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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은행, 차기 행장 선출 난항···‘독립성’ 문제부터 ‘관피아’ 논란까지

기사승인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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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수협중앙회와의 분리를 선언한 SH수협은행이 최근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일 진행된 ‘新수협 출범식’ 모습. ⓒSH수협은행

수협중앙회와의 분리를 선언한 SH수협은행이 최근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와 수협중앙회 간 권력다툼으로 인해 차기 수협은행장 선출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행장 없는 대행체제가 가동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이하 행추위)는 전날(5일) 이사회 자리에서 은행장 재공모에 지원한 11명 가운데 3명을 후보자로 압축해 면접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종 후보자 선정에 또 다시 실패했으며, 이에 차기 행장 선임은 오는 10일로 미뤄졌다.

행장 선임에 잡음이 발생한 데는 정부와 수협중앙회간 힘 겨루기에 기인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로서는 수협은행에 1조1581억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는 점,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자 목소리를 높이는 형국이다.

또한 수협은행 행추위가 기재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금융위원장이 추천한 3인과 수협중앙회가 추천한 2인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 역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행장 선임을 위해서는 행추위 5명 중 4명이 동의해야 하지만 현재 정부 측은 이원태 현(現) 행장을, 수협중앙회에서는 내부 출신인 강명석 수협은행 감사를 지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팽팽한 의견 다툼이 예상된다.

수협은행, 진짜 ‘독립’은 가능한가

앞서 수협은행은 자회사 분리를 통한 주식회사 형태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지난해 11월 22일 진행된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그간 협동조합이란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수협은행은 외부자본 조달 곤란과 성장 한계에 봉착했었다”며 “이에 보통주 자본 조달이 가능토록 수협법상 중앙회의 자회사로 분리하고, 우량 중견은행으로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회사 형태이기에 독립성이 부족할거란 지적에도 “그간 예금보험공사와 MOU를 맺었지만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해왔다”며 “이를 통해 자율독립성 경영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표한 바 있다.

실제 수협은행은 자회사 분리 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다. 지난달 27일 수협은행은 2016년도 주주총회를 열고 786억원의 세전 당기순이익을 최종 확정했을뿐더러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도 27조6213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 증가했고,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2%로 같은 기간 0.55%p 개선됐다.

또한 지난해 결산결과를 토대로 공적자금 127억원도 첫 상환할 수 있었다. 이는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이 유입된 후 15년만에 결손금(9887억원)을 모두 정리한 것으로, 당초 계획 대비 1년 빠른 조기상환이다.

하지만 수협은행의 진정한 독립성 확보는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해야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공적자금이 투입 된 후 정부 측에서는 꾸준히 수협은행장 인사에 관여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예금보험공사의 경우 수협은행과 MOU(경영정상화 이행약정)를 맺은 만큼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주형 전 행장과 이원태 현 행장 모두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자리를 지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2028년에나 전액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이는 예금보험공사를 포함한 정부 측이 11년 가량 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은행도 정부의 입김이 줄어들자 성장세에 탄력을 받지 않았냐”라며 “수협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하며 효율성·생산성 부문에서 선도은행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입김이 줄어들지 않는 한 독립성 확보는커녕 제대로 된 경쟁도 힘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관피아’ 논란 역시 종식해야

이원태 현 행장의 ‘관피아’ 논란 역시 수협은행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전국금융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는 성명을 통해 이원태 행장의 연임 철회를 요구했다.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분리한 이후 첫 행장 선임인 만큼 관피아 출신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협중앙회지부는 “행장 후보 면접을 앞두고 이 행장의 업적을 포장하는 기사가 나오는 것은 물론 사업구조 개편에 큰 공로가 있는 것처럼 꾸며지고 있다”며 “이 행장 취임 후 지표상 수익이 개선된 것은 경영자의 획기적인 경영 방침이나 아이디어의 소산이 아니라 주말도 반납한 채 모델하우스에서 중도금 대출영업을 하는 등 치열하게 뛴 직원들의 피땀 덕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 직원들이 느껴온 그의 경영철학은 임금인상 최소화, 승진율 최소화, 영업비용 절감 등 직원 사기를 꺾어가며 철저한 통제 속에 실적을 짜내는 관리경영에, 성과연봉제 도입만 주장하는 정부대변인의 역할 뿐”이라며 “노사협의회 불참은 물론 임단협까지 해태하는 상황인 만큼 수협을 진정 위한다면 새로운 수협은행의 백년대계를 준비할 진짜 금융인이 수협을 이끌어 가도록 아름답게 물러가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 행장의 연임을 점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해수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공직 유관단체인 데다 앞서 언급한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된 만큼 기재부와 금융위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협중앙회와 정부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후보를 선출해야겠지만, 사실상 두 그룹 모두를 충족시킬만한 후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행장 선임이 차기 정부로 이어질 수도 있어 오는 10일에는 어떻게든 단일 후보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노조의 반대가 심각한 만큼 정부의 입김대로 이 행장이 최종 후보로 낙점된다면 선임작업을 완료하고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파행이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원태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일까지로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이날 열릴 예정이기에 10일까지는 선임 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수협은행 내부 규정에 따르면 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대행체제가 가동된다.

전기룡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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