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한 윤병돈 수지전시장 부장, 고객 주거 맞춤 컨설팅으로 콜로라도 판매왕 올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9일 부평 본사 홍보관에서 2020년 판매왕들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경희 쉐보레 동서울대리점 이사(59)가 한국지엠 쉐보레 판매왕 타이틀을 당당히 거머쥔 것.
이 이사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지난 한해 젊은 딜러들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285대의 최다 판매 실적을 거뒀다. 주말을 제외하면 매일 1대 씩 꾸준히 팔아야 달성할 수 있는 성과다. 이 정도로 놀라기는 이르다. 지난 2019년에도 280대의 실적을 올려, 2년 연속 판매왕 자리를 지켜내기까지 했다.
기자는 자동차 판매왕이라면 어떠한 자질을 갖춰야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궁금증을 안은 채, 지난 17일 쉐보레 동서울대리점에서 이경희 이사를 만나봤다. 단정한 양복차림에 친근한 미소로 기자를 맞아 준 그는 인터뷰에 앞서 기사에 쓰일 나이를 60세가 아닌 만 59세로 써달라며 웃음을 유발, 어색한 분위기를 능숙하게 풀어줬다.
그런 그에게 우수한 판매실적 비결을 묻자 돌아오는 답은 시종일관 '성실'로 관통했다. 다소 진부한 대답처럼 들릴 수도 있었지만, 1990년 한국지엠의 전신인 대우자동차에 입사한 이래 31년째 영업 외길을 걷고 있다는 그의 이력을 듣고 나니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의 하루 일과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출근 시간은 내부 직원 회의가 있는 8시 30분까지지만, 항상 일찍 집에서 나와 새벽부터 문을 여는 시장이나 가게들을 들러 판촉활동을 펼친다. 이경희 이사는 "새벽에 움직여야 교통 체증이 없어 고객이 있는 단 한 곳이라도 더 찾아갈 수 있다"며 "대리점 출근 전 시장을 도는 것만으로도 20~30명의 고객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출근 후에는 CMS(고객관리 시스템)를 통해 전화, 방문 등으로 접촉할 수 있는 고객을 20명 정도 추린다. 고객들과 안부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고객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하거나, 기판매 고객들과의 관계 유지를 통해 가까운 지인과 친인척들을 소개받기도 한다. 이 때는 항상 '쉐보레 이경희'라는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끔 명함과 카달로그, 음료수 등을 챙겨 나눠준다. 매일 50여명의 고객들과 소통하고 유대감을 쌓는 성실함이야말로 그의 가장 큰 자산인 셈이다.
물론 한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간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고객들을 대해야만 좋은 결과을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차량 구매 후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과 자주 부딪히다 보면 대부분의 딜러들은 도망다니기 바쁜 데, 이분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주고 처리해줘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 이사는 구매 고객이 차량 고장으로 연락하면, 어떤 상황인지 끝까지 들어주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서울 정비사업소를 안내해 준다. 고장 원인을 답해줄 수는 없더라도 잘 들어주고, 때에 따라 입고를 도와주는 등 동행하면 고객들의 불쾌했던 기분을 풀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막무가내로 차를 바꿔달라는 고객에게는 책임자를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 이 이사는 "고객 입장에서도 책임자의 설명을 들으면 이해와 수긍이 편하고, 더 신뢰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경희 쉐보레 동서울대리점 이사는 판매왕이 되고 나니 1등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도 크지만, 주변에서 많은 축하와 격려를 전해와 기쁘다고 전했다. 물론 그가 속해있는 동서울대리점 역시 2020 쉐보레 전국·권역별 판매 우수 대리점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성실함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갖춘 그이기에, 코로나19라는 제한적인 영업환경 속에서도 2년 연속 판매왕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는 올해의 경우에는 한국지엠 본사 차원에서도 볼륨 모델 트레일블레이저를 비롯한 다양한 차량들의 무이자, 저리 판매조건을 지원해 줘 영업 활동을 하는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이 이사는 가장 먼저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그는 "쉐보레 차하면 이경희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사하다. 저를 찾아주는 고객이 있는 한 이 일을 70살까지 하고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지난해 콜로라도 판매왕(차종별)을 차지한 윤병돈 쉐보레 용인 수지전시장 부장(47)이 동석했다. 윤 부장은 지난해 콜로라도를 30대 가량 판매했는데, 고객들의 주거 환경을 고려한 맞춤 컨설팅으로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주차공간이 협소할 경우 차량 유지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외곽지역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홍보를 다닌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17년 영업 경력을 자랑하는 윤병돈 부장은 "이경희 이사같은 선배들을 롤모델로 삼고, 많은 부분들을 배워나가겠다"며 "활동량을 더욱 늘려 고객들을 많이 만나고, 적게 만나더라도 고객 한분 한분에게 시간을 더 할애하는 방식으로 영업 활동을 전개해 실적을 늘려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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