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조리 식품으로 차례상 차려요"…워라밸이 낳은 추석 新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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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조리 식품으로 차례상 차려요"…워라밸이 낳은 추석 新풍속도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09.1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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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산되면서 명철 차례상 풍속도 변하고 있다. ⓒ 뉴시스

# 주부 박정은 씨(51)는 명절만 다가오면 TV홈쇼핑을 시청하기 바쁘다. 그는 15년 간 시장과 마트에서 일일이 가격을 비교해 장을 본 뒤 명절 음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전만큼 식구가 많지 않자 음식 준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상품을 구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느낀 것.

시간 절약은 물론 가격 측면에서도 저렴했다. 박 씨는 “연휴에 놀러가는 친척들이 많아지면서 온 식구가 모여 북적이지 않더라. 음식도 명절이라고 해서 대대적으로 준비하기보다는 식구들이 좋아하는 위주로 간소하게 준비하는 게 낫다”며 “일부 품목만 직접 장을 보고 나머지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가격, 맛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다”고 말했다.

간편하게 조리 가능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산되면서 명철 차례상 풍속도 변하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트·백화점·홈쇼핑 등은 다양한 명절 음식을 선보이며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문화 확대, 1~2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고객 수요가 커진 이유에서다.

롯데슈퍼는 추석 시즌에 맞춰 4개의 반찬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차례상과 손님맞이 음식에 꼭 맞는 제수 음식 50여 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수 음식 사전예약 배송 서비스’를 시행한다. 오는 21일까지 사전 예약을 받고 추석 하루 전날인 23일까지 전국 각 지역으로 직접 배송해준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동그랑땡, 소고기잡채, 갈비찜, 꼬치산적, 녹두전의 총 5가지 음식을 차례상과 성묘에서 각각 나눠 사용할 수 있도록 2팩씩 소포장 구성한 '추석맞이 큰상 세트이다. 또 꼬치산적 대신 생선전을 추가해 보다 저렴한 가격의 '추석맞이 한상세트'도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설 명절 준비 일주일간 3억원을 돌파한 가정간편식 PB ‘요리하다’(Yorihada)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오는 26일까지 제수용 상품 전 품목을 2개 구매 시 10% 할인 판매한다.

백화점업계도 추석 수요잡기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식품관에서 유명 ‘맛집’과 요리사들의 비법이 담긴 음식으로 구성된 간편 상차림 선물세트를 오는 23일까지 선보인다.

4인 가구 기준의 이번 선물세트는 간장게장, 마른 굴비 등과 함께 손질된 채소, 양념 등을 담아 별도 손질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냉장 상태로 배송도 가능하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리아의 배달 오토바이를 이용해 추석 선물을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이색 서비스를 13일 시작한다. 오는 22일까지 10일간 본점, 잠실점, 영등포점 인근 2㎞ 이내의 주문에 한해 이 같은 연계 서비스를 진행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심플리쿡(SIMPLY COOK)도 잡채, 나물, 모둠전 등 명절 음식을 간편하게 준비 할 수 있는 손님 맞이 한상 차림을 준비했다.

한상 차림 상품은 소고기버섯잡채, 모둠전, 그리고 취나물, 도라지나물,  고사리나물 등 삼색나물이다. 단품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며 이를 한번에 주문하는 한상 차림 세트는 14% 할인받는다.

해당 상품은 오는 19일 오전까지 GS리테일의 온라인 쇼핑몰 GS fresh, GS25 모바일어플리케이션 나만의 냉장고 등 내부 채널과 GS SHOP, 티몬, 11번가, 해먹남녀 등 다양한 외부 채널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워라밸, 여가시간 확대 등 사회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간편 제수 음식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차례상 세트는 물론 사전 예약 배송서비스도 시행되면서 고객들의 시간과 비용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주부들의 고질병으로 꼽혀왔던 ‘명절증후군’ 증상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티몬이 3040세대 500명(남성250명·여성 250명)을 대상으로 추석 관련 설문조사를 펼친 결과, 56.2%가 ‘명절증후군을 겪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 응답자 가운데 명절증후군이 ‘없다’고 답한 비중이 44.8%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높았다. 직업별로 살펴봤을 때도 전업주부의 42%가 없다고 말해 30∼40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명절증후군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의 경우 명절증후군을 겪었다고 답한 사람은 32.4%에 불과했다.

명절증후군의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 차례상 음식 준비에 대해서는 ‘대부분 집에서 만든다’가 54.9%로 가장 높았다. 그 중 ‘일부 간편식을 활용한다’가 38.9%, ‘대부분 완제품과 간편식을 활용한다’가 5.6%, ‘상차림 업체에서 주문한다’는 1%로 조사됐다. 

더불어 차례 자체를 지내지 않는다는 응답도 38.8%에 달해 전반적으로 명절 차례상 부담이 확연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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