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한국 사회 지배하는 86세대, 총선서 무너뜨려야” [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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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한국 사회 지배하는 86세대, 총선서 무너뜨려야” [풀인터뷰]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4.02.06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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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예비후보 (국민의힘 중랑을)
“험지 출마 이유? 평생 살아온 중랑구 위해 정치 시작했다”
“10년간 퇴보한 중랑구…민주당, 권력 유지하려 개발 막아”
“구리시 서울 편입 반대…지역 위해 ‘이기적 정치’ 할 것”
“‘절대악’ 찾는 86세대 사고방식, 현 시대에 어울리지 않아”
“시대정신 담을 수 있는 권력구조 필요…7공화국으로 가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가 22일 중랑구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가 2일 중랑구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30대 초반의 나이에 5선 중진 의원실 최연소 보좌관이 됐다.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도 지냈다. 무급 인턴 출신의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 국회에서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는 입지전적 인물로 통했다.

젊음과 경험. 그에겐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가 전부 있었다.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대통령선거에 나서야하는 윤석열 당시 후보에겐 매력적인 스펙이었을 터. 그는 현직 보좌관으로선 처음으로 윤 후보 캠프에 영입됐다.

이후 그는 윤 후보가 당선인으로, 대통령으로 명패를 바꿔다는 내내 운명을 함께 했다. 대선 과정에선 후보 비서실 기획팀 부팀장을 맡았다. 당선 후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선인 비서실 인사추천팀에서 일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엔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과 정무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쯤 되면 다음 행보는 훤히 그려진다. 양지(陽地)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고 국회로 금의환향(錦衣還鄕). 기존 정치 문법에선 그게 자연스럽다.

 

“낙후된 중랑구, ‘중랑 출신 국회의원’ 없었던 탓”


이 예비후보는 대통령실 출신임에도 험지 중의 험지인 중랑구 출마를 선언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대통령실 출신임에도 험지인 중랑구 출마를 선언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하지만 그의 선택은 달랐다. 이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지역구는 서울 중랑을.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9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려 7번을 더불어민주당(전신 포함)이 가져간 지역이다.

현역 의원도 민주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3선 중진 박홍근 의원이다. 양지는커녕 험지(險地) 중의 험지다. 2월 2일 중랑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서 이 예비후보를 만나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자 대통령실에서 1년 반 가까이 일한 경력을 갖고도 왜 험지 출마를 선택했는지 궁금합니다.

“중랑 사람이니까요. 하하. 태어나서 지금까지 중랑구에서만 살았는데 여기서 출마하는 게 당연하죠.”

우문현답(愚問賢答)이다. 그는 중랑구 상봉동에서 태어나 면목동에서 초등학교를, 중화동에서 중학교를, 묵동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신내동 주민이다. 심지어 소꿉친구인 아내도 중랑구에서 평생을 살았단다. ‘중랑의 아들’을 자부할 만하다.

하지만 국회의원 자리가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원칙만 따질 사람은 많지 않다. 당장 대통령실 출신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뉴스가 언론을 채우는 요즘이다. 더 ‘쉬운 길’을 택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소위 말하는 ‘텃밭’으로 가라는 권유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왜 그 험지로 가려고 하느냐. 조금 더 기다려 봐라’라고 말씀하신 분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굳이 기다릴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정치를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중랑구만 생각했거든요. 중랑구 모든 곳에 제 흔적이 있어요. 출마 선언을 할 때 주민들께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정치를 하기 위해서 중랑구를 선택한 게 아니고 중랑구를 위해서 정치를 선택한 사람입니다.

지금 제 나이에 제 경력이면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어요. 그럼에도 정치를 하는 건 제가 태어난 고향이자 지금까지 살아온, 또 앞으로도 살아갈 곳인 중랑구를 위해서입니다. 여전히 이해를 못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정치에 이런 낭만도 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이 예비후보의 부친은 전북에서, 모친은 충북에서 상경해 중랑구에서 가정을 꾸렸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의 부친은 전북에서, 모친은 충북에서 상경해 중랑구에서 가정을 꾸렸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중랑구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9번의 총선에서 7번을 민주당 계열 후보가 이긴 지역인데, 승산이 있다고 보십니까.

