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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북핵해법 ´어떻게´

기사승인 2018.04.17  17: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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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문제 운전대론, 또다시 ´시험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핵을 완성하기 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북한인데, 완성 후 과연 포기할 수 있을까”
“북한을 잘 아는 사람들은 회의적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어.”
“불편한 진실 하나, 우리가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 쪽에서 볼턴을 대적할 협상가는 없다고 본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북핵 문제를 놓고 최근 한 토론회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쏟아낸 말이다. 이 가운데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표어를 ‘평화, 새로운 시작’으로 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남북평화의 시작이자,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회담으로 비핵화, 평화체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전환기를 열겠다는 취지다. 앞서 미국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내 관련 기지를 기습 폭격했다. 북한기술이 제공된 의혹을 받고 있는 곳들로 핵과 화학무기에 있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복잡한 셈법 속 남북, 북미정상회담의 관건인 북핵 문제, 잘 풀릴까.

   
▲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의 관건인 북핵 문제 해법이 주목되고 있다. ⓒ시사오늘

11년 만에 이뤄지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5월 말이나 6월초에는 사상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대 성패를 가늠할, 두 정상회담의 관건은 북핵 문제다.

미국 CVID vs 북한 CVIG
완전한 비핵화 vs 체제안전보장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남한과 미국이 단계적이고도 동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실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보다 먼저 우리 특사를 만났을 때에는 군사위협해소와 체제안전의 보장을 조건으로 핵 포기를 내비췄다. CVI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 안전 보장)를 요구한 셈이다. 반면 미국 트럼프 정부가 원하는 것은 북핵 문제에 있어 1년 내 최단시간으로 해결할, 일괄타결 방식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해법이다. 이는 대외 강경론자인 슈퍼 매파 존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선(先)핵폐기 후(後)보상' 접근이며 대표적인 경우가 리비아 사례다.

리비아 예는 카다피는 핵 실험을 하다 미국 제재가 강해지자 1999년 포기를 선언, 폐기한 예로 이후 리비아는 국제적 제재에서 풀려나 원자력 건설 등 적극적 경제지원과 보상을 받게 됐다. 하지만 카다피의 최후는 본인으로서는 처참했다. 20대 젊은 나이에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40년 넘게 장기독재자로 군림했지만, 핵을 포기하고 원조를 받은 이후 개혁개방이 되면서 민주화운동의 시민혁명군에 의해 2011년 사살됐다.

카다피 몰락 반면교사 삼을 김정은…
볼턴, 리비아식으로 북한과 협상 ‘왜’

카다피 몰락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을 수밖에 없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과감히 핵 포기를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중론이다. 북한이 미국의 리비아식 해법을 받아들이기 만무하다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미국과 북한은 마주보는 폭주기관차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기우도 적지 않다.

대북전문가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존 볼턴은 협상과 제재로는 북핵 문제를 풀 수 없다며, 정권교체와 군사 행동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말해오며, 리비아식 해법을 모범으로 삼아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을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을 터다. 그런데 볼턴은 왜 북한이 도저히 삼킬 수 없는 약을 제시하려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최근 논평에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 그는 볼턴의 속내는 결국 군사행동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볼턴이 취임한지 얼마 안 돼 미국이 시리아 폭격을 단행한 것 또한 간접적이긴 하나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장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핵과 화학무기 문제에서는 무관용 원칙을 보일 것이며, 과거의 북한식 시간끌기 전략은 통하지 않고, 합의가 결렬되면 군사적 옵션도 꺼내들 수 있음을 거듭 표명했다는 것이다.

이는 역대 성사된 적 없는 북미정상회담이 파격적으로 열리는 기회를 맞았지만, 고강도 대북제재와 군사위협이라는 위기로 전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바로 이 점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으로서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기본적으로 미국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불리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북한이 더더욱 핵 고수 쪽으로 방향을 틀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北, 거꾸로 과감히 핵 포기할 수 있어
남북정상회담 통한 길잡이 성공이 관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협상으로 나온 것 자체에 주목하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는 견해도 들린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을 가진 만큼 위상도 달라졌기 때문에 그 이상의 체제보장에 대한 약속만 담보되면 오히려 과감히 포기할 수 있고, 북핵 문제의 대타결은 성사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관련해 김 교수는 16일 북핵 해법 국회토론회에서 협상에 임하고 있는 북한이 보유한 카드는 3개라고 했다.

첫 번째는 미래의 핵으로 이번에 북한이 정상회담을 마련하는 데 사용한 카드다. 적어도 대화국면에서는 미사일 실험과 전략도발하지 않겠다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한 개의 카드를 던진 셈이다.

두 번째 카드는 현재의 핵 문제로, 자칫하면 대화국면을 좌초시킬 수 있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가장 예민한 카드로 꼽힌다. 고농축 우라늄울 포함한 현재 가동 중인 핵을 해결하려면, 검증과 사찰이 필수인데, 북한이 지정한대로 사찰할 것인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사찰할 것인가를 놓고 첨예한 대립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 또한 북한 입장에서는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고 봤다. 문제는 이미 완성한, 과거의 핵을 말하는 세 번째 카드다. 완제품 핵은 검증이 불가능하고 사찰이 불가능해 어디다 숨겼을지 찾을 방법이 없고, 어떤 의미에서 역설적으로 북한의 선의에 의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라, 북한이 신뢰를 갖고 자발적 능동적으로 폐기해야 하는 문제란 것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평화체제 구축 요건들이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봤다. 종전선언, 평화협정, 미군철수, 대북핵불사용보장, 경제지원, 북미수교, 대북불가침, 북한, 북한체제 보장선언 등이 담보돼야 북한이 신뢰를 갖고 과거의 핵을 포기할 수 있단 지적이다. 또한, 그는 6월 초 북미회담에서 평화체제 구축 요소를 해결하면, 의외로 빨리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봤다. 2020년까지 2년의 기한을 두고 CVID와 CVIG를 교환하고, 일괄타결을 약속하고 이행하는 단계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원점으로 돌아와, 남북정상회담부터 성공해야 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남북정상회담의 성패는 한국이 문재인의 시간표를 갖고 미국과 북한의 시간표를 조정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했다. 북미가 서로 자신들의 시간표를 고집한다면, 비핵화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의 최대의제인 비핵화를 위해서는 포괄적 합의, 일괄적 타결, 단계적 이행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의 운전대를 잡은 정부가 양측의 시간표를 조정하려면 모든 핵시설들과 핵무기 폐기, 대북 군사위협 해소 및 체제안전보장 방안들, 제재 해제와 경제협력 방안들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 포괄적 합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뒤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합의사항들을 3개 패키지(현재, 미래핵, 과거핵, ICBM)으로 나눠 일괄적으로 타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후속의 다자회담에서는 단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과 검증을 완료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등 남북 정상회담 전문가 자문단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비핵화에 초점을 맞추되 서두르지 말고 주변국들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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