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文대통령 지지율 하락…20대가 던진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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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文대통령 지지율 하락…20대가 던진 숙제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11.23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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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초반까지 떨어진 하락 국면
20대 지지층 이탈 현상 원인, 왜?
불공정 고용세습+고용쇼크 풀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침체 국면이다. 근래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50%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다. 소폭 반등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수주 째 하락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내림세를 놓고는 ‘이영자’ ‘이노호’ 등 다양한 분석이 오가고 있다. 그중 20대 지지층의 이탈 현상에 주목해 본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78%였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60%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근 몇주 째 50%대 초반을 간신히 유지 중에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영자' '이노호' 현상 등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20대 지지층 이탈 현상에 정치권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뉴시스

文대통령 지지율 50대 초반 ‘턱걸이’
소폭 반등도 있지만, 기존 최저치도 갱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남녀 1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2%포인트 하락한 52.5%로 집계됐다. 이는 8주째 하락한 것이자 취임 후 최저치다. 앞서 기존 최저치는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9월 2주차의 53.1%였다. 하지만 이후 평양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상승했다. 무려 65.3%까지 오른 것이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했다. 다시 하락국면으로 돌아섰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52.5%까지 내려감으로써 기존 최저치마저 갱신하기에 이른 것이다.

소폭이긴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주 연속 하락하다 약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2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53%로 한주 전보다 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6월 지방선거 직후 78%,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60%선을 유지하던 것에 비교하면 50%대 초반을 간신히 유지 중인 현 국면은 위태로움을 안기고 있다.

‘이영자·이노호’ 등 신조어 등장 속
20대 이탈현상에 정치권 ‘예의주시’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하강 국면을 예의주시하며 신조어에 빗대는 등 다양한 품평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0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진 이유에 대해 ‘이영자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현재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평화당 문정선 대변인 경우는 “박지원 의원이 ‘이영자’라는 망원경 시야의 혜안을 내놓았는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이노호 현상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즉 “20대, 노동자 특히 호남에서의 지지율 추락이 눈에 띈다”며 “깜빡이도 켜지 않고 우왕좌왕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혼선 때문”이라고 했다.

‘이영자’든 ‘이노호’든 공통점은 20대 지지층에서 등을 돌린 것을 지적한 점이다.

실제 문 정부의 핵심지지층으로 분류됐던 20대 지지층의 이탈 현상은 두드러져 보인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2~16일 실시한 설문에서도 그 양상은 뚜렷했다. 문 대통령의 20대 지지율이 전주 대비 7.3%포인트 급락한 54.2%에 그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0일 실시한 연령별 조사에서는 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19~20대 청년층은 44.6%로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 초 20대 지지율이 80%대 위력을 보이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누구보다 촛불 높이 들었던 20대…”
“공정 기본사회 무너질 때 청년 분노”

20대 지지층이 예전만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하게 꼽히는 것은 ‘공정’의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과거 촛불 정국 발화에 기름을 부은 것 중 하나가 ‘최순실 딸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 사건이었다. 그런데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는 일련의 불공정 사태는 현 정권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2018년 국정감사 기간 터져 나온 신(新)고용세습 의혹은 서울교통공사 임직원들과 노조 간부 친인척 채용비리를 비롯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등 전방위에서 나타났다. 정부의 캠코더 인사 현황 관련 지난달 바른미래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340개의 공공기관 임원 중 365명이나 해당됐다. 문 대통령 팬카페 리더가 공공기관 코레일 비상임이사로 임명되는 등 당파의 충성도·이익에 따라 혜택을 주는 '엽관제'도 만연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년 정치인들도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다.

이동수 청년정치크루 대표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 절망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공정한 경쟁의 기본 수칙마저 안 지켜질 때다. 불공정한 채용과정, 그런 문화나 분위기에 절망을 많이 하는 것 ”이라며 “청년들의 근로 의욕, 취업 의지를 꺾지 않도록 털고 가야 할 것은 털고 갈 필요가 있다”고 한 바 있다.

지난 19일 바른미래당 김정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누구보다 높이 촛불을 들었던 20대 청년들이다. 정의로운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며 촛불을 들었다. 일 년 반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문팬’ 카페지기는 코레일유통 이사가 됐고, 54조 일자리 예산을 쓰고도 취업률은 하락세”라고 언급했다.

근래 집권여당이 20대 지지율 이탈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김 부대변인은 씁쓸해했다. 그는 “민주당은 ‘미래를 책임질 20대가 실망한 것에 가슴 아프다’고 했다”며 “달라진 것도, 이뤄낸 것도 없으면서 도대체 무엇이 ‘가슴 아프다’는 것인가. 간절히 응원했던 청년들의 가슴이 더 시리다”고 강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전날(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에서 “올해 초만 해도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82.9%에 달했는데 11월 둘째 주는 54.5%로 27%포인트 이상 하락했다”며 “굉장히 가슴 아플 수밖에 없고 아파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 바 있다.

한편 경제 악화 및 고용쇼크도 청년층 지지율 이탈의 원인일 것으로 짐작된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음악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이동연 학생(남)은 문 정부 평가를 묻는 <시사오늘>질문에 “정부가 남북 관계는 잘하는데 경제 정책은 진짜 일을 못하는 것 같다”며 “주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아르바이트 찾기도 힘들다. 어려운 현실”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뽑았다는 지리교육과 1학년 이 모양은 “경제가 심각한데 정부가 왜 경제를 못 살리는지 속상하다. 빨리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제를 못 살릴 경우 지지철회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 뭘 믿고 계속 주냐”고 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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