“있죠. 승산은 충분합니다. 중랑구는 두 가지 정서가 동시에 작동하는 곳이에요. 우선 지방에서 상경해 이곳에 정착한 분들의 정서가 있습니다. 1970~80년대 지방에서 올라온 젊은이들이 서울에서 집값 제일 싼 데를 찾다 보면 1호선이나 경의중앙선 맨 끝에 있는 중랑구에 도달하게 돼있었거든요. 그런 분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있죠.

다른 하나는 중랑구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가지는 정서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 여기 정착한 분들의 2세대들이 많이 느끼는 부분인데요. 지금까지 중랑구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거든요. ‘어떻게 중랑구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지?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중랑 사람이 필요한 거 아냐?’ 이런 정서가 존재해요.

저는 아버지가 전북에서, 어머니가 충북에서 상경해 중랑구에서 가정을 꾸리신 케이스예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저는 중랑구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살았고요. 결국 선거라는 건 공통점을 찾아 서로의 마음에 공감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드리는 일인데요. 이런 일을 중랑구에서 저보다 잘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없다고 봅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중랑구을에서는 총 4명의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김덕규 전 의원, 김충일 전 의원, 진성호 전 의원, 박홍근 의원이다. 이 중 김덕규 전 의원은 전북 무주, 김충일 전 의원은 경북 상주, 진성호 전 의원은 부산, 박홍근 의원은 전남 고흥 출생이다. 지연(地緣)이 중시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색적인 기록이다.

-왜 중랑구 출신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을까요.

“워낙 지방에서 올라온 분들이 많다 보니 불과 10~20년 전까지만 해도 중랑에서 태어나 중랑에서 살면서 중랑의 투표권을 가진 분들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주민들도 으레 ‘우리 동네는 당연히 외지에서 오나 보다’ 생각했던 거죠.”

이 예비후보는 중랑구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중랑구가 낙후된 원인으로 꼽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중랑구 출신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중랑구가 낙후된 원인으로 꼽는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런 점이 지역 발전에 악영향을 미쳤을까요.

“제가 자주 드리는 말씀인데요. 중랑구에는 세 가지가 없어요. 백화점이 없고, 예식장이 없고, 상견례 같은 걸 열 수 있는 룸 있는 식당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예식장도 룸 있는 식당도 많았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진 거예요. 백화점이나 예식장, 룸이 있는 식당은 그 지역의 소비 수준과 경제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잖아요. 이게 없어졌다는 건 지역이 발전하기는커녕 점점 낙후됐다는 뜻이죠.”

-지역 출신이 아니더라도 재선을 위해서는 개발이 필수적이었을 텐데, 왜 중랑구는 발전하지 못했는지 의아합니다.

“특정 정치 세력들이 자신들이 표를 받기 좋은 환경으로만 만들어온 게 핵심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동네를 잘 살게 하려면 개발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10년, 박홍근 의원 12년 동안 개발을 막고 도시재생 사업만 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한 이유가 자신들의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고 봐요. 문재인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낸 김수현 교수 책을 보면 ‘아파트 단가가 높아지면 투표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말이 나와요. 중랑구 개발을 막은 것도 그런 맥락이었다고 봅니다.”

-최근 구리시의 서울 편입 얘기도 나오는데, 중랑구 발전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구리시의 서울 편입에 반대합니다. 이미 재정자립도는 구리가 중랑구보다 높습니다. 아파트값도 구리가 중랑구보다 더 비싸요. 중랑구는 재개발·재건축을 다 막아놔서 30년 된 구축인데, 길 하나 건너면 있는 구리는 다 신축이거든요. 강남 접근성도 구리가 더 좋고요. 이런 상황에서 구리가 서울로 편입되면 빨대 효과로 인해 모든 발전이 구리로 몰리게 돼있어요. 중랑구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곳이 마지막 서울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건데, 구리가 편입되면 중랑구가 어떻게 될지는 뻔합니다. 메가시티를 위해 꼭 편입시켜야 한다면, 서울시 구리구가 아니라 중랑구병 지역으로 묶어서 종합 발전을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예비후보는 지역구를 위한 이기적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지역구를 위한 이기적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당내에서도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주장이네요.

