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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정대철 ˝北핵보유국 사실상 인정받은 듯˝

기사승인 2018.10.15  19: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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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인사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 발언 들어˝
˝인도·파키스탄처럼 돼가는 느낌 지울 수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민주평화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당 최고위원회 자리에서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인정을 받는 수순으로 진입하고 있는 듯 보여 우려스럽다고 발언했다. 미국도 핵신고리스트 제출 요구나 일괄타결식의 비핵화 행보에서 점차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에게 물어봐도 핵보유국 인정으로 가는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돼 더욱 걱정스럽다는 평가다.©뉴시스

“겉모양은 좋게 돌아가지만 속으로는 우려스럽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였다.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정치원로 정대철 상임고문의 말이었다. 동교동계인 그는 YS(김영삼)․DJ(김대중) 중심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일원이다. 민추협은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에 저항한 민주화정치운동결사체다. 현재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치원로집단으로의 역할로서 후배 정치권의 든든한 뿌리가 돼주고 있다.

정 고문은 평화당 최고위 자리에서 핵심적으로 이런 진단을 내놓았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정동영 당대표는 “그렇게 되겠냐.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고문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듯 보였다.

이날 전화통화로 좀 더 물었다.  

- 최고위에서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임을 인정받고 있는 느낌이라고 발언했다.

“어디까지나 개인 입장임을 밝힌다. 북한이 주장해왔던 것이 세 가지였다. 첫째 조선반도의 비핵화다. 미국의 핵우산도 제거, 핵 확산 금지를 포함하고 있다. 두 번째가 점진적․단계적으로 하자. 세 번째는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을 하자. 그런데 이 주장대로 흘러가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는 거다.”

- 왜 그런 우려를 갖게 됐나. 

 “미국도 처음에는 단호하게 일괄타결로 하자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우물우물하고 있지 않나. 처음 주장했던 핵 프로그램 신고나 리스트 제출하란 얘기도 쏙 들어가 버렸다. 비핵화 타임테이블을 정하는 소리도 안 나온다. 비핵화 시간 역시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 고문과의 통화가 있은 지 3일 뒤에는 미국이 북핵신고리스트 제출을 요구했다는 소식도 일부 매체를 통해 전해졌다. 15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은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신고리스트 일부라도 줄 것을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신뢰구축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정 고문은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화하고 있다는 또 다른 이유로 최근 북의 최근 행보를 통해 엿보아진다는 것. 그리고 방북 인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북한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핵 신고 리스트를 언제까지 내놓겠다고 한 적이 없다. 과거 핵, 현재 핵 언급이 없는 것이다. 그 대신에 ‘앞으로 핵을 실험하지 않겠고, 만들지 않겠다.’ 는 제스처로 평양공동선언문을 통해 미래의 핵인 영변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했다. 또 운반수단인 동창리 대륙간탄도 미사일 ICBM을 없애겠다고 하지 않았나. 즉 미국을 공격하지 않겠으니 양해해 달라. 나아가서 우리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에 대해 당신들이 가만히 있어 달라, 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도 읽혀진다.

또 이 같은 정황에 대해 북한에 다녀온 두 분께도 여쭤봤다. 그러자 이분들도 제 우려처럼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며 핵 군축화 단계로 가는 것 같다’는 확답을 주더란 말이다."

- 핵보유국 인정 수순이라면 미국 셈법은 무엇인가.

"파키스탄이나 인도나 이스라엘처럼 미국한테 큰 손해가 없으면 당분간 내버려두자 이런 입장을 취한다면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거다. 미국이 그런 입장을 취할까봐 참으로 우려스럽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정 고문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가면 핵도미노 확산 또한 걱정되는 지점이라고 했다. 일본 등 동아시아에 걸쳐 핵을 보유하려는 나라들이 앞 다퉈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도 핵 보유 주장이 탄력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등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남한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면 우린 뭐냐. 총 찬 사람하고 총 안 찬 사람하고 동행 하는 것과 같아 불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보수진영이 주장하기에 꼭 알맞은 형태로 가고 있는 것이다.” 

- 미국이 끌려간다고 보고 있는 것인지?

“나는 미국이 서툴게 나온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엔 큰소리 빵빵 내다가 이제는 북한에 전략적으로 말려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지워버릴 수 없다. 싱가포르 회담 때도 속으로 싱거운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고 말이다. 물론 트럼프는 이렇게 하다가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성향이라고 보여 진다. 갑자기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다. 트럼프는 그런 사람일 수 있다.”

- 요 근래 “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5·24대북제재 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의 ‘승인’ 발언이 논란이 됐다.

“승인이 뭔가. ‘동의’ 정도로 해야지. 이건 독립국가에 대한 대단한 결례다. 그런데 그것 또한 트럼프니까 그러려니 하고 보는 부분도 있다. 거친 표현, 막말을 해온 사람 아닌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외교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나온 것일 수 있다는 거다.”

- 얼마 전 폼페이오 장관이 남북군사합의 관련 강경화 장관한테 불만을 표출했다는 얘기도 나오는 등 양국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폼페이오가 화를 냈다고 하던데… 저 역시 판문점 선언을 아주 좋게 보고 있지만 안보 합의 관련해서는 염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를 바탕으로 둔 안보합의라고는 하지만, 북한을 믿을 수 있겠는 가이다. ‘김정은’이 좋게 보여 지는 모습도 있지만 자기 고모부를 처형하고, 형을 독살한 사람인 것도 맞다. 이런 악의 측면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얘기로 북한도 옛날에 ‘김일성’이 북한주민들로부터 100퍼센트 신뢰를 받았다고 한다면 ‘김정일’은 50%가량의 신뢰를 받았다. 그러나 ‘김정은’은 20~30%정도 신뢰를 받을까 말까한다는 분석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무엇을 제대로 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 겉모양은 좋게 돌아가고 있지만, 속으로는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 5·24 제재해제 문제에 대해 당론으로 논의하려는 중이라던데. 당내 반응은 어떤가.

“당내에서도 양쪽으로 갈려 있다. 시기상조다, 관련 입장을 정리하지 말자는 입장도 있다. 정동영 당대표처럼 유엔 대북제재결의에 반대하지 않는 한 제재 해제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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