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기부금은 정석인하학원용?…계열 사학재단에 60%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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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기부금은 정석인하학원용?…계열 사학재단에 60% 지출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6.2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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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진에어가 LCC 업계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집행하고 있지만, 정작 그 사용처가 한진그룹 계열의 학교법인에만 쏠리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사진은 올해 신규 도입한 B737-800 항공기의 모습. ⓒ 진에어

진에어가 지난해 저비용항공사(이하 LCC)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집행하며 사회 공헌에 앞장섰지만, 정작 그 사용처가 한진그룹 계열법인인 정석인하학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 의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33억334만 원의 기부금을 집행, 전년 대비 153.3% 오른 수치를 보였다. 이는 LCC 업계 내에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주항공 2억5810만 원, 에어서울 1억500만 원, 티웨이항공 213만 원 등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진에어의 경우 기부금 대부분이 관계사인 정석인하학원에 흘러들어갔다는 점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지출하는 기부금이란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즉 특수관계가 없는 곳에 무상으로 지출되는 금액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석인하학원의 2017년 외부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진에어는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이 곳에 19억9500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진에어가 지출했다고 밝힌 33억334만 원의 기부금 중 60.4%에 달하는 수준으로, 회사의 사회 공헌 노력을 퇴색시킨다.

더욱이 진에어는 지난해 기부금을 포함, 정석인하학원에 지출한 거래 금액만 25억9396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에어는 사업보고서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을 통해, 이를 '판관비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중에는 정석인하학원에 지불한 임대료 8176만 원, 인하국제의료센터를 통한 의료지출 1억2270만 원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진에어의 기부금 몰아주기는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진에어는 27억9500만 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는 데, 정석인하학원과의 특수관계자 거래금액이 20억1951만 원임을 감안하면 역시나 상당 부분의 기부금이 정석인하학원으로 빠져나가고 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진에어의 기부금은 높은 수준이지만 정작 그 사용처가 회사 계열의 학교법인에만 쏠리고 있어, 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인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따른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의 경우 많은 기부금을 앞세워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계열 사학재단에 기부금의 대부분을 몰아주고 있다"며 "타 저비용항공사들의 경우 기부금액은 적더라도 그 취지에 맞게 직원들과 함께 지역 사회를 위한 봉사나 나눔을 실천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정석인하학원에 쓰이는 기부금을 제하더라도 LCC 업계 내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부 활동을 이어가는 등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회사는 기본적으로 사회공헌 차원에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며 "정석인하학원에 쓰이는 기부금 역시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석인하학원 외에도 민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지속적인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타 업체들의 경우에는 진에어가 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는 금액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사회공헌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너리스크로 인해 진에어 사내이사직에서 사퇴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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