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외교 활동,법적·제도적 후속 관리로 더욱 투명해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경민 기자]
김일성이 옛 소련의 국경을 넘은 지 84년이 지난 10월 초 북한군 대규모 병력이 러시아 땅을 밟은 정황이 한국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 그리고 이달 13일 한국과 미국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동부 쿠르스쿠에서 우크라이나군 대상의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을 처음 확인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위협 요소라는 점에서 남의 일이 아니다. 파병 대가로 현금이나 첨단 군사기술이 북한으로 흘러갈 경우 대북제재는 무용지물이 되고, 한반도는 걷잡을 수 없는 격랑으로 빠질 수 있다.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해 동시 다발 카드를 흔들고 있다. 북쪽으로는 파병을, 한국을 향해선 한국군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핵 위협까지 들먹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의회 외교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난 18일 마포에서 열린 <토정포럼> 연단에 선 국방대학원안보정책 연구생이자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황선용 APEC 기후센터 홍보담당관(전 경영지원실장)은 ‘의회 외교’의 중요성과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연을 시작했다.
의회 외교, 정부 외교를 넘어 안보와 경제 협력의 핵심
황선용 담당관은 대한민국 의회 외교의 역사적 배경과 발전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황 담당관은 “한국전쟁 직후부터 미국과의 외교 활동이 대한민국 의회 외교의 중심이었으며, 당시에는 축전이나 조전 서신을 주고받는 방식의 외교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64년에는 국제의회연맹 총회에 처음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제 의회에 참여하게 됐고, 1966년에는 국회에서 한독의원친선협회가 창립되며 체계적인 의회 외교 활동이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21대 국회 기준으로 115개의 의원친선협회가 활동 중이며,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의회 외교 활동은 한반도 안보와 경제 협력의 기반이자 국제 협력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황 담당관은 “의회 외교는 상대국의 정치적 변화나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정부 외교를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역할을 하며, 북한 비핵화 및 동아시아 안보 협력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협력 강화, EU와의 문화 교류 및 인권 증진 등 의회 외교의 다양한 성과를 통해 국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일 의회 외교, 안보와 경제 협력의 핵심 채널로 부상”
황 담당관은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 활동은 특히 정치와 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2018년과 2021년에는 북핵 위기를 고려한 동맹 강화 활동이 집중됐고, 2022년~2023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관련된 의제가 다뤄졌다. 이러한 외교 활동은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미국과 일본에 밀접하게 협력하며, 국내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또, “의회 외교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같은 경제적 현안을 다루는 중요한 채널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 활동에서 정치, 경제, 군사 분야가 집중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의원들은 국민들의 안보 위기 인식과 일치하는 외교 의제를 다루며, 외교 활동을 통해 국내 안보와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회의원 외교 활동, 후속 관리 강화로 투명성과 책임성 높여”
국회의원 외교 활동에 대한 후속 관리 규정은 지난 2022년 11월 25일 신설됐다.
황 담당관은 “이전에는 외교 활동 후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활동 이후 반드시 법적·제도적 후속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변화로 국회의원의 외교 활동이 더욱 투명해지고, 책임성도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안보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회는 2021년부터 국회의원 외교 활동에 대한 후속 조치를 강화하고, 외교 활동 결과 보고서에 대한 후속 조치를 법적·제도적으로 이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 활동은 국내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현안에 집중한 외교 활동이 급증했다.
이에 그는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 요소를 반영한 외교 활동을 통해 국민의 여론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안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외교 활동 후 사후 관리가 강화되면서, 미국과 일본과의 안보 현안에 대한 후속 조치가 법적으로 확립돼 국내 안보에 유의미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봤다.
황선용 담당관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국회 출신이다 보니 이 분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논문까지 쓰게 됐다”며 “국회의원들의 외교에 있어 이런 절차와 활동들이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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