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순조의 민생난과 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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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순조의 민생난과 경고등 켜진 한국경제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8.07.16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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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은 백성을 위해서 세운 것이지 임금을 위해서 백성을 준 것이 아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한국 경제에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고 한다. 소상공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불복종을 선언했고, 고용쇼크의 여파는 겆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정부는 더 이상 이를 지켜만 봐서는 안 될듯싶다.ⓒ뉴시스

세도정치가 맹위를 떨치던 조선의 순조 재위 기간은 조선 백성에겐 ‘고난의 행군’ 그 자체였다. 온 나라에 탐관오리가 넘쳐나니 국가 기강은 무너지고 이들의 착취로 백성은 죽음과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우의정 심상규는 만백성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는 장문의 상소를 올렸다.

심상규는 “신은 가만히 생각건대 하늘이 이 백성을 내어 임금을 세워 백성을 다스리게 했으니, 이 임금은 백성을 위해서 세운 것이지 임금을 위해서 백성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세대를 계승(繼承)한 임금에 있어는 이 백성이 또 모두가 조종(祖宗)께서 남겨 주어 우리에게 부탁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그래서 자고로 성철(聖哲)한 임금은 하늘이 백성을 위해서 임금을 세운 것임을 알고, 천심이 매우 백성에게 은혜롭고 사랑함을 알아서 반드시 하늘을 받들고 백성을 길렀으니, 바로 <서경(書經)>에 이른바, ‘오직 하늘은 백성에게 은혜로우니 임금은 하늘을 받들어야 한다’고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개 산의 높음이 땅에서 나온 것이지만 도리어 땅에 붙어 있는 것이 마치 임금이 백성들의 위에 자리하지만 도리어 백성에게 의지하는 것과 같다”며 “임금이 임금된 까닭은 백성이 있기 때문이니, 임금이면서 백성이 없다면 어디에 의지해서 임금 노릇을 하겠습니까?”라고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상공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불복종을 선언했고, 고용쇼크의 여파는 겆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와중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는 “삼성이 글로벌기업이 된 것은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라며 “삼성이 작년에 순이익 60조 원을 냈는데 여기서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씩은 더 줄 수 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기업 살리기가 아닌 기업 기 죽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2개월이 지났다. 5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 명 안팎에 머물러 고용절벽이라는 용어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9%로 하향 조정할 정도로 경기 상황은 악화됐다.

우의정 심상규의 지적대로 임금은 백성을 위해서 세운 것이지 임금을 위해서 백성을 준 것이 아니다. 현 정부가 국민의 지갑을 두툼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만들어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이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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