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해외사업 잠재적 리스크↑…'제2의 로이힐' 방지, "선제적 관리 필요"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형 해외사업 잠재적 리스크↑…'제2의 로이힐' 방지, "선제적 관리 필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0.24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형사업 선제적 리스크 대응,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시금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 조기경보체계'에 따르면 1조 원 이상 대형 해외사업의 잠재 리스크가 산업에 미치는 민감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위).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대형 해외사업 중 리스크관리가 절실한 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아래)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1조 원 이상 대형 해외사업에 대한 '잠재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2013년 삼성물산의 '호주 로이힐 참사'로 대표되는 대형 해외사업 악재를 피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4일 '건설동향브리핑'을 통해 최근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주한 1조 원 이상 대형 해외사업 공기가 30~60% 경과하면서 발생한 리스크가 누적돼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개발한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 조기경보체계(Risk-EWS)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41.7%에 그쳤던 '1조 원 이상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 규모'는 올해 2분기 50%를 돌파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전체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에서 약 57%를 차지할 정도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또한 전체 1조 원 이상 대형 해외사업 가운데 약 39%가 '집중적인 리스크관리 대상 사업', '위기 상황 임박 대상 사업', '손실 최소화 대상 사업' 등으로 분류될 정도로 리스크관리가 절실했다. 특히 이중 약 15%는 사업 초기에 계획된 기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실적이 저조해 이미 손실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실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한 해외사업들이 계약 금액은 대형화 되고, 사업 기간은 단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대형 해외사업 1건의 손실 규모가 기업 전체 경영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 세계 최대 광산 서(西)호주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 현장. 삼성물산은 해당 프로젝트로 인해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어야 했다. 리스크관리가 미흡했던 대형 해외사업의 말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삼성물산

대표적인 예가 삼성물산의 호주 로이힐 참사다. 삼성물산은 2013년 총공사비만 6조5000억 원에 달하는 호주 로이힐 광산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당시 삼성물산은 무리한 해외사업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전 현장조사와 안전관리 등에서 삼성물산의 패착이 여실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호주 로이힐 지역의 변덕스러운 기후, 건설 관련 현지법, 하청업체에 대한 현지 관행법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공사에 뛰어든 것이다.

결국 삼성물산은 폭풍우, 안전점검 등으로 공사가 연기되면서 공기 지연에 따른 보상액을 현지 법인에 무는 등 1조 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측도 실수를 인정하는 눈치다.

삼성물산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해외사업 수업료를 값비싸게 치른 셈"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전체 건설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사례가 아니었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유위성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단위 사업에 대한 리스크관리 성과가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사업의 공기도 짧아지는 경향이 있어 대형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위원은 "해외건설시장 환경 변화 적응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대형사업의 선제적 리스크 대응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시금석"이라며 "발주처 요구 사항을 선제적으로 충족하는 등 사업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