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은산분리’…증권가가 바라보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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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은산분리’…증권가가 바라보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미래는?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8.09.18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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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카카오뱅크 2조원 밸류 현실화…최대 수혜는 케이뱅크” 전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임영빈 기자)

오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하 인터넷은행법)’ 처리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여당이 은산분리 완화를 맹목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 참여연대, 경실련,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장 앞에서 은산분리 완화 시도 중단 촉구 시위 중 이들을 제지하는 국회 경위와 실랑이 중이다. ⓒ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인터넷은행법은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고 사금고화하는 것을 철저히 방지했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은산분리 정책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은 없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맹목적으로 추진되는 은산분리 완화는 재벌대기업에 모든 자본이 집중되는 심각한 경제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대체적으로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출범한 지 1년 남짓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전 세계 유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으며 금융당국 및 정부여당의 태도도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1월 국내 금융서비스 혁신과 은행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승인한 바 있다.

이후 케이뱅크가 2017년 4월 3일 ‘제1금융권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써 정식으로 영업을 개시했으며 카카오뱅크도 동년 7월 27일 영업을 시작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출범 초부터 업계 핫이슈로 자리매김했다.

▲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안타증권

케이뱅크가 출범 100일 만에 계좌 수 40만개, 예금과 대출은 모두 6000억 원을 웃돌았다. 카카오뱅크도 영업 개시 2주 만에 계좌 수 200만 개, 예금 1조 원, 대출 8000억 원 등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초기 금융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케이뱅크는 출범 석 달 만에 자본금 부족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말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는 은산분리 규제(은행법 제16조의 21항 ‘금융회사가 아닌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4%까지만 가질 수 있다. 무의결권 주식 포함 10%까지 취득 가능)로 인해 모든 주주가 현 지분율 대로만 증자에 참여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20개 주주사들 중 중소 벤처주주사들이 증자 참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증자 참여 여력이 있는 대주주 KT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독자적인 대규모 증자가 불가능했다.

▲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은 2018년 7월 22일 기준으로 계좌의 70%를 차지하는 50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금융권 전체 체크카드 누적 순증 규모 697만 장 중에서는 71%의 비중을 보였다. ⓒ시사오늘

반면, 한국금융지주가 지분율 58%를 차지하며 대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는 2017년 9월과 2018년 4월 각각 5000억 원씩 총 1조 원의 유상증자를 성공해, 케이뱅크 여신액 1조 원보다 7배가 많은 7조 원의 여신규모(2018년 7월 22일 기준)을 기록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모두 인터넷 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일정 부분 상향 조정하는데는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얼마나 보유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25~50%까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34%를 밑돌게 될 경우, 사실상 보유한도 완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34% 내외로 절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는 파악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의 고객(계좌)수, 수신금액, 여신금액의 성장률 등이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기존 은산분리를 찬성했던 금융당국 및 정부여당이 분리 완화·육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본다면, 향후 국내 인터넷 전문은행 성장을 위한 지원도 이제까지와는 달리질 것이란 기대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창영 연구원은 “2018년 정기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될 시,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18%가 34%로 늘어나며 지분증가를 위한 추가 현금 투입 6420억 원을 차감하고도 약 2조 원의 밸류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동사 최남곤 연구원은 은산 분리 온화의 취대 수혜는 케이뱅크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KT가 이사회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그림이 완성되면 케이뱅크의 영업 추진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자본 확충’이라는 조건만 달성되면 케이뱅크 가치는 약 6조 원(자산가치 20조 원 기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담당업무 : 국회 정무위(증권,보험,카드)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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