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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치상식] 당협위원장은 지구당위원장과 같은 개념이다?

기사승인 2018.11.07  17: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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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당은 정당 하부조직…당협과 권한 차이 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금권선거의 온상으로 지목된 지구당은 2004년 일명 ‘오세훈법’이 통과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뉴시스

정치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당협위원장’이라는 말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과거의 지구당위원장’이라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이 기사를 읽은 독자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아, 당협위원장과 지구당위원장은 같은 말이구나!’

과연 그럴까. 우선 지구당위원장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2004년 개정 이전의 정당법 제3조는 ‘정당은 수도에 소재하는 중앙당과 국회의원 지역선거구를 단위로 하는 지구당으로 구성한다’고 돼 있었다. 즉 지구당은 중앙당의 하부 조직이자 지역 조직 개념이었고, 이 지구당을 책임지는 사람이 지구당위원장이었다.

지구당은 정당이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본래 목적은 그랬다. 지역 주민들이 지구당을 찾아와 의사를 표현하고 민원을 제기하면, 지구당에서 이를 모아 중앙 정치에 반영하도록 하는 매커니즘이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그렇듯이, ‘돈’이 문제가 되면서 지구당도 당초 목적을 상실하고 변질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지구당을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구당은 ‘돈이 많은 사람’ 혹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람’ 중심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이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구당은 사당화(私黨化)의 길을 걷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위원장은 위원장대로 자금 조달을 위해 각종 부패를 저지르면서, 지구당은 ‘금권 선거’의 온상으로 지목된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은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을 통과시켜 지구당을 폐지한다. 대신 2005년 정당법 재개정을 통해 국회의원 지역구 또는 자치구·시·군, 읍·면·동별로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하면서, 현재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결국 당협위원장은 지구당위원장이 사라진 자리에 신설된 직위인 셈이다. (단,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당협위원장 대신 지역위원장이라는 명칭을 쓴다.)

그렇다면 지구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은 같은 개념으로 봐도 될까.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앞서 살펴봤듯이, 지구당위원장은 정당 조직의 일부지만 당협위원장은 ‘자발적 모임’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크다. 정당의 하부 조직인 지구당위원장은 얼마든지 정당 활동이 가능하다. 지구당사무실을 설치하고 현수막을 걸어둘 수도,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통해 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입장을 홍보할 수도 있다. 후원회를 두고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반면 당협위원장은 정당 조직이 아니므로 선거 기간이 아니면 정치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다. 인쇄물·시설물·광고 등을 통한 홍보가 불가능하며, 후원금을 받을 수도 없다. 사무실과 관련해서는 정당법 제37조에 아예 ‘누구든지 시·도당 하부조직의 운영을 위하여 당원협의회 등의 사무소를 둘 수 없다’고 못 박아 놨다. 당협위원장이 합법적으로 사무실을 차리고 홍보를 하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으로 한정된다. 지역구를 관할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지구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권한의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 간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같은 당협위원장이라 하더라도 현역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사무소 개설이나 홍보 활동, 후원금 모금 등이 가능한 반면, 국회의원이 아닌 당협위원장은 정치 활동에 큰 제한을 받는 까닭이다. 이러다 보니 매 국회 때마다 지구당 부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공직선거법이나 정당법, 정치자금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 지역의 한 야당 원외 당협위원장은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역(국회의원)들은 번듯하게 사무실 차려놓고 활동을 하는데, 우리(원외 당협위원장)는 현수막도 하나 못 걸게 하니까 경쟁이 안 된다”며 “이런 시스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유력 당권 주자에게) 줄 대는 것밖에 더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지구당을 다시 살리는 것밖에 없다”면서 “현역들이 자기들이 불리해질까 봐 계속 지구당 살리는 문제를 덮어두고 있는데, 정치 발전을 위해서 대승적으로 통 크게 합의해줬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Fact – 당협위원장과 지구당위원장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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