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왜 기존 정당을 떠났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청년은 왜 기존 정당을 떠났을까?
  • 조서영 기자
  • 승인 2020.01.28 2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한국당에서 정민당으로
바른미래당에서 새보수당으로
세 명의 청년들에게 묻는 탈당 이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서영 기자]

모든 행보(行步)에는 이야기가 있다. 학업‧취준‧알바‧연애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청년들이 ‘땡전 한 푼’ 주지 않는 정당을 향하는 걸음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런 청년들이 시간과 돈, 그리고 마음까지 쏟아 붓던 당을 떠나는 걸음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걸음1. 자유한국당에서 정민당으로
“탄핵 외쳐야 할 한국당, 제 역할 못해”

자유한국당 김태일 중앙대학생위원장은 지난 1월 21일 탈당과 함께 정민당 입당을 선언했다.ⓒ김태일 위원장 제공
자유한국당 김태일 중앙대학생위원장은 지난 1월 21일 탈당과 함께 정민당 입당을 선언했다.ⓒ김태일 위원장 제공

자유한국당 김태일 중앙대학생위원장은 지난 1월 21일 탈당과 함께 정민당 입당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외쳐야 할 한국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에 자유민주대학생 전원은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민당에 입당한다”고 설명했다.

정민당은 2019년 말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해 1월 1일에 창당한 정당이다. 20~3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당에는 지난 9월 조국 퇴진 서울대 집회를 주도한 김근태 씨가 대변인으로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거대 양당을 떠나, 우파를 자임하는 여러 보수 정당 중 정민당을 향했을까.

김 위원장은 28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가장 유의미해보였다”며 “어른들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정민당에서 열정과 실력을 갖춘 청년들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다”며 “내 경험을 이곳에 보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걸음2. 바른미래당에서 새보수당으로
“바른미래당이 추구했던 가치 상실돼”

지난 1월 5일엔 새로운보수당이 창당된 후 바른미래당 내부 청년들의 행보도 둘로 나뉘었다.ⓒ뉴시스
지난 1월 5일 새로운보수당이 창당된 후 바른미래당 내부 청년들의 행보도 둘로 나뉘었다.ⓒ뉴시스

또 다른 보수 정당 바른미래당은 작년 하반기부터 줄곧 내홍을 겪어왔다. 이에 국민의당‧바른정당부터 함께 한 청년들뿐만 아니라 바른미래당부터 합류한 청년들 모두 한 목소리로 ‘당 정상화’를 외쳤다. 

하지만 그럼에도 응답하지 않는 손학규 당대표를 향해 바른미래당 전국대학생위원회(이하 전대위)는 작년 9월 사퇴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6일 뒤엔 김홍균‧김현동 청년 대변인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들의 사퇴 선언엔 분명 바른미래당과 손 대표에 대한 뼈아픈 비판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당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 또한 담겨 있었다.

청년들의 사퇴로부터 약 두 달이 흐른 12월 8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신당 변화와 혁신(가칭)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또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1월 5일엔 새로운보수당이 창당되기 이르렀다. 이에 당 내부 청년들의 행보도 둘로 나뉘었다.

김현동 전 바른미래당 청년 대변인 및 신당기획단 대변인은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전대위의 경우 대부분 새보수당으로 넘어왔으며, 바른정당 청년정치학교 출신 청년들은 60% 정도가 새보수당으로 넘어왔다고 체감한다”고 말했다.

새보수당 우종혁 전대위 위원장은 같은 날 “국민의당 출신인데 새보수당으로 가기도 했고, 바른정당 출신인데 바른미래당에 잔류하기도 했다”면서 “청년들은 출신 정당에 따라 ‘똘마니처럼’ 가지 않고, 본인의 신념에 따라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새보수당 청년 당대표 선발토론이 열렸다.ⓒ뉴시스
지난 1월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새보수당 청년 당대표 선발토론이 열렸다. 당시 사회는 김현동 전 대변인이 봤다.ⓒ뉴시스

이렇듯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692일 간의 불편한 동거의 끝은 분당 및 창당이었다. 같은 정치 실험을 보고 다른 결과를 내린 청년들. 그중 당 잔류 대신 창당으로 발길을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전 대변인은 “당시 바른미래당을 좋아했던 이유는 이념을 떠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었기 때문이었지만,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비상식적인 일이 있자 그만뒀다”고 회고했다. 그는 실망감에 정치에 거리를 두면서 ‘학교 공부나 해야지’라 생각했지만, 권은희 의원으로부터 받은 신당기획단 대변인 직 제안에 돌아오게 됐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전대위 수석부위원장 겸 서울특별시당 대학생 위원장을 맡았던 우 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와 방향이 상실됐다는 사실이 크게 다가왔었다”며 “그런 감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정치의 의무지만, 그 도리를 충분히 다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행복하게 살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