 급등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양사는 지난 2017년 ‘LCD 패널값 폭등’ 사태를 제외하면 매년 TV값을 내려왔다.
이번 가격 상승은 TV에 사용되는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부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코로나19로 인해 IT 기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TV·모니터·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DDI 칩이 부족해지자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DDI 평균값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한편, TV 제조업계 관계자는 “패널·반도체 등으로 인해 가격이 오른 것은 맞지만 이는 상반기 추이이고, 하반기부턴 상승폭이 완화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유통업체에 치중된 행사라, 국내 제조업계엔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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