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연임 '빨간불'…구조조정 외에는 존재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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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연임 '빨간불'…구조조정 외에는 존재감 '글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10.24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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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나섰지만 리더십만 '상처'…옥계공장 페놀유출 연일 논란도 '부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 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두고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권 회장은 취임 후 2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경영난 극복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지만, 구조조정 외에는 크게 두각을 드러낸 부분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권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리더십에 상처를 입는 사건들과 마주함은 물론, 자신이 추진했던 프로젝트에서 실패의 쓴 맛을 보는 등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권오준 회장, 리더십 '치명상'…기술通의 한계?

우선 권오준 회장은 업계 내 기술통으로 큰 기대를 받으며 회장직에 올랐지만, 오히려 그룹 내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한계만 여실히 드러냈다.

일례로 지난해 6월 발생한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전병일 전 사장과의 대립은 권 회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히며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것.

당시 권 회장은 그룹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추진했는데, 전 전 사장이 이를 반대하면서 첨예한 대립은 20일 넘게 이어졌다. 전 전 사장은 포스코의 해임 결정마저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며 포스코 내부 소통의 문제는 물론 회사 장악에 실패한 권 회장의 현주소를 확인시켜줬다.

사태는 전 전 사장의 자진사퇴로 일단락됐지만, "책임을 느낀다"는 권 회장이 정작 사태 수습에는 문책성 인사만을 남발했다는 점도 진정성에 의문을 남겼다.

같은해 9월에는 권 회장의 무능함을 폭로하는 내부 문건이 돌기까지 하며 체면을 구겼다. 문건에는 "개인영달을 추구하는 최고경영자로 인해 포스코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권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당시 언론에서조차 권 회장의 리더십이 뿌리채 흔들렸다는 평가와 함께 포스코 내부의 조직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논란은 내부 문건으로 그치지 않았다. 올해 2월에는 권 회장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포스코를 살려달라'는 전 직원의 1인 시위까지 벌어진 것.

전 포스코 대외협력실 팀장을 지낸 J씨는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권 회장은 경영과는 무관한 연구원 출신이라 포스코의 위기 극복을 위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연구소 소장 시절에는 프로젝트 실패 등으로 엄청난 적자도 떠안겼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J씨가 23년 가까이 포스코를 대변해 온 일은 해왔다는 점과 포스코가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가 최근 취하했다는 점에서 J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권오준 회장, '무능함' 꼬리표…옥계공장 실패로 '확인'

이렇듯 내부에서조차 '무능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 온 권 회장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재직 시절의 과오들이 드러나면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권 회장의 최대 실패작으로 꼽히는 강릉 옥계 마그네슘 제련공장 건만 보더라도 그 문제점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2012년 7월 준공된 옥계 공장은 RIST 원장이었던 권 회장이 기술총괄을 맡으며 사실상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한 프로젝트다.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의 작품이기는 하지만 권 회장이 마그네슘의 성장성을 강력하게 건의해 해당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장본인인 것이다.

하지만 옥계 공장은 2013년 6월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독성물질 '페놀'이 15톤(포스코 추산) 가량 유출되며 전면 가동 중단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알려진 손실액만 1480억 원인 옥계 공장은 3년째 포스코의 재정악화에 일조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000억 원 가까운 손실을 냈다는 얘기도 나온다.

더욱 문제인 것은 권 회장이 옥계 공장의 환경오염 문제 등이 연일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지난해 5월 옥계 공장장과 포스코엠텍이 폐기물 관리법 위반으로 각각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으며, 회사 차원에서는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페놀 정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정화작업마저 불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눈총을 사고 있다. 강릉환경연합은 최근 실시한 오염도 조사 결과 포스코가 진행한 결과와 달리 차수벽(오염물질의 확산을 막는 벽) 외곽지역의 토양에서 페놀이 기준치 대비 19배, 지하수는 최대 8700배가 넘는 오염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던 포스코가 페놀 유출 사고로 환경 오염은 물론 주민들의 삶까지 망가뜨렸다"며 "현재 이뤄지고 있는 토양 정화작업 역시 그 방식이나 규모에 있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어, 결국 피해는 힘없는 마을 주민들만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외에도 권오준 회장은 리튬 소재 개발 등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시장성 확보 미비는 물론 내부 조언조차 듣지 않는 폐쇄적 사업 진행을 이루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엔지니어 출신인 권오준 회장이 과연 경영자의 눈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며 "권 회장이 계열사 정리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추진력에 있어서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들려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워낙 안좋았던 포스코 실적이 최근 들어 회복됨에 따라 권 회장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는 부분도 있는 데, 연임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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