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쇼크가 불러온 민주당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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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쇼크가 불러온 민주당의 긴장감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3.09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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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난립에서 ˝이겨야 다음 있다˝로
계파 뒤로하고 다시 ´선당후사´분위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민주당 박완주 최고위원이 안희정 지사의 사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 이후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당 일부에선 조금 느슨했던 것이 사실인 듯합니다. 지금 정신차리라는 호통을 들은 것만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실의 한 당직자가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들려준 이야기다. 민주당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성추문 쇼크로 인해 일어난 변화다.

대선 이후 약 40% 중후반을 넘나드는 고공 지지율을 배경으로, 오는 6·13 지방선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던 민주당이다.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선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말도 파다하게 돌았다. 그러다보니 후보군은 자연히 두터워졌다. 일부 지역에선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난립의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장 서울시장 선거만 해도 민주당 후보군은 현직 박원순 시장을 포함해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 정봉주 전 국회의원까지 6명이나 됐었다.

사라졌던 계파갈등도 돌아오는 듯 했다. 민주당엔 한 때 친노와 비노로 나뉘어 내부의 피를 흘렸던 역사가 있다. 친노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친문(親文)과 비문(非文)이 생겨났다. 지방선거 경선을 기점으로 물밑부터 갈등이 가시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민주당 경기도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 달 26일 기자와 만나 “(경선이)과열되는 것 같다”면서 “아직 본선도 한참 남았는데, 벌써 이긴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걱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던 민주당은 지난 5일 터진 ‘안희정 쇼크’에 직면했다. 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가 하룻밤 새 최악의 성추문과 함께 무너졌다. 직격탄을 맞은 충남권은 물론, 민주당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선거운동을 중단했다. 재보선을 준비하던 허승욱 전 충남부지사는 9일 아예 출마를 접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내에서 흐름이 변했다. 그간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가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면서 충돌하던 양상이었다면, 지금은 일종의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다음은 이에 대한 민주당 핵심 관계자가 9일 전화상으로 기자에게 들려준 증언이다.

“중앙당과 지방, 당내의 여러 그룹(계파)간 신경전이 갑자기 잦아들었다. 마치 지난 대선을 앞뒀을 때와 유사하다. 나도 전국적인 상황을 모두 알 순 없지만, 최소한 ‘핏대 올리던’곳들이 차분해졌다.”

선당후사를 앞세운 자체적 ‘교통정리’도 신호탄이 올랐다. 전현희 의원이 가장 앞장섰다. 전 의원은 8일 “민주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헌신하기 위해 강남벨트에서 승리를 견인하라는 저에게 주어진 사명에 책임을 다 하기로 결심했다”며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의석 방어를 위해 현역 불출마를 종용하던 중앙당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강남을 지키겠다며 서울시장 출마의 뜻을 접은 전현희 의원께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면서 “선당후사를 가장 먼저 받아줬다. 당이 하나 되어 난관을 헤쳐나 가는데 솔선수범해준 자세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민주당의 한 지방선거 후보 캠프 관계자는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위기를 맞아 다시 친문과 비문, 중앙당과 지역사무소가 한데 뭉치고 있다. 안 지사 사건은 매우 유감이고 정치적으로 악재임에 틀림없긴 하지만, 긴장감을 돌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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