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전체 수익 기여도는 미미하나 ‘기본 비지니스 요소’로 중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움츠렸던 'IPO(기업공개)' 시장이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면서,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증권사 IB사업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빅히트·SK바이오팜 IPO 진행…시장 활기 조짐
IPO시장은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키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을 위해 총 9곳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각각 6~7건 수준이었다가, 4월에는 24건으로, 5월에는 18건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후 6월 17일까지 9곳으로 집계되면서, 지난해 6월과 비교해도 나아진 상황이다.
특히 대어(大魚)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1일 심사를 위한 청구서를 접수하면서 지난 2018년 이후 두번째 IPO도전에 나선다. 상장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지난달 28일 신규상장을 위해 심사를 청구했다. 상장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 서울지점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외에도 IPO '빅3' 중 한 곳인 SK바이오팜도 지난달 19일 금융위원회 유가증권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10일에 시작된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18일까지 계속되며, 19일에는 공모가를 확정하고, 23~24일은 청약을 거쳐 신규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상장을 위해 총 1957만8310주를 공모하며, 공모예정가는 주당 3만6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공모예정금액은 7048억~9593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주간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공동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모건스탠리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빅3'를 담당했던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활발히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IPO시장은 점차 활발해질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게다가 다소 부진했던 IB의 개선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B수수료 전분기比 감소…IPO, 전체 수익 기여 미미하나 '기본'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증권사들의 지난 1분기 순익은 '반 토막'이 난 상황으로, 특히 1분기 IB부문 수수료는 전분기에 비해 10.9% 줄어든 904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경우, 차이는 없지만 전체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이 부진의 '전조'라고 분석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 등으로 '몸집'이 불어난 리테일이 IB 수수료의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IPO시장의 흐름이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되고 있다. 전체 IB로 봤을 때 IPO가 차지하는 수익 비중은 미미하지만, 업계 실적을 끌어내렸던 트레이딩 손실이 회복되고, 리테일 호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IB의 가장 기본적인 '딜'인 IPO가 살아남에 따라, IB 수익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 심사승인에 대한 결과와 공모절차에 돌입하는 업체 수가 상반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보통 심사승인 청구에 대한 검토는 2개월 가량 걸리는데, 4~6월에 심사청구가 몰린 이후 7~9월에 다수의 심사 승인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에 따라)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업체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와 코스닥이 일정 수준을 회복하면서 IPO시장도 상장을 재개했다"면서 "IPO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은 코스닥의 성과가 좋기도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코스피에 상장하는 대형 기업들이 3~5조원의 밸류를 받으면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6월 이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현재 48개사인데, 이중 커뮤니케이션 섹터 기업이 12.5%를 차지한다"면서 "여기에 카카오페이지처럼 아직 청구서를 접수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더한다면, 하반기에는 커뮤니케이션 상장 기업수와 시총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사실, 전체 IB로 놓고 봤을 때 IPO 관련 수익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회사채 주관 등 IPO에 공을 많이 드리는 이유는 기본적인 '비즈니스'기 때문"이라면서 "주식 중개 기능이 리테일의 본질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것처럼, 만약 IPO 기능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면 기업의 다음 이슈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고, 수익의 관점에서도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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