“하하. 맞습니다. 저희 당에서도 그렇고 구리시에서도 ‘왜 그렇게 이기적으로 정치하냐’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지역구 정치인이 지역구를 위해 이기적으로 정치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대답합니다. 메가시티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중랑구의 이익을 먼저 챙겨야한다는 생각이 큰 거죠.”

-중랑구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비전은 무엇인가요.

“망우역에 KTX, 그 옆 상봉역에 GTX B노선이 들어오는데요. 그러면 망우역과 상봉역을 합쳐서 복합역사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 민자(民資)로 해야 하거든요. 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게 주요 공약입니다. 망우상봉 복합역사를 서울의 마지막 복합역사 발전 지구로 만들어서 용산, 왕십리, 청량리처럼 조성하는 거죠.

또 신내동에 6호선 차량기지와 버스 차고지가 있는데요. 거기가 마지막으로 남은 엄청난 부지거든요. 차량 종착역이 있으니까 지하철하고도 바로 연결되고 신내IC와도 연결되고요. 내부순환로, 강원도·충청도로 가는 길도 다 연결돼 있어요. 거기를 개발해서 쇼핑센터나 일산의 원마운트, 키자니아 같은 시설을 만들 계획입니다. 서울의 변두리고 경기도와 접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저밖에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집권여당일 때 강하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림을 그려가며 한참을 설명하던 그는 물을 한 잔 들이켠 뒤 말을 이어갔다. 여전히 준비해 놓은 청사진이 많은 듯했다.

“얼마 전 대통령께서 다녀가신 중화동·묵동처럼 좋은 부지가 없습니다. 평지인 데다 중랑천이 있고, 교통 면에서도 태릉입구역부터 먹골역, 중화역이 있어서 강남까지 20분대로 갈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 재개발·재건축은 막으면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주민들 불만만 최소화시키고 있던 곳인데, 여기를 개발하면 문 앞에 중랑천이 있고 전철이 있는 명품 주거타운을 만드는 게 가능합니다.

또 제 공약 중에 아이돌봄 복합클러스터라는 게 있습니다. 보육, 24시간 돌봄, 교육, 병원까지 다 원스톱으로 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지금 의정부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데, 서울 동북부지역 중에서는 중랑구에 들어올 수 있도록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3대 개혁’ 하려면 기득권 쥔 86세대부터 몰아내야”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는 무급 인턴에서 시작해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 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는 무급 인턴에서 시작해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 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두에서 언급했듯, 이승환 국민의힘 중랑을 예비후보는 무급 인턴에서 시작해 최연소 보좌진협의회장 기록까지 세운 인물이다.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국회에서 보낸 그는 현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제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쓰게 된 이유가 뭘까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미시적으로는 코로나 영향이 컸다고 봐요. 코로나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잖아요. 그러니까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보다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인터넷에서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처럼 주목받으려는 행동이 많았어요.

지금처럼 극단적 진영정치가 된 것도 코로나 탓이 크죠. 과거에는 국회의원들이 아무리 치고받고 싸워도 저녁에 술 한 잔 하거나 아침에 따로 만나서 풀곤 했어요. 같이 목욕탕에서 목욕 하면서 여야가 협의해야 할 부분을 얘기하기도 하고요.

또 코로나 전에는 상임위원회별로 해외 출장을 많이 갔잖아요. 그러면 일정 짜면서 어디 가자, 누구 소개시켜줄 테니 만나자 하면서 소통을 많이 하게 돼요. 출장 가서는 하루 세 끼 같이 먹고 술도 한 잔 하면서 되게 끈끈해지거든요. 그러면 여야 없이 그 모임을 계속 유지하죠.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 이런 문화가 다 없어졌어요. 이제는 인간적인 유대를 쌓으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게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강경 일변도로 싸움만 하고, 각 당 지지자들도 상대 당에 대해 혐오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봐요.”

2019년 11월 17일 중국에서 처음으로 감염이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는 2020년 초 전 세계로 퍼져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제21대 총선이 2020년 4월 15일 치러졌으니, 현역 국회의원 상당수는 코로나 이전 정치 문화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셈이다.

이 예비후보는 세상을 선악 구도로 바라보는 86세대의 사고방식이 정치문화를 후퇴시킨다고 지적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세상을 선악 구도로 바라보는 86세대의 사고방식이 정치문화를 후퇴시킨다고 지적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코로나가 정치 문화 후퇴의 근본적 원인일까요.

