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유승민, 대권행보 재개…4가지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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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유승민, 대권행보 재개…4가지 전략은?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2.06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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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통+강연정치+대구동구을+보수재건´ 의 키 잡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경제통+강연정치+대구동구을+보수재건.’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다 ‘4가지 콤보 전략’으로의 대권 재개 시사.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에 대한 얘기다.

▲ 유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공식 활동도 재개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잇따른 대학가 강연 정치가 눈에 띈다. 젊은 층 표심 공략의 일환으로 읽혀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연세대 경제 성장과 리더십 특강 연사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뉴시스

경제통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는 ‘경제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전문가로서의 날카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홍 후보자가 “경제가 어려워지는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처방도 가능하다….”고 발언할 때였다. 그때 유 전 대표의 송곳 질문이 기습적으로 파고들었다.

“원인이 뭡니까?”

순간 일이 초 간 홍 후보자의 멍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돌직구는 다시금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중 뭐가 잘못됐습니까?”

“과거에 누적돼있던 구조적, 경기적 요인이 같이 있고요…”

우회적으로 비껴가자 또다시 정공법 질문이 직격탄으로 날라왔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은 전혀 없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구조적 경기적 정책적 측면이 다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어떤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십니까.”

“소득주도성장 자체가 영향을 미쳤다기보다는 최저임금이라든가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일부 정책이 생각보다 속도가 빨라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 속도, 주 52시간의 속도가 빨랐다는 점을 정부 핵심 인사 측에서 인정한 셈이 됐다. 정통 관료 출신의 홍 후보자는 장관 내정 전 문재인 정부 첫 국정조정실장을 역임해왔다. 유 전 대표의 집중포화 활약이 두드러져 보였다는 평가다.

강연정치

유 전 대표는 최근 들어 침묵을 깨기 시작했다. 공식 활동도 재개했다. 연세대, 이화여대 등 잇따른 대학가 강연 정치가 눈에 띈다. 젊은 층 표심 공략의 일환으로 읽힌다. 청년들과의 소통의 매개체 역시 전문 분야인 경제다. 지난달 28일 이화여대 경제 특강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한 학생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물었다. 해당 정책이 경제를 살릴 해법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소득주도성장이 강력한 성장의 해법이냐.”

유 전 대표는 반문한 뒤 고개를 저었다.

“복지를 하면 경제가 성장한다? 허구입니다.” 

“물은 물이고 산은 산입니다. 복지는 복지고 성장은 성장입니다. 여러분이 낸 세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 복지를 해야 합니다. 돈은 한정돼 있습니다. 우선 가장 어려운 사람들한테 갈 수 있는 복지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소득주도성장 전체를 부정하지도 않았다.

“최저임금을 올리는 등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을 조금 높이면 소비가 늘어나고, 그게 기업 투자로 이어져 경제가 살아난다는 이론입니다. 전혀 작동하지 않는 정책인가. 저는 그렇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일부분은 작동하겠죠.”

하지만 그것이 경제성장의 열쇠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공무원을 많이 뽑고 근로장려금과 기초연금을 주고 국민연금을 강화하면 경제가 사느냐”,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정부의 경제 정책 모순을 핵심적으로 짚어내고 차별성 또한 선명하게 부각했다는 게 중론이다.

대구동구을

6·13선거 참패 후 정중동 행보를 보여 왔던 그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대통합”을 외칠 때도 별말이 없었다. 바른정당을 함께 하다가 길이 달라진 김무성 의원과의 만남도 꺼렸다. 한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는 모습을 기대하던 시각도 있었지만 허사였다. 김 의원과 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국당 복당 가능성으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려는 분위기였다.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강연 정치에 앞서 대구동구을 지역위원장이 되면서 인 듯하다. 유 전 대표는 지난달 바른미래당 기존 지역구위원장으로 확정됐다. 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이정표와도 같다. 그간 '대권vs.총선'이냐를 놓고 딜레마를 겪어왔다면 가닥이 잡혔다고 볼 수 있다.

선택은 ‘대권’이다. 유 전 대표로서는 차기총선에서 지역구인 대구동구에 출마해 승리를 거머쥐어야 대권주자로서 한발 가까워진다. 이는 정면승부수를 던진 것과 다름없다. 그간 17대 비례대표 이후 대구동구을에서만 내리 네 번 당선한 유 전 대표였다. 하지만 지역기반이 부실한 바른미래당 소속인데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첨예했던 갈등과 탄핵파의 길을 계기로 지역 비토도 없지 않아 당선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수도권에 출마한다면 스펙트럼이 넓은 ‘유승민 브랜드’로 승산이 높다는 시각이다. 그렇지만 유리한 국면 대신 지역을 기반으로 TK(대구경북)를 대표하는 대권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이번에 보였다는 견해다. 불리하더라도 모험을 감행했다. 앞으로의 행보는 등 돌린 일부 지역민의 마음을 되살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재건

어떻게 얻을 건가. 마음을 얻는 방법. ‘보수 재건’의 키를 잡아야 한다. 유 전 대표도 이화여대 강연 등을 통해 ‘보수 재건’에 힘을 주고 있다.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보수가 다시 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보수를 어떻게 제대로 재건할 수 있느냐를 갖고 엄청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수가 다시 서는 게 대한민국을 위해 중요합니다. 그래야 진보도 다시 섭니다. 보수가 분열되고 무시당하면 진보도 발전하지 않습니다. 보수 진보가 건전하게 경쟁할 때 정치가 발전합니다.”

“보수가 기존에 잘한다고 국민들이 생각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실망했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경제와 안보 면에서 보수의 실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추구하는 개혁보수,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보수도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연세대 경제 관련 특강 연사로 나서면서도 “보수 재건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방향을 고민한다는 것은 여러 선택의 폭을 놓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보수 재건을 위한 가장 최상의 방법론을 모색하는 거라면 그 안에는 ‘다시 한국당으로’라는 경우의 수도 있음 직하다. 하지만 한국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보수가 국민에게 완전히 외면받는 상황에서 한국당에 가고 안 가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요한 기준이나 목표는 아니다”는 말도 부연했다.

때문에 섣부른 움직임 대신 때를 기다릴 것으로  가늠된다. 이는 전날 이화여대 강연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고, 한국당은 아직도 과거를 갖고 싸우고 있습니다. 마음을 열어놓고 자기를 내려놓고 어떻게 보수 재건을 하느냐에 따라 시간은 걸리지만 갈 길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기상으로는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공천관리위원장 등을 준비하는 내년 여름 전까지 획기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이 내다본 여의도 정가의 한 인사는 근래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제3지대에서 만나면 몰라도 한국당 자체가 인적쇄신이 없는데 미련이 있을 리 있겠느냐”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유 전 대표가 명분도 없이 움직이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유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공식 재개한 것을 두고 한국당과의 연계를 생각하며 보수대통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보는 견해도 여전하다. 하지만 유 전 대표실 측은 지난달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활발하게 정치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바라봐 줬으면 좋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은 얼마 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의 대안이 될 적임자를 묻는 질문에“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기려면 결국은 확장성이다. 확장성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당의 중심이 돼야 할 것”이라며 유 전 대표를 지목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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