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호실적 정유업계… ‘드라이빙 시즌’ 2분기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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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호실적 정유업계… ‘드라이빙 시즌’ 2분기도 ‘기대’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5.0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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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오일뱅크, 1분기 영업이익 전년比 상승…에쓰오일은 흑자전환
2분기 드라이빙 시즌…항공·선박유 등 벌크 제품 수요 견조도 ‘기대’
횡재세 우려엔 “2022년 수준 논의 아냐…정계와 이미 충분한 공감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 ⓒ에쓰오일

1분기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으로 정유업계가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역시 수요 호조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횡재세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긴 하지만, 정유업계에까지는 논의가 번지지 않을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유업계는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및 소재를 제외한 정유·석화·윤활유·석유개발·기타 부문에서 총 1조2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237억 원보다 41.0% 늘어난 수치다.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3052억 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익은 2504억 원으로 한 해 전(2906억 원)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흑자전환했다.

업계는 1분기 영업익 증가의 배경으로 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대규모 석유제품 재고 관련 이익을 꼽았다. 올해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지난해 12월 초(배럴당 75달러 안팎)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29일 기준 배럴당 89.1달러까지 올랐다.

정유 부문 매출도 늘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3%, 1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품 판매 시 정유사에 남는 순이익에 해당하는 정제마진 또한 올해 초부터 지난 2월 초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는 올 2분기 역시 수요 호조세를 전망하고 있다. 통상 여름 시즌은 휴가로 인해 이동 수요가 늘어나는 ‘드라이빙 시즌’으로 불린다. 해당 시기 휘발유 및 경유 등 자동차 연료뿐 아니라 항공유 수요도 올라간다.

또, 고부가 제품인 저유황 선박 연료유 등의 수요도 해운사 ESG 수요에 따라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 A 씨는 “이번 1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이 난 곳이) 다 항공유다. 코로나 터지고 나서 하늘길이 막히고 항공유가 안 팔리면서 실적이 하락했었는데 (그게) 회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은 지난 2월 중순부터 하락하고 있지만, 수요가 견조한 만큼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싱가폴 정제마진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핀란드 국영 석유기업 네스테(neste) 정제마진을 보면, 지난 2월 13일 배럴당 29.0달러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나타내다 지난달 29일엔 28.3달러까지 밀려났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제마진이 1분기 수준까지 반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높은 정제마진 덕분에 견조한 실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변수로 꼽히는 횡재세 우려 역시 지난 2022년 처음으로 제기됐던 때 대비 비교적 잦아들었단 판단이다. 횡재세는 고유가로 실적이 큰 폭 개선된 은행, 정유업계 등을 대상으로 일정 이상 소득에 대해 세금을 추가 부과하는 게 골자다.

정유업계 관계자 B 씨는 “국내 정유업계는 (원유 생산보단 원유를 사와서 정제품 판매에 비중을 두는 만큼) 횡재세가 적용됐던 외국 석유회사 등과는 영업 구조가 전혀 다르다”며 “또, 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기여도나 에너지 안보 기여 현실에 대해 여야가 전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률은 가장 높았던 지난 2022년에 6% 정도였고, 지난해에는 4%밖에 안 됐다”며 “이런 현실을 잘 모르는 가운데 횡재세 얘기가 나왔었는데, 지금은 정치권에서도 이런 수치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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