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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 임수경이 '정답'이다

기사승인 2018.02.13  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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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징성 부각의 적임자…통일 분위기 띄우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임수경은 어떨까?”

평창올림픽 개막.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의 만남으로 남북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대북특사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자, 지난 12일 정치권의 한 소식통이 기자에게 지나가듯 던진 말이다.

임수경 전 국회의원. 대북 특사로 손색이 없다. 아니, 이보다 좋은 인선(人選)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임 전 의원은 지난 1989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대표로 북한 평양에서 개최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석했다. 다만 대한민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귀국하자마자 구속돼 옥살이를 했다. 당시 전대협 의장이 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로 인해 임 전 의원에겐 오히려 ‘주사파’나 ‘빨갱이’같은 딱지가 덧씌워졌다.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고 왔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일부 언론들은 그가 김일성을 ‘아버지’라고 불렀다며 몰아세우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당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지만, 임 전 의원의 방북으로 보다 충격을 받은 것은 북한이었다. 그의 고급스러운 패션과 자유분방한 행동은 모두 북한 사회에 큰 유행을 일으켰다. 북한에서 금지됐던 반팔 티셔츠가 다시 허용되기도 했다. 임 전 의원은 ‘통일의 꽃’으로 불리며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다.

임 전 의원이 갖는 상징성, 그리고 전문성을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그는 세상이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종북주의자도 아니며, 대북정책에 대한 오랜 고찰을 거친 정치인이다.

임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본지와의 만남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선 보수와 진보를 떠나 차분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시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부친 박정희에 대한 ‘재평가’를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사람이지 않나. 박정희는 남북교류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1968년 1월 21일 북한이 무장공비 김신조를 보내 청와대를 습격했음에도, 불과 4년 후인 1972년 이후락을 평양에 파견해 7·4 남북 공동성명을 추진했다. 물론 그사이 유신이라는 역사적 과오를 남기긴 했지만, 공과(功過)는 분명히 따질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412)

또한 지난 대선서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상도동계의 원로,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의 수석 부의장은 얼마 전 사석에서 “임수경을 사람들이 잘못 보고 있다. 대북정책 관련, 상당한 ‘콘텐츠’를 가진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색안경을 벗고 팩트만 추려보면, 임 전 의원은 세간에서 말하는 종북주의자도 아니며, 대북정책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콘텐츠를 가진 정치인이다. 정부가 특사를 선정함에 있어서 무게감에 그 비중을 둔다면 세간에서 논하는 거물급 정부요인이 낫겠지만, 만약 상징성을 부각시키고 남북화해의 스토리를 이어간다면 임 전 의원도 고려해볼만한 카드다. 특히 ‘스토리 텔링’을 중시해온 문재인 정부기 때문에 또한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정계 일각선 임 전 의원이 2000년엔 5‧18 전야제 술자리 폭로 파문으로 과거의 운동권 동지들과도 거리가 생겼다고 알려졌다. 지난 20대 총선의 불출마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도 돈다. 세간에 잘못 알려진 종북 이미지도 문제시 될 수 있다. 하지만 국익과 외교를 생각한다면, 진정 통일을 고민한다면 구원(舊怨)이든 오해든 혹은 편견이든 문제될 것이 있겠는가 싶다.

마치 추천서(推薦書)같은 기자수첩이 되고 말았다. 임 전 의원 본인의 의중이 궁금하여 13일 전화를 걸어봤지만 닿지 않았다. 그래도 감히 상상해볼만 하지 않나. 30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통일의 꽃'에게 못다한 소임을 맡겨보는 것은 어떤가. 그 시대에 불었던 통일 바람이 다시 불어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저작권자 © 시사ON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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