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를 그린 혐의(공용물건손상)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던 대학강사 박정수(39) 씨가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예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치적 재단은 매우 위험하다”면서 “정치적 잣대로 예술을 재단하는 순간, 예술에 대한 정권의 검열로 인해 암흑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13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쥐 그림을 그린 당사자는 여술가로서 고작 포스터 몇 장에 자그마한 쥐 그림을 그려 넣었을 뿐인데, 재판부가 대죄로 몰아가서 200만원의 벌금을 내린 것은 과도하다”면서 “이번 판결은 예술가가 응당 보장받아야 할 예술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재판부의 정치적 재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의 폭정을 폭로하기 위해 류연복 화가가 자신의 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렸다가 공안기관에 끌려가 갖은 고초를 당한 일이 있는데, 이번 판결도 독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치재판”이라며 “애초부터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수사하는 등 공안검찰에 의한 정치 사건이었다”라고 힐난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종언 부장판사는 이날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를 그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대학강사 박모(39)씨와 공범으로 기소된 연구원 최모(29·여)씨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과 100만원을 선고했다.

G20 정상회의 당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됐던 박 씨는 지난해 11월 17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영국의 뱅크 씨라고 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작품에 쥐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등 서구사회에서 쥐는 지하의 어둠에 있는 권위, 권력자,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을 의미한다”면서 배후 논란과 관련, “굳이 제 등 뒤에서 등을 떠민 배후를 묻는다면 이 시대의 무거운 공기가 아닐까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