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해외사업 '지지부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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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해외사업 '지지부진'…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5.08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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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쌍용건설이 강점으로 꼽히는 해외사업 부문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모양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매출 9851억2607만 원, 영업이익 63억8865만 원, 당기순이익 55억5652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22%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7.51%, 81.49% 감소한 수치다.

2015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2년 연속 흑자를 거뒀다는 점은 괄목할 성과지만,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가 대체로 호황을 누렸음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 쌍용건설 CI ⓒ 쌍용건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더욱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띈다.

공시에 따르면 법정관리 졸업 이후 쌍용건설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사업을 통해 올린 매출 비중은 2015년 50.43%, 2016년 33.31%, 2017년 26.50%로 3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해외사업 부문 미청구공사금액은 2016년 268억5000만 원에 이어 2017년 227억3500만 원으로 2년 연속 200억 원을 넘겼다. 국내 부문까지 합치면 2016년 1194억9200만 원에서 2017년 1257억1600만 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 말 기준 181억2900만 원 규모의 미청구공사금액을 기록한 '몽고메엔 공항청사'(EMOTA) 사업이 지난해 마무리됐음에도 이 같은 수치를 보인 것이다. 핵심 이유는 최대주주의 텃밭인 두바이 현장에서 미청구공사금액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바이, ICD 브룩필드 플레이스'(DUIBA) 미청구공사금액은 2016년 16억1500만 원에서 2017년 44억9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두바이, The Royal Atlantis'(DURAA)' 역시 16억4500만 원에서 70억200만 원으로 증가했다.

미청구공사금액은 건설사와 발주처 간 시공비, 공정률 등 견해 차이로 건설사 측이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건설사의 재무구조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

두바이투자청과 쌍용건설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최근 쌍용건설이 해외사업 입찰 전략을 바꿨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경영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최저가 입찰을 지양하고 기술력을 앞세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해외사업이 다소 위축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쌍용건설 측은 "프로젝트 기획부터 설계, 기술지원, 시공까지 담당하는 '사전 기술지원' 서비스와 기본설계가 된 상태에서 추가적 기술 제안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AIP'를 포함한 'ECI' 등 새로운 입찰방식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시공능력에 대한 상당한 인지도와 명성을 기본으로 하며, 발주처와의 긴밀한 신뢰 없이는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국내 건설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입찰참여 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력을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이 해외사업 부문에 역량이 있는 건 널리 인정받고 있는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분명하게 보여준 게 없다고 볼 수 있다"며 "3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두바이투자청이 다시 한 번 김석준 회장을 신임했으니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쌍용건설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김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안건을 처리한 바 있다. 쌍용건설 측은 "두바이투자청이 김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영업력 등을 높이 평가해 연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오는 2021년까지 쌍용건설의 사령탑 직무를 수행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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