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별세] 그와 함께 떠나는 것, 두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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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별세] 그와 함께 떠나는 것, 두가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6.24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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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충청맹주 역사속으로 들어가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2015년 부인 故 박영옥여사의 빈소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과 인사를 나누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오른쪽). ⓒ뉴시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별세해 정치권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JP가 세상을 떠나면서 ‘3김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가 함께 가지고 가는 상징들이 있다. 킹메이커와 충청권의 맹주 자리다. JP의 후계자라고 부를 만한 인물이 없다.

대통령을 세 번 만들다

JP는 한국 현대사의 대표적 킹메이커로 불렸다. 첫 번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 JP는 1961년 박 전 대통령을 도와 5․16 쿠데타를 주도한 후 서른다섯 살의 나이로 중앙정보부장에 올랐다. 이후 유신이전 박 전 대통령이 3선을 하기까지 JP는 정권의 2인자로 박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지지자였다.

두 번째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와 함께 JP는 직접 공화당을 창당해 나섰다가 고배를 마신다. 이후 1992년 대선에선 장고(長考) 끝에 YS를 지지, 당선에 일조했다.

세 번째로, 다음 선거인 1997년 제15대 대선에선 DJ와 함께 이른바 ‘DJP 연합’을 만들어내며 DJ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5대 대선에서 DJ의 충청권(대전‧충남‧북) 득표율은 약 평균 43.6%에 달해 평균 27.8%에 그친 이회창을 따돌렸다. 14대 대선에서의 DJ 충청권 득표율은 평균 약 27.7%에 불과했다.

JP와 함께 1세대 킹메이커로 불리던 허주 김윤환 전 의원은 지난 2003년 세상을 떠났다. JP이후의 킹메이커들은, 대권을 만드는 조력자라고 하기 보다는 가신에 가까운 이들이다. 몇몇의 이름들이 최근까지 거론되긴 했지만, JP 이후 진정한 ‘킹메이커’라고 부를 만한 인사는 남지 않았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솔직히 킹메이커라고 부를만한 사람은 다 사라진지 오래되지 않았나”라면서 “3김 시대 스타일 정치가 끝나면서 진정한 킹메이커의 계보도 끊겼다. 참모나 후원자를 킹메이커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JP는 아주 특수한 경우고, 그야말로 진정한 킹메이커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옥좌를 비운 충청의 맹주

YS는 당선 후 민주자유당의 당내 군부 세력 숙청 작업을 시작했고, 이에 JP는 탈당해 1995년 자유민주연합을 만들었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JP는, 자민련을 충청도 기반 제3정당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한다.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만 4명을 배출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선지는 대전과 충청남‧북도와 강원도였다. 이 선거의 유세과정에서 JP가 언급한 말이 그 유명한 ‘핫바지론’이다.

여세를 몰아 자민련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50석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중의 절반은 충청권에서 나온 24석이었다.

JP가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완벽히 자리를 잡고, 자민련은 명실상부한 제 3정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자민련은 비록 2004년 총선서 JP마저 낙선(비례대표1번)하면서 사실상 소멸했지만, 이는 자유선진당, 선진통일당이라는 충청지역 정당으로 맥이 이어졌다.

JP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충청권 인사는 이후에 등장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전히 중원에 구애하는 정치인은 JP를 방문하지 않고는 그 첫 발을 떼기도 어려웠다. 지금도 정우택‧정진석 의원 등 소위 ‘JP 키즈’들이 현 충청 정치권에 존재한다. 2013년 JP의 호를 딴 ‘운정회’ 창립총회 당시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JP의 휠체어를 밀며 등장하자 ‘포스트 JP’라며 화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다. 여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했으나 스캔들로 낙마하면서 충청대망론과 함께 ‘충청 맹주론’은 흩어졌다.

대전 정계의 한 관계자는 2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JP와 같은 인물은 충청권에서 다시 나오기 힘들다"면서 "여야가 팽팽히 갈라져 있기도 하거니와 이제 지역주의가 조금씩 사라져 가는 분위기 아닌가. ‘충청의 맹주’라는 이름을 갖는 사람은 JP가 유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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