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선택은 옳았을까. 청와대가 이르면 내주 중폭의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장관은 유임이 유력하다. 이와 함께 지방선거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도 고사(固辭)했지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는 더 올랐다는 평이 나온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몰락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상처는 김 장관에게 당내 대권후보로서의 기회를 만들어 줬다.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19일 <리서치뷰>가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김 장관은 12%를 기록했다. 순위는 4위지만 1위인 박원순 서울시장(16%)과 4% 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김경수 경남지사(14.1%)와 이낙연 국무총리(12.9%)와도 근소한 차이였다. 사실상 '대권 후보군'에 진입한 셈이다.
이와 함께 김 장관의 참전 여부가 민주당 전당대회 최대의 관심사였다. 의원직까지 던져야 하는 지방선거보다 부담이 적었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본격적인 전대 시작 전엔 김 장관이 추라 시 이해찬 의원과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김 장관은 장고 끝에 지난 7월 17일 "앞으로 장관으로서는 직에 머무는 날까지 그 책임을 다하겠다" 면서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22일 정가엔 청와대가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국방부와 법무부까지도 '장관교체설'이 도는 가운데 김 장관의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태풍피해 등 행안부가 비상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라는 연이은 '출마 유혹'에도 장관직을 고수한 김 장관의 진정성이 인정받았다는 평이 나온다.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고위직을 지낸 민주당의 한 인사는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김 장관이)조금 욕심을 냈더라면 지방선거, 좀 빨리 승부수를 띄우려면 전당대회에 나갔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았기에 청와대에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도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지금 당·청과 적당한 수준의 거리감을 유지해서 김 장관이 대권후보로서 가치가 더 오른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김 장관의 장관직이 행정안전부이기 때문에 대권가도에 호재라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정부에서 행정안전부의 전신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이근식 전 장관은 지난 20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과거 내무부, 행자부의 장관직은 대권이 사정거리에 있는 인사가 앉는 요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말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국회의원은 4선이지만 행정경험이 없는 김 장관이니 행안부 장관직은 성장 기회로도 볼 수 있다"면서 "당 대표 불출마를 감수하면서도 유임할 만 하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본 기사에 인용한 여론 조사는 ARS 자동응답시스템(RDD 휴대전화 85%, RDD 유선전화 15%)으로 진행됐다. 통계보정은 2018년 5월말 현재 국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2%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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