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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더리 보이콧] 블랙스완 가능성은?…“美시스템에 답 있다”

기사승인 2018.11.01  23: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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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루머 일축에도 美재무부 다이렉트 조치 ´우려´ 적지 않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 청와대는 가짜뉴스라고 했지만, 금융위는 유포과정 조사 착수에 돌입한다고 했지만 어제 온라인 포털 실검 리스트에 연일 시중은행에 대한 경제적 제재 관련 세컨더리 보이콧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정부가 한반도 운전에 있어 과속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대북제재를 준수하라는 미국의 경고 신호도 엄연히 존재한다는 견해도 있다. 세컨더리 보이콧 해프닝인지, 혹은 긴장해야 할 상황인지 알아본다.ⓒ시사오늘(그래픽=김승종)

흰 고니. 백조(白鳥)는 희어서 백조일 게다. 흔히들 고니하면 흰 백조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난 적이 있다. 18세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흑고니가 발견된 것이다. ‘흑조도 있었단 말이야?’ 통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후부터 사람들은 발생가능성이 적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블랙스완’이라고 불렀다.

10월 막바지 인터넷포털 실검을 달군 키워드가 있었다.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이었다. 이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개인에 대한 제재를 말한다. 실검에 오르내린 이유는 미 재무부가 대한민국의 한 시중 은행을 강력 제재할 예정에 있다는 '찌라시'가 나돌면서다. 공교롭게도 그 기간 증시는 바닥을 쳤다.

정치권은 지난달에만 마이너스 19%로 세계에서 가장 크게 폭락한 점을 중요히 봤다. 특히 금융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보다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하락 폭이 더 큰 점에 최악의 경제지표라고 경악했다. 증시 쇼크에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9일 한국경제 전망이 어둡다며 경제공황을 걱정했다. 설상가상. 증시 쇼크 원인을 놓고 세컨더리 보이콧 때문 아니냐는 설왕설래는 더욱 확산됐다. 과연 어느 은행이 제재 대상인가. 실시간 이슈로 연일 등장한 이유였다.

삽시간에 퍼진 풍문. 청와대는 수습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김의겸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터무니없는 루머라고 했다. 거론할 가치조차 없는 가짜뉴스라는 일축이었다. 금융위원회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은행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임이 밝혀졌다고 했다. 또 허위사실의 출처를 발본색원해 시장 질서를 교란시킨 죄를 묻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물밑 저변에서는 ‘블랙스완’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특정 은행 제재 예고가 근거 없을지라도 최근 미국 시그널로 볼 때 마냥 태평할 수많은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 미국의 구두 경고는 연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재무부가 산업·기업·국민·신한·농협·우리·하나 은행 등에 전화를 건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미 재무부 차관은 각 은행에 어떤 대북 사업하는지를 묻고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말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 자체가 이미 저승사자 같았다는 은행 관계자의 인터뷰도 지난달 31일 <중앙일보>를 통해 나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 등을 검토 중이던 은행들에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경남은행이 북한산 석탄 수입 문제를 놓고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으로 거론됐다는 얘기도 있다.

대북금융거래 주의보는 1일 미국의소리(VOA)방송을 통해서도 재차 전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반은 북한이 자금세탁 및 테러 자금을 조달할 위험이 있다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회원국 등에 대응 조치를 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마찬가지로 FATF 자체에서도 대북 금융제재 준수를 거듭 강조하고 있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북한은 2011년 이후부터 FATF 금융제재에서 최고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도 이 같은 제재는 재차 확인됐다. 10월 프랑스에서 가진 총회에서 강도 높은 최고 수준의 제재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주한 미 대사관의 경협 내용 파악이나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해 ‘임종석 실장‧정의용 실장‧조명균 장관’ 등을 차례로 만난 것도 예의 주시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버락 오마바 때보다 30%가량 넘는 대북제재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에는 1000명을 웃도는 기업과 기관 등에 제재를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트비아의 ABLV은행이 북한 장거리마사일의 자금줄로 알려지면서 몇 개월 사이 문을 닫았다. 북한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돼 손도 못 쓰고 파산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처럼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과 비교되기도 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동맹국 관계라는 안주 아래 남북경협 등 대북정책 과속 행보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정치권의 제언도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비건 미 대표의 연쇄 접촉 등은 결국 한국 정부의 대북 과속에 제동을 걸기 위한 거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 실정”이라며 “한국 정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미국이 직접 나서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이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걱정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최근 <시사오늘> 인터뷰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 관련, 정부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봤다. 이 최고위원은 정부의 과속과 미국의 행복에 대해 “위기라고 보고 있다”며 “미 재무부 차관이 우리나라 은행에 대해 직접적 경고성을 했다고 하면 위험한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은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된 구조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강한 통치 시스템이란 게 있다”며 “트럼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든 걸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전경만 전 안보전략연구센터장(현 남북사회통합연구원 원장)도 미국 시스템은 트럼프 행정부와 상관없이 직접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점을 주목했다.

전 원장은 1일 <시사오늘> 통화에서 “백악관에서 어느 부처가 거리가 가까우냐에 따라서 권력의 힘이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미 재무부가 백악관 제일 가까이 있다. 그런 곳이 국내 은행이나 기업에 직접 전화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의심될 만한 상황이 미 정보망을 통해 알려지면 정부 절차를 거치지 않고서도 직접 제재를 해올 수 있다. 그만큼 미국 시스템은 재무부 국방부 등 일치된 견해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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