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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한전 적자 원인은?…‘탈원전’ vs ‘연료비 상승’

기사승인 2018.08.17  16: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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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지난달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 뉴시스

지난 13일 발표된 한전의 2분기 영업손실액 6871억 원을 두고 업계와 일부 언론매체, 정부 간에는 엇갈린 시각이 존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에 1200억 원대씩 영업적자를 낸 한전은 이번 2분기에도 영업손실액이 크게 늘어나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한전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12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올 상반기에만 총 814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2분기 당기순손실은 9185억 원으로 적자 전환해, 이로써 올 상반기 순손실은 1조16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신 매출액은 13조3372억 원으로 늘어났다.

한전의 이같은 대규모 적자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올 상반기 60%까지 떨어진 원전가동률이 한전 적자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과 정부 간에는 급감한 원전가동률의 원인을 놓고 분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 일부와 대부분의 언론에선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이 한전 적자의 주범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인해 원전 정비기간이 늘어나 작년 상반기 75%에 달했던 원전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져 한전 실적이 악화됐다는 주장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상반기 적자는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산업부가 “상반기 원전 이용률이 낮은 것은 일부 보도대로 정부가 인위적으로 원전 가동을 중지했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에 건설한 원전에서 부실시공 등의 문제가 발견돼 정비 기간이 증가한 데 있다”고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 측은 작년 상반기 1080일보다 늘어난 1700일의 올 상반기 계획예방정비일수는 탈원전 정책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정비일수가 증가한 가장 큰 이유로 원전 점검 결과 9기에서 철판 부식이, 11기에서 콘크리트 결함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부위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만큼 시간을 들여서라도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 의거, 장기적으로는 원전을 줄일 계획이지만 현재 보유한 원전은 최대한 활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아직까지 발전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원전을 급격히 줄이는 방안은 비현실적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정부 측은 현재 사라지는 원전은 월성 1호기뿐이며,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면 원전은 2017년 22.5GW에서 2022년 27.5GW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올해 모든 정비를 마치면 하반기 원전 이용률은 76%로 올라간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산업부는 아직까지는 원전 수명연장 중단 등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연료비 상승이다.

원전가동률과 탈원전 정책이 직접적 관련성은 없다 하더라도, 이번 한전 적자의 주원인은 유가 인상 등으로 인한 연료비 상승때문이라는 것은 정부 측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전은 상반기 적자는 발전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2017년 상반기 대비 유가가 33% 이상 급등했고, 유연탄 가격도 28% 동반 상승하는 등 국제 연료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부담이 2조원(26.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전 정비일수가 증가하면서 민간발전사로부터 구입한 전력의 총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2.1조 원(29.8%) 증가했다.

원전의 늘어난 계획예방정비에 대한 간극을 메꾸기 위해 석유와 LNG 비중을 늘린 대신, 고비용 발전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이다.

참고로 1kWh당 전력 단가는 원전이 68.1원이고 LNG가 126.2원이다.

이에 대해 정부의 탈원전을 비판하는 진영에선 한전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던 박근혜 정부 때의 유가를 예로 들고 있다.

2014년 당시 두바이유는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으며, 2015년 평균 51달러였던 국제유가는 2016년부터 오름세였음에도 한전은 흑자를 냈다는 것이다. 이번 한전 적자는 탈원전 기조 속에서 전기료 인상이 없었던 정부의 전력 정책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한, 원전의 축소는 비싼 석탄과 LNG 발전이 대체해 국제적으로 연료비 가격이 인상된 것과 연동됐다는 점도 한 몫 했다. LNG 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작년 상반기 기가줄(GJ) 당 1만2400 원에서 올 상반기 1만3500 원으로 늘었다.

17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전 원전의 부실시공으로 인한 계획예방정비일수가 늘어나 원전가동률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원전 발전의 대체에 따른 연료비 상승 요인은 무시할 수 없다”면서 “결국 이번 한전 적자는 한편으론 마땅한 대체 에너지가 마련되지 않고 무작정 탈원전을 시행했을 때의 부작용을 보이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전의 3분기 연속 영업적자의 원인으로 탈원전의 시행 여부를 따지기 전에 엇갈린 시각차와 소모적 논쟁으로 정작 본질적 문제를 희석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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