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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이재명 사태’를 만든 것

기사승인 2018.06.10  23: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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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증 책임 외면한 정당과 침묵의 카르텔 없었을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설희 기자)

   
▲ 민주당은 이 문제를 사생활 문제로만 치환해 외면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경기지사 후보 검증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침묵의 카르텔’이 있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 시민들에게 선택의 괴로움을 떠안기는 이번 사태를 막을 길은 그것뿐이다. ⓒ뉴시스

“신이시여, 제가 경기도민인게 그렇게 큰 죄란 말입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과 자유한국당 남경필 현 지사의 사이에서 고뇌하는 경기도민. 이들의 좌절어린 푸념은 SNS에서 누리꾼들의 공감을 크게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걸 그랬다. 이번에 나가면 당선되는 건데”라는 누리꾼들의 조롱도 쉽게 볼 수 있다.

민주당의 압승(壓勝), ‘재미없는 선거’가 예상되는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격전지로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진보 내 차기 대권주자로 승승장구하던 이재명 후보가 ‘형수 욕설 동영상’과 ‘김부선 스캔들’로 인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지지를 받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사생활 문제 논란에 직면한 이 후보와, ‘현직 프리미엄’으로 안정된 행정 능력을 검증받았지만 국정농단 사태 이후 여전히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한국당 소속의 남 후보. 괴로움은 결국 경기도민의 몫이다. 선택이 어려우니 차라리 기권표를 내겠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의 미흡한 대응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다못해 기름을 붓고 있는 모습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경기도 선거지원 유세에서 “요새 젊은 친구들이 자꾸 이상한 데 관심을 쏟고 있다. 1번과 2번 사이에 (도장을) 찍어 무효표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어깃장 놓지 말라. 문재인 정부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에 민주당 지지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역으로 어깃장을 놓았다.

표창원 의원도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일단 1번 찍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선거 후 자세한 말씀 드리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해 ‘일단 표부터 얻고 보자는 거냐’고 분노한 누리꾼들의 몰매를 맞아야만 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사생활 문제로만 치환해 외면해선 안 된다. 특히 진보 정치인 이재명을 만들고 키워낸 침묵의 카르텔이 있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 ⓒ뉴시스

사생활 문제 검증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 침묵의 카르텔 없었을까?

민주당의 주장처럼, 사실 이 후보의 험난한 가정사와 특히 여배우 스캔들 문제는 사생활에 가깝다. 그러나 정치권, 특히 당사자인 민주당은 이 문제를 사생활 문제로만 치환해 외면해선 안 된다. 특히 진보 정치인 이재명을 만들고 키워낸 ‘침묵의 카르텔’이 있었는지부터 짚어봐야 한다. 시민들에게 선택의 괴로움을 떠안기는 이번 사태를 막을 길은 그것뿐이다.

미국에선 후보의 사생활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증한다. 1988년 대선 당시 민주당의 게리 하트 상원의원은 젊은 여성 모델들을 무릎 위에 앉히고 파티를 연 사진이 공개되자 중도 낙마한 바 있다. 2008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불륜 스캔들로 인해 하차했으며, 당시 오바마의 적수였던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 또한 본인의 외도와 결혼 파탄을 공개 사과해 사태를 수습했다.

공지영 작가는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2년 전 어느 날, 주진우 기자가 ‘김부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겨우 막았다’며 ‘그러니까 이재명 너무 믿지 말라’는 식으로 얘길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솔직히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기분이 든 걸 기억한다”며 “약한 여자 하나 바보 만들며 하는 정치 알고 싶지 않다. 아직도 봉우리 높은 이 마초의 산들이 지긋지긋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폭로에 합세한 시인 이창윤과 한의사 고은광순 등의 말이 사실이라면, 결국 스타 정치인 이재명은 유명 진보 인사들이 침묵의 카르텔로 인큐베이팅한 존재인 셈이다.

어쨌거나 선거는 3일도 채 남지 않았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당장 눈앞의 표를 위해 “일단 뽑으시라”, “한국당도 문제 많다”는 식의 하석상대(下石上臺), 아랫돌 빼 윗돌 괴는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 물론 후보 공천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같은 일의 반복을 막을 수는 있다. ‘근본이 혼란해지고서야 말(末)이 제대로 되어질 수는 없다(其本亂而末治者否矣)’는 <대학>의 구절처럼, 후보자 검증 시스템을 다시 정립할 시점이다. 더이상 경기도민이 자신의 지역구를 원망하며 "신이시여"를 외치지 않을 수 있도록. 

한설희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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