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 펄어비스, '검은사막' 돌풍…'원 타이틀'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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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 펄어비스, '검은사막' 돌풍…'원 타이틀'은 한계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12.0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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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 <시사오늘>은 펄어비스에 대한 SWOT 분석을 진행해 봤다. ⓒ펄어비스 CI

S- 검은사막 모바일, 펄어비스의 ‘캐시카우’

펄어비스가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스테디셀러가 PC MMORPG ‘검은사막’뿐이었던 펄어비스로서는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가 마련된 셈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3분기 1170억 원 상당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3.8%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이익(603억 원)과 당기순이익(517억 원)도 같은 기간 297.2%, 281.4% 늘어났다.

눈에 띄는 점은 검은사막 모바일을 필두로 한 모바일게임 부문이 펄어비스의 호실적을 견인했다는데 있다. 펄어비스의 모바일게임 부문 매출액은 지난 1분기 415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828억 원, 3분기 897억 원을 달성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아울러 기존 스테디셀러인 검은사막도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통해 흥행 장기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3분기 온라인게임 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248억 원) 대비 10.08% 늘어난 2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조석우 펄어비스 재무기획실장은 “지난 1년간 검은사막 IP의 가치 증대와 새로운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며 “검은사막 온라인의 리마스터링, 검은사막 모바일의 해외 시장 진출 등이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W- 원 타이틀의 한계, 신작이 필요할 때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를 제외하고 뚜렷한 인기작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따라서 펄어비스 측은 신규 IP를 활용한 PC·모바일 게임과, 최근 인수한 CCP게임즈의 ‘이브 온라인’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차세대 신작을 마련한단 방침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프로젝트K’와 ‘프로젝트V’라는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K는 MMO(다중접속)와 FPS(1인칭 슈팅), AOS(적진점령) 등 3개의 장르가 혼합된 게임이며, 프로젝트V는 모바일 캐주얼 MMORPG 장르의 게임이다.

이에 대해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달 9일 컨퍼런스콜에서 “신작 프로젝트V와 K를 올해 외부 공개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게임이기에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시기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펄어비스 측은 지난 9월 6일 이브 온라인을 개발한 CCP게임즈를 인수하며 또 다른 성장동력도 확보한 모양새다.

이브 온라인은 누적 가입자 약 4000만 명을 보유한 게임이다. 양사는 향후 독립적인 스튜디오로 운영하되 시너지를 내기 위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대표는 “MMORPG를 향한 열정, 자체 엔진에 대한 자부심 등 펄어비스와 닮은 점이 많은 CCP게임즈와 함께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CCP게임즈 인수를 통해 양사의 상호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O- 콘솔시장, 국내보다는 세계를 봐라

펄어비스가 성장 가능성 높은 콘솔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은 ‘기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콘솔게임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354억3400만 달러(한화 약 38조)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국내 시장 비중은 0.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콘솔게임 시장이 국내 게임업계에 있어 불모지인 반면, 여전히 높은 성장동력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을 통해 콘솔게임 시장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다는 방침이다.

특히 펄어비스 측은 지난 11월 8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진행한 검은사막 엑스박스 북미지역 오픈베타에 19만 명 이상을 모객하면서 이미 성공 가능성을 엿본 상태다.

아울러 오픈베타를 체험한 이용자들도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에 대해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스트에 참여한 북미 이용자는 “콘솔에서 처음 느끼는 고 퀄리티 MMO 게임이다”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몬스터를 공략하는 경험을 콘솔에서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전광배 펄어비스 콘솔사업팀 팀장은 “이번 테스트 기간 동안 유저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두어 의견을 수집했고, 플레이 동선을 개선하기 위한 분석을 진행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언급된 ‘프로젝트K’ 역시 PC와 콘솔, 두 가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T- 변동성, 글로벌 퍼블리셔 발목 잡나

글로벌 퍼블리셔로 거듭나고 있는 펄어비스에게 있어 갑작스레 발생하는 시장의 변동성은 일종의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퍼블리싱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모든 이용자 데이터가 삭제될 뻔한 러시아 검은사막을 얘기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5년 10월 게임넷과 3년간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검은사막의 러시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검은사막은 러시아 게임전문 매체 ‘GoHa.Ru’가 선정한 최고의 MMORPG에 선정되며 이용자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문제는 계약이 종료되기 직전이었던 지난 9월 발생했다. 게임넷과 펄어비스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게임넷에서 맡았던 번역 스크립트와, 캐릭터 데이터에 대한 이전 권한이 제한된 것.

이로 인해 3년간 검은사막을 즐겨온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즐기기 위해 새롭게 캐릭터를 생성해야 하는 위기에 봉착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펄어비스가 지난 10월 17일 극적으로 게임넷과 협상에 성공하면서 데이터를 포함한 전체 게임 서비스를 이전 받기로 합의했지만, 이번 러시아 사태는 갑작스런 변동성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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