“코로나는 결정타였던 거고, 근본적으로는 86세대가 주류가 된 이후 점점 갈등이 커져온 측면이 있습니다. 86세대는 ‘1인 독재 척결’, ‘직선제 개헌’을 외치면서 영향력을 발휘한 세대잖아요. 그런데 민주화가 된 이후에도 그 시절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지금은 그렇게 싸워야 할 절대악이 없는 시대인데도 계속 싸울 대상을 찾습니다. 그러니까 상대를 악마화하는 거예요. 박근혜 정부는 군부독재의 후예라고 하고, 현 정부한테는 검찰독재라고 하면서 계속 타도 대상을 만듭니다. 이런 86세대의 사고방식은 지금의 정치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회 갈등만 유발할 뿐이죠.”

-그렇다면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86세대를 몰아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짜증 섞인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요. 마치 이유 없이 막힌 도로를 보는 느낌과 비슷해 보여요. 차 버리고 내려서 갈 수도 없고,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짜증감인 거죠.

그런데 막히는 도로의 제일 앞에 가보면 항상 이유가 있어요. 사고가 났다든가 공사를 하고 있다든가 누가 운전을 잘못 하고 있다든가 하면서 도로를 막고 있죠. 저는 86세대가 바로 정치 발전의 병목 현상을 만들고 있다고 봐요.”

이 예비후보는 86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 예비후보는 86세대가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6세대가 민주화운동을 한 게 잘못이냐’면서 청산론을 일축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386컴퓨터가 처음 나온 게 1994년이에요. 그때부터 386세대 얘기를 했거든요. 30년 전 일입니다. 보통 인간의 한 세대를 30년으로 보잖아요. 30년이 지났으면 자연 도태되든가 길을 비켜주든가 하는 게 자연의 섭리죠.

무엇보다 86세대가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게 문제예요. 86세대는 정치권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노동계·교육계 등등을 다 86세대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대 개혁이 안 되는 거예요.

지금까지 모든 정부가 연금개혁에 손을 댔습니다. 오직 문재인 정부만 빼고요. 자신들이 개혁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노동개혁도 마찬가지죠. 노동계를 운동권 출신 귀족 노조가 다 장악하고 있잖아요. 교육 쪽도 전교조 출신이 다 장악하고 있고요. 결국 86세대라는, 한국 정치를 막고 있는 거대한 세력을 규정하고 무너뜨려야 사회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날 수 있고, 다음 시대가 열린다고 봅니다.”

-86세대가 물러나도 우리 정치가 변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더 많습니다. 총선 때마다 다음 세대 정치인들이 국회로 들어갔지만 바뀐 게 없었다는 비관론도 있는데요.

“시기적으로 이번 선거에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서울 정치에서 연고성이 강조된 적이 없어요. 저희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이 지방에서 태어나 서울로 오셔서 정착한 케이스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청년 정치인들이 자기 연고를 갖고 고향에 출마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청년 정치인들이 계파나 라인을 타고 공천을 받아서 들어왔으니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 자기가 연고를 가진 지역구에서 출마해 국회로 들어가려고 하잖아요. 빚 진 게 없는 상태로 정치권에 들어가는 거죠. 지금부터 지역구 선거를 통해 국회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잘못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이번 총선은 정치 발전의 분기점이 될 거라고 봐요.”

-86세대의 청산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돼야 할 텐데, 그 방향은 어느 쪽이어야 할까요.

“7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 6공화국 체제가 이어지고 있잖아요. 이렇게 헌법 체제가 막혀있던 적이 없습니다. 권력구조 개편이 일어나야 해요.

지금 우리 국민이 원하는 삶의 방식은 예전과 전혀 달라요. 과거에는 우리 가족을 위해,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공동체주의였어요. 하지만 이제는 일단 내가 잘 사는 게 먼저예요. 이런 시대정신을 담아야 하고, 그러려면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게끔 권력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중랑구에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중랑구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중랑구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장례를 다 치렀어요. 국가적으로는 대통령도 모셨습니다. 이제 제가 모셔야 할 분들은 우리 주민들밖에 없습니다. 저는 어차피 여기서 평생 살아야 합니다. 중랑구민 여러분,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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