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개헌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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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개헌논의,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10.24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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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김종인 “환영”
문재인·안철수 "국면전환용 아닌지 의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가진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치권에 헌법 개정을 전격 요청했다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개헌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정치권에 헌법 개정을 전격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반세기만에 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해 선진국의 문 앞에 서 있지만,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게 됐다”며 “그래서 그 뜻을 국민의 대표이자 그동안 지속적으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해 오셨고, 향후 개헌 추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실 국회의원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판단 하에 오늘 국회 연설을 계기로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정치는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다시 차기 대선이 시작되는 정치체제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구도가 일상이 돼버렸고, 민생보다는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투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적 정책현안을 함께 토론하고 책임지는 정치는 실종됐다”고 개헌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대통령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지속가능한 국정과제의 추진과 결실이 어렵고, 대외적으로 일관된 외교정책을 펼치기에도 어려움이 크다”며 “북한은 ‘몇 년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수십 년 동안 멈추지 않고 있고, 경제주체들은 5년 마다 바뀌는 정책들로 인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와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운영의 큰 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당면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더욱 중요하고, 제 임기 동안에 우리나라를 선진국 대열에 바로 서게 할 틀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치권이 개헌논의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의 개헌논의 요청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먼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보도자료를 내고 “애국의 결단”이라며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개헌의 목적은 단순히 권력구조 변경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뿐만 아니라 국민의 행복과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이 개헌 추진을 말하면서 강력한 추진동력이 생긴 만큼 이러한 호기에 반드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김 전 대표와 뜻을 같이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기적으로는 적정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울 녹번동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은 ‘블랙홀’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반대해왔고) 임기 말,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지금 시기에 개헌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말씀해왔다”며 “이젠 거꾸로 ‘블랙홀’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냐”고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했다.

다만 그는 “어쨌거나 개헌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제가 즉흥적으로 답변드리는 것보다는 제안의 취지를 좀 더 살펴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임기 마지막 해에 개헌을 하시겠다는데 지금 현재 우병우, 최순실, 이런 일을 덮으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국면전환용’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그는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께서 개헌과 4년 개헌 중임제 이야기를 꺼냈을 때 박 대통령께서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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