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자의 까칠뉴스]자꾸 거짓말하는 쿠팡, 왜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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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의 까칠뉴스]자꾸 거짓말하는 쿠팡, 왜 그러세요?
  • 김인수 기자
  • 승인 2016.11.12 09: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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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법대로를 외치며 고소·고발도 곱지 않은 시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인수기자)

▲ 쿠팡이 무엇인가를 숨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쿠팡

우리나라 1위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말이라면 이제 믿음이 가질 않습니다. 1위 업체 흔들기냐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꾸 거짓말을 하거나 무엇인가를 숨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쿠팡의 경쟁사 직원이 일명 찌라시(사설정보지)를 통해 ‘쿠팡 직원이 강도 높은 야근 탓에 과로사 했다’는 내용을 유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사건 아시죠.

쿠팡의 신고로 검찰에 넘겨진 옥션 대리 A씨와 이베이코리아 홍보팀장 B씨 그리고 찌라시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해 함께 기소된 지인 3명 등 모두 지난 3일 법원으로부터 무죄가 선고 됐습니다.

이것이 무슨 거짓말이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을 텐데요. 지난해 김범석 쿠팡 대표가 한 말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질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3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는 “해당 직원의 사망 원인은 오랫동안 앓고 있던 지병이었다. 과로로 인한 사망이라는 소문은 악성루머였음이 밝혀졌다. 쿠팡은 일련의 사건과 무관하다”고 발언 했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김범석 대표의 말을 뒤집었죠. 법원은 “숨진 쿠팡 직원 누나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오전 7시에 출근해 자정에 퇴근하는 등 업무량이 많았고, 사고 당일에도 오후 7시께 집으로 돌아와 다시 회사로 출근하려다 돌연사 했다. (A씨의 글 중)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김범석 대표의 발언 후 1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진실이 밝혀진 것이죠. 당시 쿠팡이 직원 사망 사건으로부터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였을까요?

한편으로 쿠팡은 툭하면 법대로를 외치며 고소·고발을 일삼아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데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쿠팡이 고소·고발을 제기한 것은 경쟁사, 협력사, 네티즌, 전 직원 등을 상대로 총 5건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관련 업계가 이 기간 동안 1~2건의 고소를 제기한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쿠팡은 직원 채용에서도 거짓말을 한 것으로 <시사오늘>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제보자 C씨는 쿠팡 채용팀의 ‘한 달간 배송·운전교육이 끝난 뒤 현장에 바로 투입된다’는 말을 믿고, 교육 일정에 맞춰 8년간 다닌 직장을 퇴사했는데요.

최근 쿠팡맨 면접에 합격해 지난달 11일 배송교육에 투입된 C씨는 2주간 진행된 배송교육이 끝난 직후 쿠팡 본사로부터 바로 입사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맑은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C씨는 “운전교육 하루 전날 쿠팡 본사에서 전화가 와 ‘바로 입사가 어렵고 12월부터 순차적으로 투입이 가능하지만 정확한 건 알 수 없다. 내년 3월쯤에는 투입이 가능하니 운전교육을 받을 건지 말 건지 결정하라고 통보했다”고 토로했는데요. 채용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C씨는 운전교육 첫날에만 참여한 뒤 교육을 중단했습니다.

이게 무슨 짓일까요? 취직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8년간이나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 둔 구직자에게 할 짓인지 반문하고 싶네요.

<시사오늘> 취재에 쿠팡이 해명을 했는데, 이 또한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 되더군요. 쿠팡 측의 해명은 이렇습니다. “12월부터 투입되기 시작해 대부분 1개월 이내에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합격을 한다면 최대 3개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안내를 해드린 게 약간 소통이 되지 않았던 듯하다.”

소통이 되지 않은 듯하다? 본지가 입수한 면접에 합격한 예비 쿠팡맨들에게 발송된 ‘입사안내 메일’을 볼까요. 해당메일에는 동행배송 & 운전교육 프로그램 O.T 안내와 함께 ‘실제 근무는 O.T 다음날부터 진행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소통이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쿠팡 측에서 구직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 났습니다.

‘갑질 논란’으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예정됐던 김범석 대표가 돌연 명단에서 제외된 것에도 소문이 무성했는데요. 김범석 대표는 지난해에도 박은상 위메프 대표, 신현성 티몬 대표 등 소셜커머스 3사 대표와 함께 나란히 국가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농구하다가 부상을 이었다는 이유로 유일하게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죠. 결국 2년 연속 국감을 피했습니다.

김 대표의 국감 명단 제외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이 최근 영입한 국회의원 보좌진 및 청와대 출신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돌았었죠. 올해에도 국회 보좌진 출신을 대상으로 국회 대관팀 인재를 모집했습니다.

쿠팡이 정치권 출신 인사 채용에 열을 올리는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매번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는 로켓배송의 위법성과 각종 갑질 문제 등 골칫거리들을 해결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고 있기도 합니다.

로켓배송 무료주문 기준가 인상도 논란이 됐었는데요. 공지도 없이 슬그머니 올렸다는 데에 비난이 쏟아졌죠.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쿠팡이 경영악화를 메우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3년 1억원 수준에서 2014년 1216억원, 2015년 547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앞에서는 매출증가로 몸집은 키웠으나 뒤에서는 계속된 적자로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죠.

쿠팡에서는 ‘계획된 적자’라는 의아한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쿠팡 측은 “적자는 맞지만 사업계획에 의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아직 남아있다.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손실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쿠팡의 이같은 손실은 배송전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이 불러온 결과라는 게 중론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이같은 행보라면 앞으로 2년도 버티기 힘들어 보인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증권가에서도 쿠팡의 위기설이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역마진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쿠팡의 전략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쿠팡의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6%에 불과하다. 시장점유율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경우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도태는 불가피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곳곳에서 쿠팡의 전략과 현 상황에 대해 위기설을 내놓고 있는데 유독 쿠팡에서만 천하태평인 듯합니다. 정말로 경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면 무엇을 숨기려는 것일까요? 쿠팡의 내부를 속 시원하게 들여다보고 싶네요.

계속되는 거짓말과 무엇인가를 숨기려는 듯한 태도, 업계 1위 업체로서 해야 할 태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담당업무 : 산업2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借刀殺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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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2016-12-09 20:07:03
기자님 메일로 자세내용을 제보하였으니 다른 소비자들이 똑같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심가지고 취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