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홍준표는 DJ의 4자 필승론을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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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홍준표는 DJ의 4자 필승론을 잊었나?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8.03.16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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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여권 압승 예상”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김대중(DJ) 전 대통령(왼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4자 필승론은 1987년 대선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자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앞세운 명분이다.

DJ는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YS) 후보가 영남권을 나눠 갖고, 김종필(JP) 후보가 충청권을 가져간다면, 수도권과 호남권의 지지를 받는 자신이 반드시 승리를 한다는 논리로 단일화를 반대했다.

하지만 DJ의 4자 필승론은 전두환의 5공 정부가 가장 바라던 상황이었다. 전두환 측은 영남이 노태우 후보와 YS로 분열되더라도, 야권이 DJ와 YS로 분열되는 상황을 필승의 조건으로 판단했다.

당시 집권세력은 수십 년간 구축한 조직력이 최대의 무기였다. 다수의 국민이 아무리 민주화를 염원하더라도 집토끼를 잘 관리하고, 양김이 분열한다면 승리는 떼놓은 당상이라고 판단했다.

DJ가 ‘4자필승론’을 내세우며 독자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당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YS는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요구했다. 양김은 단일화를 위한 최종담판을 가졌지만 무의미한 만남으로 끝났다.

5공 군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양김의 분열을 즐겼다. 야권은 양김의 독자 출마로 대혼란 속에 빠졌고, 양김은 끝까지 단일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각자 자신의 승리를 전혀 의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강행했다.

하지만 역사의 선택은 노태우 후보였다. 36%에 불과한 저조한 득표율로 당선됐다. DJ와 YS의 분열 덕분에 얻은 어부지리(漁父之利) 승리였다. 노태우 6공 정권 탄생의 최대 공신은 DJ와 YS라고 볼 수 있다.

2018년 6월 13일에 열릴 지방선거는 여야의 사활을 건 뜨거운 전쟁이다. 여권은 지방권력을 장악해야 임기 후반기까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60%대 지지율은 지방선거의 승리를 예견할 수 있는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의 호재는 야권의 분열이다. 특히 보수 야권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재편됐다. 홍준표, 안철수, 그리고 유승민, 지난 대선 2등 따로, 3~4등이 뭉쳤다. 3자의 대선 득표율을 합하면 집권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이들은 독자 출마를 했고, 41% 득표한 문재인 후보가 집권했다.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 야권 선거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보수 야권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여권의 압승이 예상된다. 지난 1987년 DJ의 4자 필승론이 필패론으로 귀결됐듯이 2018년 보수 야권의 분열은 여권의 6·13 지방선거 승리를 보증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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