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행사 살리기 사활…소비자 반응은 미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수년간의 흥행 부진을 털어낼지 주목된다. 특히 올해는 정부와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바닥을 친 소비심리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기류가 조성되고 있어 행사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회째를 맞는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앞서 정부 주도 행사의 한계가 매년 제기되자 지난해부터는 민간에서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전국의 대·중소 유통 및 제조업체들이 참여해 전국의 참여기업 매장과 온라인에서 자율적으로 특색있는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기준 역대 최대인 1328곳 업체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참가업체의 행사상품·할인율 등 세부 행사정보는 개별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공개되며, 업체별로 행사 홍보 및 판촉을 자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2020 코세페는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참여하는 전국적 규모의 행사로 추진한다. 이번 행사는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역직구와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글로벌 소비자 대상의 해외 판촉전도 지원한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임을 감안해 온라인·비대면 위주로 진행한다. 특히 참가기업은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각 업태별로 온라인 기획전, 상품권·사은품·경품 증정 등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전자상거래업계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별로 특색 있는 콘셉트·테마의 할인행사를 기획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주요 지자체와 함께하는 특별 판매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할인율은 최대 60%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코로나19로 내수 경기가 부진했던 탓에 코세페 참여업체가 전년(704개)보다 2배 가량 크게 늘었다고 보고 있다. 코세페 추진위와 정부에서도 행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코세페는 기업 입장에서 참여 의사가 없더라도 정부 주도 행사로 열리는 만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행사를 기획해야 한다는 불만이 지속돼 왔다. 또한 기업 자체적으로 시즌 행사, 각종 할인 이벤트 등을 연중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코세페가 기업 구미를 크게 당기지도 못했다. 기대보다 낮은 할인율에 소비자 외면도 계속됐다.
올해도 비록 코세페 참여 기업이 대폭 늘었지만 행사 흥행 전망은 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쌓인 재고품을 처리하기 위한 제조업체의 참여가 늘었고 대형 유통업체의 행사 참여 수준은 예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전·자동차·의류 등 제조사를 중심으로 코세페 참여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경우 자체 행사에 보다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 이미 신세계, 롯데는 이달 중순부터 자체적으로 대규모 할인 행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커머스업계도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발빠르게 각사 브랜드 행사를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또한 올해 행사가 온라인 위주로 기획돼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업체들은 수혜를 입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올해 코세페 흥행에 사활을 걸고 어느 때보다 통 큰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코세페 예산은 약 22억800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3차 추경을 거치며 지자체 소비활성화 지원을 위해 예산 약 25억5000만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김연화 코세페 추진위원장은 “코세페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 한마음으로 축제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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