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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콘크리트 보행로' 강행하는 서울시한강사업본부

기사승인 2018.04.16  09: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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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털이 명수 철수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 나무 꼭대기에 지은 새집은 사람이 손대지 않으면 아주 안전한 둥지가 된다. ⓒ 시사오늘

철수 형은 새집털이 명수였다.

철수 형은 호리호리하며 날래기가 날다람쥐 같았다. 어릴 적 고향마을에서 철수 형은 우리의 영웅이었다. 변변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 우리는 트럭 뒤에서 빼낸 전구나 훔친 새알을 갖고 놀았다. 철수 형은 새알을 훔쳤다. 홍시를 따던 장대를 들고는 잽싸게 나무에 올랐다. 어미 새는 부리로 철수 형을 경계했지만, 철수 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새알을 호주머니에 넣고 내려왔다.

뚝섬한강공원 산책길에서 워커힐 호텔 쪽을 올려다본다. 산언덕에 호텔이 자리한지라 호텔 건물과 나뭇가지, 하늘이 동시에 시야에 들어온다. 나무 꼭대기엔 까만 비닐봉지인양 나뭇가지를 쌓아 만든 새집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옛날 철수 형이 종종 침범하던 그런 새집이다. 멀리서 봐도 튼튼하게 지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나뭇가지 세 개를 축으로 그 사이에 둥지를 틀었는데, 강풍에도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다.  

   
▲ 시골 고향에 와 있는 듯한 풋풋함을 주던 뚝섬한강공원 보행로 흙길. ⓒ 시사오늘

어미 새는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나무 꼭대기에 둥지를 짓는다. 새는 튼튼하고 완벽한 집을 지은 게 확실하다. 며칠 전 세찬 비바람이 이곳을 훑고 지나갔는데 끄떡없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강풍에도 끄떡없는 둥지, 사람이 손대지 않는 이상 아주 안전한 보금자리가 된다. 자식을 안전하게 키우려는 어미, 부모의 마음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돈을 벌 수 있다면 생명, 안전은 뒷전인 세상이 돼 버렸다. 강풍에 건물이 파손되고 간판이 떨어져 날아간다. 건물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 새 둥지보다 못한 것을 만들어놓고는 공포에 떨고 있다. 불안하고 불편한 세상이 됐다.

포클레인으로 뚝섬한강공원 보행로 흙길이 이젠 완전히 파헤쳐졌다.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1Km 이상 되는 흙길이 정비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다.(시사오늘 4월9일 보도) 흙길을 그대로 둬도 될 일을 굳이 콘크리트 공사를 벌이는 이유는 뭘까. 새집이나 자연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면 아주 안전한 터전이 된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를 일이다. 새집털이 명수였던 철수 형이 건설사 사장이 됐다. 소규모 토목공사를 따서 일을 하는데 돈 좀 번다고 한다. 새집털이와 돈벌이 명수 철수 형이 뚝섬한강공원 보행로 정비공사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래, 아무래도 콘크리트 블록을 놓아야 돈이 되겠지. 흙만으로는 돈이 안 되지 안 돼. 새집보다 못한 뚝섬한강공원 보행로가 되겠네.’

   
▲ 뚝섬한강공원 보행로 흙길이 1km 이상 파헤쳐졌다. ⓒ 시사오늘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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