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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 직원 폭행한 노량진 舊시장측, 버티기 진짜 이유는?

기사승인 2018.12.06  09: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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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찰 입회불구 수협 사업팀장 전치 6개월 중상 입혀
90% 상인들 현대화시장으로 이전해 이미 장사 시작
법원 "단전·단수 정당" 판결했지만 구시장측 요지부동
시민·네티즌 등도 구시장 상인들에 '비난 여론' 커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구시장(왼쪽)과 신시장(오른쪽)으로 나뉜 노량진수산시장 ⓒ 뉴시스

3년째 현대화 시장과 구(舊)시장으로 나뉘어 정점을 향해 치닫던 노량진수산시장 내 갈등이 결국 파국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1일 수협 노량진수산시장(주) 소속 현대화사업팀장이 구시장 점유 상인 측 폭력 행사의 희생자가 됐다. 해당 사업팀장은 전치 6개월의 중상을 입었다는 수협 측의 전언이다.

일어나선 안 되는 극단적 상황이다.

수협 측은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무엇보다 사건 현장에 경찰이 입회했음에도 벌어진 일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최소한 구시장 상인들이 공권력을 무시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운 모양새다.

1971년 착공된 옛 노량진수산시장은 3년 전 예정됐던 철거 시점을 놓친 상태다. 47년째 사용 중이다. 이미 건물은 노후화 돼 상인은 물론 고객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협이 내세우는 최신식 문화관광형 도매시장으로의 전환이 시대적 요구다.

그러나 아직 구시장에 남아 있는 127명은 새 시장이 상인과 고객의 배려 없이 지어졌다고 주장한다.

점포당 면적이 4.95㎡(1.5평)에 불과해 영업에 애로가 있다는 것이다. 새 시장의 월 임대료도 기존보다 두 배가량 책정됐다는 원성이다. 시장 설계부터 임대료까지 상인들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현대화 시장의 점포 면적과 설계구조는 상인들의 결정이었다는 게 수협의 반론이다.

구시장과 현대화 시장 모두 점포 면적은 1.5평으로 동일하다. 새 시장의 설계 방식은 당초 옛 시장이 너무 낡아 현대화 시장을 지어 달라고 탄원한 상인들이 정했다는 게 일반론이다.

임대료도 점포당 2~3억 원의 연 매출에 비하면 10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기존 ‘목 좋은’ 자리에 대한 상인들의 집착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보상금을 더 얻어내려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물론 이전을 거부하는 상인들에 대한 오해의 대목일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시민 및 네티즌들의 시각은 구시장 상인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구시장에서 좋은 자리를 잡아 장사하던 이들이 현대화 시장 자리 추첨에서 안 좋은 곳으로 밀리니 이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정작 현대화 시장에서 새로이 장사하는 90%의 상인들을 무시하는 10% 상인들의 집단이기주의 발상이라는 반응이다. 적어도 대표성에선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구시장 존치를 요구하는 상인들에겐 어느새 ‘불법 점유’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촛불 켜고 영업하는 구시장을 찾는 고객은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달 법원은 “점포 사용 및 수익 권리를 주장할 적법한 근거가 없다”며 구시장 상인들의 단전·단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오히려 구시장 상인들이 신시장 이전을 반대해 현대화 사업이 지체됐고, 수협뿐만 아니라 이미 자리를 옮긴 이들에게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사회 내 소수자와 상대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는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법적 테두리와 합리적 근거 하에서만 가능하다. 

관용의 정신을 뜻하는 이른바 ‘톨레랑스(tolerance)’는 다원화 사회의 버팀목이지만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하기 바쁜 우리네 각박한 현실 속에선 요원한 단어인 것 같아 안타깝다.

수협과 구시장 상인들 사이의 타협은 선결 과제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 됐든 폭력 사태까지 나오는 국면에서 국민들의 눈초리는 일부 상인들에게 따사롭진 못할 것 같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성과 합리가 절실한 때다.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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